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이 온통 숫자들로 가득한 공씨 집이다. 공부인은 경대 앞에서 끊임없이 수다를떨고 있다. 남들 부인의 이름을 들먹이며 수다를 떨던 공부인은 25년 동안 덧셈만 하면서 제대로 승진 한번 못한다고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어댄다. 그리고 그런 남편을 위해 25년간 노예생활을 하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탄한다. 공씨의 사무실. 나나가 앞에 놓여있는 종이더미의 액수를 크게 읽으면, 공씨가 그것을 받아적는다. 나나는 숫자를 읽으면서 간간이 공씨를 은근히 유혹하지만, 아내에게 질려버린 그는 나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공씨는 오늘로 25년째 계속 똑같은 일만 해왔지만, 꼭 승진할 것만 같은 예감에 들떠있다. 벨이 울려 업무가 끝났음을 알린다. 사장이 들어와 공씨를 부른다. 내심 승진을 기대하고 있던 그에게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