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창길은 자기네 식구들을 설명한다. 이촌향도의 당사자인 할아버지, 상이용사인
아버지, 술집 작부인 어머니, 집안일을 거드는 누나, 그리고 색시들이 그들이다.
자신에게 팔푼이란 별명을 지어준 담선생임 용준에 대한 일화를 말한다.
그것은 창길이 학부모 직업조사에서 색시장사라고 답한 것에 용준이 팔푼이라고
핀잔 놓은 것과 함께, 상급생들이 용준을 군바리라고 부르는 까닭에 대한 것이다.
용준이 창길네에 가정방문을 온다. 창길네 부모들은 자리를 피한다. 빈집에서 용준을
맞이한 것은 뜻밖에도 창길네 색시인 근옥이다. 근옥은 용준을 꼬드긴다.
근옥은 용준과 있던 가정방문 일화를 창길네 가족에게 말한다.
창길은 학교에서 콘돔을 풍선으로 사용한 탓에 용준에게 혼난다.
근옥과 창길네 엄마는 용준을 집으로 초대하지만, 용준은 오지 않는다.
창길은 친구와 함께 물놀이를 한다. 돌아오니 집에는 용준이 근옥이들과 함께
술을 거나하게 먹고 있다. 만취한 용준은 근옥과 하룻밤을 보낸다.
근옥은 창길을 시켜 용준에게 편지를 전달한다. 용준은 편지를 보지도 않고 버린다.
참다못한 근옥은 학습참관일에 창길네 학부모로 용준을 찾아온다.
용준은 당황한다. 결국 데이트 약속을 잡게 된다.
창길네로 돌아온 근옥은 동무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토로한다.
데이트 이후 근옥은 용준과의 데이트를 동무들에게 자랑한다. 그러나 근옥의
데이트 이야기는 길자에 의해 거짓말임이 탈로난다.
창길은 근옥이 거짓말한 까닭을 말한다. 그 이유는 용준이 9반 담임을 하는 여선생과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근옥은 단판을 지을 기세로 다시 용준을 찾아간다. 근옥은 빈말만 하며 자신을
외면하는 용준을 결국 체념한다.

<여자들만 사는 거리>의 원작인 조선작의 <모범작문>은 1974년 월간중앙에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열 살배기’라는 화자 배창길의 눈으로본 내용으로 서술된다.
개별 사건의 등장과 결합 구조는 1970년대 10살 창길에게 일반적으로 기대될 수
있는 인식과 활동 영역에 의해 한정되고 결정되어 있다. 근옥과 용준의 만남과
헤어짐을 일화나 삽화 단위로 분절시켜 서술한 것이다.
시간, 공간은 197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에 의해 형성된 도시 주변부,
즉 ‘빈민촌’이자 ‘윤락가’이다. 그곳에 호스티스가 위치해 있다.
매춘 이외에는 생활과 생존의 문제를 해결할 방도가 전무한 사람들이 있다.
"나는 언뜻 뜰에 멍청히 서 있는 근옥이 색시의 얼굴을 훔쳐보았는데 눈에는
눈물이 하나 가득히 고여 있었어요. 그런 걸 보니까 괜스리 나도 울먹울먹
해지려고 그러지 않겠어요? 그래서 나는 냅다 뛰어 대문 밖으로 나갔지요."
위 인용문은 이 연극과 소설의 결말이다. 용준에 대한 사랑을 단념하고 떠나는 근옥,
그리고 근옥의 슬픔을 바라보고 이를 감당할 수 없어 회피하는 창길을 통해
‘자조’와 ‘체념’라는 현실도피를 보여준다.

연극 <여자들만 사는 거리>는 극단 쎄실극장 공연했다. 채윤일이 각색 연출을 했다.
1981년 1월. 삼일로 창고극장. 이 연극은 원작인 조선작의 <모범작문>과 유사하게
10살박이 초등 3학녕 창길이의 모노드라마로 만들어 혼자서 공연한다.
영화 <여자들만 사는 거리>는 1976년 5월 개봉된 영화로 1976년 최고흥행작이다.
당시 <별들의 고향>. <영자의 전성시대> 등 비슷한 영화가 히트하던 붐을 타고
이 작품 역시 관객몰이에 성공한 것인데, 이 작품은 원작과 연극과는 다르게
근옥과 용준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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