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7 3

오지윤 '금희언니'

금희는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공장에서 야간근무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공부를 곧잘 했던 막내 동희가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학업을  포기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내내 마음이 좋지 않다.  엄마가 막내 동희를 낳고 죽었기에 동희 생일과 엄마의 기일이 겹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자신은 포기하며 살아왔던 삶을 동생들에겐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금희의 시름이 깊어만 가는데,  어느 날 앞날이 창창한 동생 은희가 편지를 남기고 가출한다.3년 후. 금희는 집에 하숙생으로 있던 중학교 선생님 기태와 결혼했다. 지금 임신 중이다. 그리고 연락이 없던 은희가 집에 온다. 서울에서 미용실에 근무하며 잘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처녀의 몸으로 임신을 했다는 것이 금희에겐 걸린다. 게다가 은희는 자가용 ..

한국희곡 2025.02.07

이근삼 '도깨비 재판'

오춘일의 집 거실이다. 이 집에는 오춘일의 동생인 춘길, 오춘일의 처인 팔녀와 그들의 아들인 용돈, 식모인 만자가 함께 살고 있다. 만자가 작품 초반부터 집안에서 뭔가 썩는 냄새가 난다고 뇌까리듯이 이 집안식구들은 한결같이 부패한 인생을 살고 있다. 여기에 갑자기 고리대금업자인 구씨와 오춘일의 딸임을 주장하는 애영이 나타나 눌러앉으면서 혼란스런 상황이 가중된다. 이 타락상을 보다 못해 출현한 도깨비 신중에 의해 이들의 면면이 더 자세히 드러난다. 오춘일은 바람 피운 아내를 담보로 장인재산을 가로채 교육사업가임을 자처하고 있다. 아내 팔녀는 자신의 부정한 과거를 표면화시키지 않고 남편에게 철저히 무관심하며 산다. 아들 용돈은 농촌계몽을 핑계로 아버지로부터 돈을 긁어내어 놀러갈 궁리에 급급하다. 오춘길은 대..

한국희곡 2025.02.07

아서 밀러 작 김명곤 번안 '아버지'

한평생 세일즈맨이란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장재민은  흘러간 세월만큼 변해버린 세상 인심과 노쇠해진 몸 때문에  월급은 고사하고 수당도 받지 못하는 힘겨운 처지에 있다.  과거의 화려했던 세일즈맨 시절과 행복했던 가정, 찬란한 성공을 꿈꿨던  자신과 아들의 환상에 젖곤 하는 재민에게 인도네시아 진주조개 채취로 큰돈을  벌어 성공한 형님을 따라가지 않았던 과거는 아직도 커다란 미련으로 남아있다. 아내 선희는 재민의 부쩍 늘어난 혼잣말과 자살시도를 걱정하고 오랜만에 집을  찾은 아들 동욱은 사사건건 아버지와 부딪치며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다.  재민은 젊은 사장에게 본사 직원 자리를 요구하지만 해고를 당하게 되고,  그날 저녁 화해를 위해 모인 레스토랑에서 사업자금 빌리러 갔다가 말도 꺼내지  못하고 ..

외국희곡 202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