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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사로트 '침묵'

나탈리 사로트의 첫 희곡 은 무명의 인물들과 화제의 중심에 선 장피에르가 대립하는 독특한 구조를 지닌 작품이다. 극중 인물들은 침묵을 고수하는 장피에르를 대화로 끌어들이기 위해 애원하기도 하고 재담도 떨어보지만 무거운 침묵이 계속된다. 그리고 이런 침묵은 불안과 동요를 일으키며 긴장을 고조시킨다. 성경 구절을 인용한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장피에르의 침묵은 구원보다는 부정적인 압박으로 다가오며,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는 언어의 허망함을 드러낸다. 장피에르가 침묵하는 이유를 내성적인 성격이나 지적 우월감 같은 심리적· 사실적 잣대로 분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작가 스스로 밝혔듯 작품의 표면에는 아무것도 없으며, 중요한 것은 침묵이 일으키는 파장 자체이기 때문이다. 작가 사로트는 ‘왜’라고 묻는 대신 ..

외국희곡 13:13:22

김정숙 '홍시 열리는 집'

70년대 초중반 암울했던 그 시절, 한 지붕 여러 가족이 오밀조밀 살아가던 영춘할매네 집.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동이에게 변소 두려움의 대상이자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소이다. 수없이 빠지기도 하지만 노래를 불러주며 자신을 지켜주는 엄마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어느 날 한눈에 보기에도 이 동네에 어울리지 않는 낯선 여자(애자)가 나타나 동이에게 자신을 이모라고 소개한다. 집안이 술렁이게 되고, 이웃인 광국 엄마는 궁금해서 못견뎌한다. 하지만 동이 엄마는 깊은 고민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엄마가 이모가 싸우면서 애자는 동이의 생모로 밝혀지고 같은 자식을 놓고 벌이는 전혀 다른 두 엄마의 갈등은 슬프기보다 풋풋함으로 다가온다. 빗쟁이들의 출현으로 달동네 식구들에게 ..

한국희곡 08:53:49

기매리 '두 덩치'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길 위에서 나를 찾다.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한 소녀가 있다.그녀의 이름은 란. 800km나 되는 길을 혼자서,그것도 남들과 반대 방향으로 걷는 그녀.모두가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을 향해 갈 때,모두의 발걸음을 등지고 자신만의 길을 걷는 란.란은 왜 홀로 그 긴 길을, 그것도 거꾸로 걷고 있을까?란이 걷는 그 길과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남들과 반대 방향으로 걷는 한 소녀 란의 얘기이다. 10kg의 배낭을 메고 800km를 걷는 석과 란, 그리고 연. 작열하는 태양 밑에 선, 노래하듯 춤추듯 길을 나선 청춘들의 뜨거운 이야기다.그리고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작가의 말 - 기매리무작정 나선 길이었다.지도도 없이 나..

한국희곡 05:36:59

마이크 리 '아비가일의 파티'

부동산업을 하는 '로렌스'와 '베버리' 부부는 오늘 새로 이사 온 젊은 부부인 '토니'와 '앤' 그리고 이웃에 사는 '수'를 집으로 초대하여 이웃간의 우의를 다지는 모임을 연다. 그들의 모임은 사교관계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잡담과 더불어 각각의 관계를 은밀하게 염탐하고 파악하려는 모종의 술 수와도 같이 진행된다. 이 모임은 이렇듯 친분관계가 돈독한 이웃이라는 허울좋은 미명하에 서로에 대한 시기와 질투, 자기과시욕 그리고 은밀한 불륜으로 진행되는 술과 과장된 웃음이 곁들여진 허망한 일상의 모임이다. 마침내 아비가일의 파티' 에 대한 그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십대들의 무분별한 행동에 열을 올리던 그들은 서서히 이제는 삶에 대한 열정과 인생에 대한 도전적 의지가 식어버린 지루하게 반복되어지는 일..

외국희곡 2026.05.24

박승희 '이 대감 망할 대감'

내수는 벼슬 하나 얻으려고, 고향을 떠나 어느 대감 댁에 기거 하며, 고향의 논밭을 다 팔아 바치며 몇 년을 기다려도 대감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내수는 아내와 계략을 꾸며 자기는 고향으로 내려간다 하고 아내는 대감을 후원으로 유인한다. 내수 아내의 아름다움에 반한 대감이 방으로 들어가 수작하고 있을때 숨어 있던 내수가 나타나고 대감은 엉겁결에 뒤주에 숨는다. 내수는 방에 들어와 잡귀를 쫓는다고 뒤주를 찌르려 한다. 대감은 혼비백산하여 뛰어나와 내수에게 벼슬 줄 것을 약속한다. 내수는 만천하에 폭로하겠다고 윽박지르며, 돈 많이 생기고 정비(政碑)많이 세워줄 곳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대감은 약속한다. 이때 대감의 첩이 나타나 자기 오라비도 벼슬을 달라고 졸라대서 할 수 없이 시흥..

한국희곡 2026.05.24

정미진 '지상 최고의 만찬'

출장 요리사 김윤희는 자살한 남편의 복수를 위해 양동철의 집에 찾아간다. 몇 년 만에 만나는 딸과 아내를 기다리는 사채업자 양동철은 설레임과 기대속에 요리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윤희는 조폭 사채업자 동철도 그의 가정에서 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다정하며 가족을 끔찍이 사랑하는 가장임을 알게 된다. 윤희는 요리하면서 동철에게 주스를 건네며 맛을 봐달라고 한다. 동철은 맛있게 주스를 마시고 좀 있다가 쓰러지듯 잠이 들고 만다. 윤희는 쓰러진 양동철을 묶는다. 깨어난 동철은 윤희의 남편이 누군지 알게 된다. 윤희는 동철의 가족을 위해 지상 최고의 만찬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리고 동철은 놀라서, 경제적으로 모든걸 책임지겠다고 달랜다. 그러나 윤희의 행동이 변하지 ..

한국희곡 2026.05.24

크리스토퍼 말로 '몰타의 유대인’

지중해의 작은 섬, 몰타에 사는 유대인 바바라스는 튀르키예에 조공금을 바치지 못한 몰타의 지배층에게 모든 재산을 어이없이 빼앗긴다. 하지만 딸을 이용해 숨겨놓은 재산을 되찾고 자신의 재산을 가져간 몰타를 상대로 복수극을 벌인다. 자신과 뜻이 맞는 튀르키예 출신 노예 이싸모어를 사들여 함께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던 바라바스는 자신을 배반하고 기독교로 개종해 수녀가 된 딸 아비게일과 수녀원에 함께 머물던 다른 수녀들까지 모두 독살한다. 이후에도 자신의 비밀을 아는 수사를 죽이고, 이싸모어가 자신을 배신하자 그도 죽여 버린다. 하지만 그의 악행은 들통나버리고, 이제 바라바스는 마지막 계획을 위해 숨겨둔 독약을 꺼내든다. 이 작품은 16세기 말과 17세기 초반의 당시 관객들에게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으며, 특..

외국희곡 2026.05.23

모리스 웨스트 '유리의 성'

마그다가 자신의 정신적 장애- 근친살해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희열을 느낀다거나, 폭력적인 성적 유희, 동물과 식물의 학대를 통해서 정신적 만족을 느낌-를 치료하기 위해서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인 융을 찾아오는 것으로부터 작품은 시작된다. 상담 속 대화를 통하여 그들은 서로의 무의식과 꿈, 현실속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를 넘어서 서로에게 강한 영향력을 미치게 하는 본능과도 같은 무의식이 작용한다. 가장 친한 친구인 일제 헬만을 살해하고도 두려움과 죄의식을 느끼기보다는 희열을 느끼는 마그다. 그 친구의 약혼자를 남편으로 맞이하면서 인생의 순수한 재탄생을 맛보지만 그것도 잠시, 사랑하는 남편이 고환암에 걸려 고통의 나날을 보내자 외과의사인 마그다는 자신의 손으로 남편 신체의 일부분을 도려내는 결단..

외국희곡 2026.05.23

환경 마당극 '형설지공'

-자연춤/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반딧불빛과 흰 눈빛으로 글공부에 힘쓰던 김선비는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으로 반딧불이와 흰눈이 사라지게 되자 울분을 참지 못하고 하늘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다. -천상 / 옥황상제에게 욕을 해댄 죄로 천상에 끌려온 김선비를 통해 지상의 환경실태를 전해들은 옥황상제는 풍백신을 강남제비국으로, 우사신을 서해용왕국으로 내려보내어 사실여부를 확인하도록 한다. -강남제비국/강남제비국에 당도한 바람을 관장하는 봉황 풍백신은, 산성비를 맞아 대머리가 되고 오존층 파괴로 자외선을 받아 장님이 된 제비들을 만난다. 이들을 통해 하늘의 오염정도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음을 알게 된 풍백신과 제비들은 자신들의 편리만을 위하여 자연의 조화를 깨뜨리며 심각한 대기오염을 빚어내는 인간들의 실태를 고발한..

한국희곡 2026.05.23

정범철 '여관별곡'

제1회 창. 창. 창 연극제 공연작인 은 정범철작으로 극단 울프에서 박성민 연출로 공연되었다. 내용은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왕따문제, 노숙자 이야기, 사이비종교에 빠진 신도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서울 변두리 어느 무인텔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세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와 밀접한 사회 문제를 가볍고 유쾌하게 하지만 날카롭게 꼬집는다. 학교 폭력을 다룬 첫 번째 에피소드는 피해자를 객석에 놓음으로써 관객 또한 언제든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작품에서 다소 희극적으로 풀어낸 피해자의 사망원인은 가해자의 사소한 행위로부터 비롯되었다. 허나, 이와 같은 판단은 철저하게 가해자 중심의 사고이다. 학교 폭력을 당하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 사소함은 큰 폭력으로, 더 나아가 죽음으로까지 몰..

한국희곡 2026.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