2025/01 84

기군상 원작 고선웅 각색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진나라 대장군 도안고는 권력에 눈이 멀어 조씨 가문의 멸족을 자행한다.  조씨 집안의 문객이던 시골의사 정영은 억울하게 멸족당한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씨고아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식과 아내의 목숨마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낸다. 조씨고아를 아들로 삼아 정발로 키우고  이를 알아채지 못한 도안고는 긴 세월 동안 정영을 자신의 편이라 믿고  정발을 양아들로 삼는다.  그렇게 20년이 지나고 정발이 장성하자 정영은 참혹했던 조씨 가문의  지난날을 고백하며 도안고에 대한 복수를 부탁하는데...  원나라 시대의 잡극 작가인 기군상(紀君詳)이 사마천의 사기 조세가에 쓰인 조무의 일화를 재구성한 소설이다. 정식 명칭은 원보원조씨고아(寃報寃趙氏孤兒)이다. 작중시대 배경은 진(晉) 경공(景公) 3년(기원전 597..

외국희곡 2025.01.31

김성진 '안녕, 오리!'

「안녕, 오리!」는 오리 보관소가 배경인 판타지 우화다.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목에 긴 즐을 매달고 작은 오리 한 마리가 달려 있다.사람들은 오리가 하늘을 나는 새가 되어 자신을 하늘 위로 올려다 줄 것이라고믿으면서 생활한다. 오리를 아끼고 새장을 만들어 오리를 키우는 것이 삶이다.언젠가는 이들이 희망하는 세상으로 갈 수 있다는 기다림으로 말이다.그러나 오리가 새가 된 것을 본 사람도, 하늘로 날아간 오리 이야기를들어본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리를 키우는 일은 힘들어지고사람들은 오리를 죽이고 줄을 끊어낸다.오리에 대한 꿈의 환상은 절망으로 바뀌고 오리를 단지 어릴 때 잠시 키우는애완동물쯤으로 여기게 된다. 거리는 전쟁터보다 지독한 오리들의 죽음으로넘쳐나고 정부는 오리들을 처분할 수 없어 보관소에 맡..

한국희곡 2025.01.31

천정완 '수안보'

손님이라고 해봐야 늙은 아저씨 몇 명이 전부인 수안보 라이브클럽에서 반주를 하는 김철기는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보낸다. 세월이 어떻게 흐르는 지도 모른 채로 지내다 문득 거울을 보니 어느 덧 중년을 넘기고 늙은 자신이 있다. 유일한 재주인 악기를 이용해 겨우 하루를 벌어 사는 김철기. 수안보 라이브 클럽에서 힘겨운 하루를 보내는 김철기에게 새로운 가수 강미주가 관심을 가지고 강미주와 가까워질수록 김철기는 자신이 초라하다는 것을 실감하는데... 강미주에게서 첫사랑의 기억을 발견하고 그녀의 웃음에서 위안을 얻게 된 김철기. 제2의 청춘을 맞이하는 김철기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이는 행복일까? 아니면 외로움을 감추는 것일까? 나와 당신 그리고 어른과 젊은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과 이상의 고민을 김..

한국희곡 2025.01.31

마에카와 도모히로 '함수 도미노'

어느 지방 도시에서 기묘한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교차로의 사각지대에서 한 운전자가 도로 위 보행자를 발견하고 급브레이크를 밟지만 이미 충돌을 피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무슨 일인지 차는 보행자 바로 앞에서 멈추고, 보행자는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는다. 하지만 차량은 마치 투명한 벽에 충돌이라도 한 것처럼 크게 파손되고,  운전자는 경상에 그쳤지만, 조수석에 탔던 동승자는 중태에 빠진다.  보험조사원 요코미치는 이 불가사의한 사고를 재조사할 임무를 맡는다.  조사를 위해 사고의 목격자 여섯 명과 사고 당사자가 모인 자리에서  목격자 한 명이 새로운 주장을 펼치는데, 이 사고는 특별한 인간인 '도미노'가 일으킨 기적이라는 것이다.  황당한 그의 말이 점차 증명이라도 되듯 기묘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외국희곡 2025.01.30

오태석 '유다여, 닭이 울기 전에'

정과장은 마약이 든 트렁크를 자신의 목숨보다 더 귀하게 여기며이준상의 철저한 하수인 노릇을 하고,옥자는 식모로서 지조 관념이 없이 아무 남자에게나 몸을 맡기며 지시받는 일에만익숙해 있다. 자신들이 평범하고 일상적인 줄 알았던 변이순과 이준상도 국정이등장함으로써 서서히 그 비리가 벗겨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국정은 자신의 옛 동거녀를 만나러 찾아 왔던 것인데 뜻밖에도 트렁크에 뭔가비밀이 담겨있음을 직감하고 큰소리를 친다.트렁크 안에 든 마약으로 인한 약점을 가지고 있는 준상은 국정의 방문에지레 겁을 먹고 주인 행세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준상의 아내 변이순도 과거에 정신분열증을 앓은 경력이 있는 빠걸 출신으로국정의 동거녀였음이 밝혀진다.이순은 자기 집에서의 삶보다는 병원에서의 생활이 더 낫다..

한국희곡 2025.01.30

장정일 '일월'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분서갱유를 명한다.  하지만 진시황의 현명한 태자 부소는 그것의 부당함을 이야기하다가 밉보여 변방의 만리장성의 몽염장군을 감시하라는 명목으로 쫓겨난다.  이는 권력의 중심이었던 시황이 새로운 권력자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듯 쫓겨난 부소는 만리장성에서 권력에 대한 한탄과 삶에 대한 과학적  실험과 붓끝으로 글을 쓰는 창작 대한 고뇌에 빠진다.  그러던 중 여러 약의 실험으로 부소 왕자는 여성화 되어가고 몽염 장군과는  미묘한 관계가 되어가는데... 그때 궁궐 안에서는 시황이 죽는다. 권력을 탐한 환관 조고는 시황의 죽음을 비밀에 붙이고 시황의 명을 빌어  부소 왕자에게 자결하라는 명을 내린다. 대장군이 되고프냐? 대장군을 시켜주마! 승상이 되고프냐? 승상을 시켜주마!..

한국희곡 2025.01.29

황나영 '아는 사이

여름의 열기를 피해 차갑고 좁은 욕실 안으로 두 소녀가 뛰어 들어온다.  모처럼 학교 땡땡이를 친 혜주와 희원이다.  둘은 그 안에서 셀카를 찍고, 성적에 대해 걱정하고,  작아진 교복을 투덜거리는 등 18살 여고생의 일상을 나눈다.  그러던 중 혜주는 단짝친구 희원에게 낯선 모습들을 보이게 되고,  희원은 해주의 그런 모습들이 밴드동아리 선배 소희와 관련이 있음을 알고  묘한 질투심을 느끼는데...  세 여고생들의 경쾌한 수다로 시작한 극은 일상의 틈에서 부푼 마음들로  채워지고, 욕실 안은 어느새 10대의 우정과 사랑에 대한 낯설고 혼란스러운  감정들로 출렁인다. 연극 평 - 김옥란 (평론가)연극 는 고2 단짝 친구 혜주와 희원, 고3 선배 소희의 세 명의 이야기이다. 소희는 최근 진로상담 중 상담교..

한국희곡 2025.01.29

김동연 '환상동화'

프롤로그 "환상동화"는 세 광대의 대화에서 시작된다. "전쟁, 사랑, 예술” 광대는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전쟁광대는 인간의 파괴 본능을 자극하는 전쟁을,  사랑광대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애절한 사랑을,  예술광대는 영원불멸의 가치를 창조하는 예술! 공연 시간은 얼마 남지 않자... 마음이 급해진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전쟁, 사랑, 예술. 이 모든 것이 들어있는 이야기를 하기로 한 것이다. 남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음악가 한스. 전쟁! 전쟁 때문에 피아노를 치던 한스의 두 손엔 총이 들려진다. 치열한 전쟁터로 내몰려 격전지에서 한스는 부상 당해 그만 정신을 잃는다. 고립된 곳에서 헤매던 한스는 설상가상 적군과 맞닥뜨린다. 달빛조차 숨을 죽인 정적의 순간. 적군이 말문을 엽니다. ..

한국희곡 2025.01.29

칼 비트링거 작 김명곤 번안 '밀키웨이'

1970년대 후반 한 정신병원에서 의사와 환자가 함께 꾸미는 연극이 공연된다.  환자는 자신의 자전적 인물인 사내(박성호)를 연기하고, 의사는 환자의 삶에서  마주치는 여러 역할들을 1인 다역으로 소화해낸다. 베트남 전쟁에서 월맹군의 포로가 되어 실종된 박성호는 전쟁이 끝난 3년 후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자신이 전사자로 처리되었음을 알게 된다.  마을주민들의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혀 박성호라는 자기 본래의 이름을 찾는 게  불가능하게 되자 김종우라는 다름 사람의 이름으로 제2의 인생을 찾아 고향을  떠난다. 하지만 김종우는 회사 공금을 횡령하고 도주한 범죄자.  회사 지사장의 고발로 경찰에 체포된 사내는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진단 끝에  출소하여 헤매던 끝에 겨울안개라는 술집에서 주인과의 대화 끝에  그..

외국희곡 2025.01.28

이외수 '개미귀신'

신의 저주를 받았는지 말더듬이에, 절름발이인 삼촌. 가족들이 마련해준 화실에서 먹고 자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다 언젠간 개미귀신처럼 날개를 달아 마음껏 하늘을 유영하는 명주잠자리가  될 것이라 꿈꾸며 신으로부터 유일하게 받은 그림에 대한 정열과 재질을  가지고 그림을 그린다. 자신이 처한 모습을 그리듯이 폐인, 죽어자빠진 시체들과 그 안에 득시글거리는 구더기를 화폭에 담는다.  어느 날 나른한듯 퇴폐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예쁜 여자가 화실을 찾는다.   그는 관심사가 바뀌어 여자에게로 옮겨져 가는데... 여자 역시 이 화가의 그림과 재능이 맘에 드는지 3일간격으로 방문하고... 어느 날 집에도 안 가고 삼촌과 동침한다.  그리고 여자는 얼마 후 결혼한다는 편지를 보내고 사라진다.  삼촌은 방황하고 그녀를 ..

한국희곡 2025.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