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 된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큰 아들의 환갑을 맞이하여 다른 두 아들네 가족들이
모이면서 각자 자신들이 살아온 삶의 보따리를 풀어 헤치면서 서로간의 오해와 갈등
그리고 원망과 사랑이 쌓이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서로 오해가 풀어지는 내용이다.
귀도 잘 안 들리고 몸도 성치 않지만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는 노모,
묵묵히 어머니를 모시면서 타지에 사는 동생 내외를 자식처럼 챙기는 큰 아들네,
약혼자가 죽는 바람에 시집도 못가고 노처녀 소리를 듣는 큰 손녀,
경제적 능력도 없고 시도 때도 없이 말싸움을 벌이지만 부부 금슬만은 좋은 둘째아들네,
세련되고 지적이지만 다소 차갑고 이기적인 막내 아들네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우리네 형제·자매·친척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해와 다툼이 시작되고,
노모의 제안에 따라 갑작스레 동네 소풍을 나가게 된다.
고단한 현실로 인해 가족 보다는 자기 이익을 먼저 생각하게 되고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세 치 혀로 가족의 가슴에 날카로운 상처를 내고야 마는
그런 평범한 우리네 가족들의 초상이다.

김숙종 작가는 콜라를 마신 듯, 코끝 찡한 이야기라는 의미로 콜라소녀라는
제목을 정했다고 한다. 실제 극중에도 콜라가 소품으로 나오는데, 가족들이 함께
소풍 나온 나루터에서 손녀는 콜라를 마시며 어릴 적 콜라를 마시고 코끝이 찡해져
눈물이 흐르면 언제나 고모나 코를 잡아줬다며 콜라를 통해 죽은 고모를 회상한다.
콜라는 이들 가족들에게는 엣 앨범 같은 추억을 이어주는 매개체다.
극의 배경은 삼대가 함께 사는 어느 시골의 평범한 집. 마당 한쪽에는 커다란
평상이 놓여있고, 다른 쪽에서는 할머니가 청국장용 콩을 고르고 있다.
소쿠리를 든 한 소녀가 할머니 곁에 다가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이내 소녀는 꽃을 따러간다며 집밖으로 훌쩍 나가버리고,
집안은 큰아들의 환갑을 맞아 동생내외들이 찾아오며 북적대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은 왠지 모를 서로를 향한 서운함이 묻어나고,
잔치상을 준비하며 나누는 대화를 통해 동생들이 형의 환갑을 축하하기만을
위해 고향집을 방문한 것은 아님을 알게 된다.

동생들은 고향에 레저타운이 건설된다는 소식에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자 형의 환갑을
빌미삼아 집을 찾은 것이었고 어머니의 땅을 팔자고 노골적으로 속내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향한 원망을 쏟아내기 시작하고,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할머니는 느닷없이 다함께 가족소풍을 갈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나루터 갈대밭에
두런두런 모여 앉은 가족들은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고,
서로에 대한 불신과 반목을 털어 버리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두 형제 내외를 떠나보내고
집에 남은 큰형 내외와 할머니, 손녀의 이야기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 가족애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이의 상실과 남은 아들의 이해와 용서가 담겨져 있다.
특히 막내딸을 떠나보낸 할머니와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까 조심조심하는 가족들의
모습이나 섭섭함을 감추지 않는 큰형수지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어 하는 모습에서
겉으로는 소원해보여도 이들 가족의 끈끈함이 느껴진다.

바쁜 일상 속에서 시골에는 홀로 남겨진 어르신들이 많다. 물론 자신이 모시기에는
너무 도회지 생활이 적적하고 외로울 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친구들과도 떨어져
오히려 힘들다는 핑계로 어쩌면 대부분의 자식들이 시골에 부모님을 방치하게 되는
과오를 저지르는지도 모른다. 부모님의 사랑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공연이다. 부모는 힘들게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고 나면 자식들은
부모 곁을 떠난다. 회귀하는 연어처럼 부모 곁을 자주 찾는 자식이 있는 반면
사고를 치고 나서 부모 도움을 얻기 위해 불쑥 나타나는 자식도 있다.
그래도 우리의 부모는 모든 걸 또 내준다.
<콜라소녀>는 부모와 자식, 형제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평범한 이야기이다.
작품에서 그런 형제간의 알력을 사랑으로 풀면서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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