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죽지 않는 해파리처럼 소멸과 재생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혜림’과 해파리가 재생할 수 있도록 돕는 바위 역할을 하는 ‘나’가 있다. 영원히 죽지 않는 이종의 생명체인 ‘혜림’에 관한 비밀과 그녀를 자신의 아들에게 양도하지 않기 위해 끔찍한 살해 계획까지 세우는 ‘나’의 이야기이다. 결코 누설할 수 없는 비밀에는 ‘혜림’을 이용해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들의 추악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스틸레토」는 인간의 외양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파리처럼 숙주를 통해 영원히 살아가는 이종의 생명체를 다루고 있다. "영원히 죽지 않는 해파리한테 가장 소중한 건 뭐라고 생각해? 먹이나 애인? 동료나 가족? 어쩌면 필요할 때 달라붙을 수 있는 바위가 아닐까."(123쪽) 서술자 '나'는 혜림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