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 66

문정연 '나는 거위'

나의 아빠는 바쁘고 나의 엄마는 외롭다.  나의 생일날, 외로운 엄마는 나를 떠나고  남겨진 나의 한쪽 팔은 거위가 된다.  나의 몸에 붙은 거위를 떼내기 위한 무서운 치료가 시작된다.  나를 돌보는 것이 낯선 아빠는 나를 버거위한다.  그러는 동안 나는 거위를 가장 사랑하게 된다.  거위는 언제나 저 하는 밖으로 날아가고 싶다고 한다.  나는 거위와 함께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청소년을 향해 예쁘고 좋은 것만 말하며, 그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겪을 권리를 없애고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치부해버리도록 요구하는 일은 매우 흔하다. 는 청소년의 부정적인 감정의 역할과 중요성을 다룬다. 극중인물이 부정적인 감정에 휘말려 거위와의 만남이 시작되지만, 어쩌면 그 거위는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삶의 다양한 측..

한국희곡 2025.02.28

안수길 원작 신명순 각색 '북간도'

1부  두만강 건너 간도지방의 비옥한 땅이 우리의 영토임을 밝힌 백두산정계비가 발견된 후,함경도 주민들은 떼지어 간도로 건너가 정착한다. 한편 청국은 이민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자,한말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간도이민들에게, 청국정부는 흑복에 변별을 하고귀화입적하지 않으면 토지문권을 내주지 않겠다고 위협한다.이에 이한복 영감은 완강히 거부하지만, 최칠성은 타협할 것을 내세워 의견이 대립된다.이때 창윤이 동개네 집에서 감자를 훔쳐먹다 들켜 머리를 되놈꼴로 깍여 돌아온다.흥분한 마을사람들은 동개네를 때려부수러가고, 이한복 영감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로창윤의 머리를 싹뚝 자르고는 울분으로 쓰러진다. 비봉촌 거리 10년 후, 동네 잔칫날이다. 성인이 된 창윤은 복동예와 결혼할 것을 꿈꾸지만 부모의 강권으로 노서방..

한국희곡 2025.02.28

구앤틀린 퍼어스 '버지니아 그레이의 초상'

기자 딕 존슨은 버지니아 그레이에 관한 책을 쓰려고 한다. 롤란드 화백의 버지니아 그레이에 관한 저서와 초상화를 보고 마음속으로 그녀를 동경하게 된다. 그런 어느 날 딕 존슨은 그녀가 살던 古家를 몰래 방문하고 그곳에서 버지니아 그레이의 유령이라고 주장하는 세 명의 여자와 또 한 명을 만난다. 네 번째 여자는 전혀 다른 성품과 볼품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다. 세 명의 여자는 네 번째 여자를 살해한다. 그로 인해, 바로 그 네 번째 여자가 진짜 버지니아 그레이임이 밝혀지고 마음 속에 동경하던 여자와 너무 다른 버지니아 그레이의 모습을 딕 존슨은 인정하지 못한다.    새로운 유령이 등장하면 앞에 나왔던 유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자신이 진짜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또 새로운 유령이 등장하면 앞에 ..

외국희곡 2025.02.28

선욱현 '이발사를 살해한 한 남자에 대한 재판'

비에 젖은 거리.. 한 남자가 길을 잃은 채 헤매고 있다. 그는 이제 막 군을 제대한 24살의 상처투성이 청년 구정화이다. 그런 그의 앞에 카페 여가수 숙영이 나타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발견하고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숙영에게는 애인이자 매니저인 홍식이 있다. 불도저 같은 홍식은 새장 속에 가둔 새처럼 숙영에게 집착한다. 한편 숙영은 남자와의 몰래 데이트를 위해 남자가 자주 들르는 온통 섹스로 얼룩져있는 허름한 이발관에 종종 오가게 되고, 홍식은 그런 그녀를 의심하여 결국 사고를 치고 마는데....이발관을 배경으로 그들의 집착과 잘못된 욕망이 결국은 모두를 파국으로 몰아넣는다.    2008년 연극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이 연극은 당시 관객 및 심사위원을 맡은 젊은 연극인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한국희곡 2025.02.27

히라타 오리자 'S 고원에서'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아니... 살지않는다.’고원에 있는 요양원, 마지막 치료를 위해 이곳에는 많은 장기환자들이 머물고 있다.이들의 병은 곧 죽음과 연결되는 중대한 병이다.그러나 이곳을 나가는것은, 환자 자신의 자유의지에 달려있다. 어떤 환자들은 자신의죽음을 알려달라는 선고계약을 하고, 선고를 받으면 내려가기도 한다.어느 날 오후, 이곳에 저 밑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면회를 온다.6개월만에 처음 만나는 연인- 무라이와 오오다케. 그들이 요양원에 입원하고처음 만나는 날. 오오타케는 이별을 준비하고 무라이를 만나러 온다.무라이는 이 사실을 모르고 설레임과 걱정으로 애인을 기다린다.그런 무라이를 보고 차마 말을 못하는 오오타케.아무말 없이 돌아가고, 같이 온 친구가 무라이에게 대신 이별을 전해..

외국희곡 2025.02.27

허규, 장소현 공동 '창포각시'

5월이라 단오날 큰 마당에서 한바탕 축제가 열린다. 길놀이 전에 제사를 올려 모두의 행복을 기원한다.  전국각지의 이름있는 인사들이 사물놀이에 맞춰 등장한다. 봉산탈춤의 팔목 중, 꼭두각시놀음의 산받이, 산대놀이 취발이, 양주 별산대놀이의 쇠뚝이, 여기에 각지역 탈을 쓴 배우들이 나온다. 말뚝이탈도, 미얄할멈, 초란이, 홍백가도  보인다.  한바탕 놀이가 끝나면 꼭두첨지가 나온다. 창- 옛날 옛적 금수강산 한구석, 향하촌에 천하 어리석은 녀석이 살고 있었는데  부모 덕에 호의 호식, 무식하고 미련하고 눈은 높고 손은 커서 분수 없고 (중략)그런데 그 영감에게 무남독녀 창포라는 각시가 있었는데  그 이름 그대로 오뉴월 단옷날에 나아 창포처럼 푸릇푸릇 나긋나긋, 창포각시가 봉황처럼 컷구나. 하며 딸자랑을 하..

한국희곡 2025.02.26

키스 허프 '스테디 레인'

그래도 모든 것이 그럭저럭 잘 돌아갈 줄 알았다. 그 날 밤, 총알 한 방이 대니의 집안으로 날아오기 전까지는. 자칭 시카고 최고의 경찰이라 자부하며 언젠가 스타스키와 허치 같은  경찰이 될 것이라 믿는 대니와 조이는 성향은 전혀 다르지만  어렸을 때부터 늘 함께였다. 가장으로서 가족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대니는 시카고 뒷골목 창녀들의 뒤를 봐주는 대가로 포주들에게 흉악하게 굴기로 유명하다.  반대로 조이는 여인숙과 다를 바 없는 독신자 아파트에서 여자도 없이 혼자  술을 들이키며 시간을 보낸다. 대니는 매일 저녁 혼자 사는 조이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이고 어느 날 저녁  자신이 돌봐주는 창녀를 조이에게 소개한다. 그 저녁식사 시간은 엉망이 되고  화가 난 대니는 그녀를 바래다주러 갔다가 엉겁결에..

외국희곡 2025.02.26

최인석 '광대의 꿈'

송흥록의 어미는 태몽을 꾼다. 하늘의 옥황상제가 아들이 죄를 범했는데 하늘 광대가 그 죄상을 고발한다. 그러나 옥황상제는 고발한 광대야말로 죄인이라 보고 그에게 벌을 내린다. 그래서 그의 혼백을 지상의 한 여자의 태속에 넣는데, 바로 흥록의 어미다 그리하여 태어난게 흥록인데, 나이 스물에 그곳에 명창으로 소문이 난다  헌데 명창으로 소문이 난 그를 최초로 능멸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다름아닌 기생 맹렬이다. 흥록은 목이 찢어지는 한이 있어도 득음을 하리라고 굳은 결심을 하고, 심산유곡으로 들어간다 소리공부하는 흥록 앞에 나타난 한떼의 도둑들, 흥록은 그들에게 소리를 들려 주는데 그들은 그 소리를 배척한다. 그 소리가 양반네나 들을 소리란 것이다. 그들이 떠난 뒤에 흥록은 남모를 갈등을 느낀다. 백성들의..

한국희곡 2025.02.25

A. A. 밀 '미운 오리 새끼'

마녀의 저주로 인해 못생긴 공주. 그 이유로 결혼 기회를 번번이 놓친 왕과 왕비는하녀와 바꿔치기 하여 공주를 시집보내기로 한다.한편 못생긴 왕자도 자기 하인과 역할을 바꿔 선을 보게 되고결국 역할이 서로 바뀐 왕자와 공주는 하인 신분으로 만나서마음을 트고 서로 사랑을 느끼게 되며결국 신분이 바뀌더라도 사랑하게 되고(그 저주는 오직 진정한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때 풀림)공주도 마법이 풀려서 예쁜 얼굴로 돌아오고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안데르센의 동화를 재창작한 영국의 희극작가 밀의 희극적 재치가 십분 발휘된 단막희극이다. 이야기 형식의 우화적 구성을 가지면서 가벼운 교훈을 담고 있는 하이코메디이다. 풍자적인 해학과 상쾌한 기지를 바탕으로 진실은 진실끼리 통한다는 다분히 철학적이기도한 주제를 말한다. 작가의..

외국희곡 2025.02.25

루이지 피란델로 '선신제'

라바카라씨는 도살당하는 돼지들보다 축제에 모여드는 난장판 같은 사람들이 더 짐승같이 느껴진다고 한다. 그리고는 지나가는 어느 변호사를 두고 그가 먹을 돼지보다 훨씬 더 돼지라고 한다. 이에 젊은 선생은 반박한다. 돼지는 그저 돼지일 뿐이지만 그는 돼지이면서 동시에 변호사라고 한다. 또 계속 다른 사람들을 가리켜 그는 돼지면서 공증인이고. 또 다른 사람은 돼지면서 시계방 수리공이고, 또 다른 사람은 돼지면시 약사라고 한다. 그리고 거기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잘 생각해보라고 한다. 계속되는 의견 충돌에 참다못한 라바카라씨는 위협적으로 "당신들이 틀렸어! 그놈의 인간성 옹호하는 소리는 이제 집어치우시오! 나는 돼지보다 더 돼지같이 보이려고 이리 오는 저 사람들이, 인간성 어쩌고 하면서 점잖은 척하는 좀팽이..

외국희곡 2025.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