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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머 라이스 김성진 번안 '계산기‘

벽이 온통 숫자들로 가득한 공씨 집이다. 공부인은 경대 앞에서 끊임없이 수다를떨고 있다. 남들 부인의 이름을 들먹이며 수다를 떨던 공부인은 25년 동안 덧셈만 하면서 제대로 승진 한번 못한다고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어댄다. 그리고 그런 남편을 위해 25년간 노예생활을 하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탄한다. 공씨의 사무실. 나나가 앞에 놓여있는 종이더미의 액수를 크게 읽으면,  공씨가 그것을 받아적는다. 나나는 숫자를 읽으면서 간간이 공씨를 은근히  유혹하지만, 아내에게 질려버린 그는 나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공씨는 오늘로 25년째 계속 똑같은 일만 해왔지만, 꼭 승진할 것만 같은 예감에 들떠있다. 벨이 울려 업무가 끝났음을 알린다. 사장이 들어와 공씨를 부른다.  내심 승진을 기대하고 있던 그에게 사장..

외국희곡 2025.02.20

오현주 '얼레야'

수차에 걸친 몽골의 침입으로 국토는 피폐하고, 민심은 흉흉해져  고려 태조의 북벌정책은 유명무실해진 고려 중엽,  안동하회마을에 모처럼 풍년이 들어 마을 사람들은 홍겹기만 하다.  마을 청년 허가랑은 마을의 아름다운 처녀 얼레와 사랑하는 사이이며  둘은 서로 혼인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가랑의 홀어머니는 가랑이 출세하여  가문을 빛내기를 바라며 아울러 원수의 자식인 얼레를 탐탁찮게 여겨  두 사람의 혼인을 반대한다. 가랑은 고구려 장수의 후손으로 조상의 뒤를 이어  입신양명해야 하는 사명감과 자연인으로 살아가고픈 소망 사이에서 번민의  나날을 거듭하다가, 어느 날 꿈속에서 계시를 받는다. 바로 오랑캐를 응징하여  기상을 드높이던 고구려인의 얼굴을 새긴 탈을 만들어 후세에 전하라는 것이다. 가랑은 탈이 완성..

한국희곡 2025.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