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1 3

다카도 가나메 '돈마(말타기)'

우윳빛 투명한 조명이 비추는 빈 공간, 그 가운데 역시 우윳빛 타이즈를 입은 세 남자가 유영(遊泳)한다. 그들은 유영하면서 각기 적당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북소리에 까라 상황은 변한다. 옷을 걸침으로써 비로소 인간과 (성격화)되는 그들, 누더기 예복의 A, 누더기 양복의 B, 누더기 점퍼의 C로 변신한다. 마지막에 말 타기 놀음이 끝나면, 그들은 다시 유영을 시작하고 옷을 벗어던진다. 타이즈 차림의 유영은 계속된다. 놀음은 가위-바위-보로 각자 대장, 마부, 말의 역할을 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세 사람은 언제나 같은 기호를 내밀기 때문에 역할이 정해지지 않는다. B는 새로운 사태에 부응하는 해결책으로서 두 사람씩 릴레이식으로 가위-바위-보를 할 것을 제기한다. 최고득점자가 대장, 차점자가 마부, 그리고 ..

외국희곡 13:57:04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JUMP'

일상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범상치 않은 별난 가족의 별난 이야기다. 오늘은 바로 무술 고수 가족에게 특별한 손님이 오는 날이다. 가족들은 이른 아침부터 할아버지 성화에 집안 대청소로 분주하기만 하다.  하지만 매일 술에 취해 지내는 삼촌 때문에 애써 청소한 것이 모두 엉망이  되어 버리는데.. 하필 그때! 할아버지가 손님을 모시고 온다. 딸에게 첫눈에 반한 그 샌님은 이 별난 가족의 성에 찰 수 있을지? 하지만 순하디 순해 보이는 이 청년에겐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은데.... 과연 이 사람의 정체는?  손님이 오셨다고 무술 가족의 수련시간을 넘어갈 수는 없는 법! 모두 각자의 빼어난 무술 실력을 한껏 뽐내는데.. 한편, 짓궂은 가족들은 사위가 되겠다고 찾아온 이 손님을 그냥 둘 리가 만무하다. 잔뜩 ..

한국희곡 11:25:44

송성한 '사곡사곡'

막이 오르면 어느 작은 역의 대합실. 무덤처럼 고요한 대합실의 창밖에 거센 바람이 지나간다.  어두운 대합실 안에 한 거지같은 차림의 사내가 조각처럼 앉아있다.  여기에 노인이 등장한다. 그는 역부이다. 등이 몹시 굽은 데다가 여위고 외로움이 깃들어 있다. 등불을 들고 나오다가 사내을 발견한다. 사내는 역부에게 여기가 사곡(沙谷)이냐고 묻는다. 그러나 역부는 아니라고 사곡(死谷)이라고 말한다. 역부는 사내의 말에 공포와 살기, 죽음의 냄새를 느낀다. 역부는 여기를 떠나라고 강요한다.  그러나 사내는 복수의 신념으로 열차에서 내릴 누구를 기다린다.  이때 멀리 기적소리가 들린다.  살기가 어린 사내의 과거는 피아니스트였다. 사랑과 증오의 외길에서 친구에게 손가락을 잘리고 애인까지 빼앗겼다. 복수의 일념으로..

한국희곡 06:2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