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이모의 집 거실. 둥근 테이블.
이모의 집에 들린 나. 오랜만에 온 것 같다.
이모가 차를 따라준다.
나를 영주라고 부르는 이모. 내 이름도 아닌데
이모에게 딸이 있는 걸 기억하는데 걔가 영주인데.
이모는 아들도 있단다. 딸보다 큰.
지금 아들과 있고 딸은 없다고 한다.
어디 갔냐고 묻자 옥수수모래 사러 갔단다.
잠시 후 아들이 온다. 처음 보는 나.
이모는 나를 영주라고 아들에게 소개한다.
차가 다 떨어졌다고 찻주전자를 들고 나가는 이모
나와 아들이 남았다. 딸 얘기를 묻는다.
니가 쫓아낸 건 아니냐고 다그친다.
잠시 후 딸이 옥수수모래푸대를 들고 온다.
이걸 찾느라고 여기저기 들러서 늦었고
드디어 찾아서 왔단다. 근데 또 나간다고 한다.
고양이를 찾으러. 아들한테 니가 가라고 하지만
아들은 엄마와 같이 있어야 한단다.
딸은 또 나가고 아들은 차를 마시라고 권한다.
나는 조금 마신다. 맛있다. 약간… 매콤하고.
다 마신다. 그리고 더 달랜다. 아들은 없단다.
뭔가를 물어보는데, 아들은 이제 가보란다.
나는 "다시는 안 올 거야." 하고 떠난다.

무의미하고 텅 빈 가족. 별로 대화가 없었던 이모와 그 가족들, 그리고 나.
이모네 가족과 어울리지 못하고 뭔가 물어보지만 집을 떠나기를 강요받는다.
‘나’에게는 집과 가족이 전혀 안정적이거나 편안하지 않다.
누구의 곁에도 있을 수 없고 아무도 ‘나’를 원치 않는다.
그래서 ‘나’는 계속 맴돈다.
제목 <공구공삼 꿈>은 꿈일까? 꿈이라면 악몽이다.
이 작품은 현실과 꿈의 경계에 있는 것 같다.
가까운 가족이지만 무척 멀어진, 두려움마저 느껴지는
'나'가 끼러들 수 없는 그런 가족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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