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이 가득한 벌판에 신도림 행 2호선 순환 열차가 멈춰 선다. 마흔 다섯 살의 지하철 세일즈맨 한명수가 검은 양복을 갖춰 입은 남자를 따라 내린다. “어때요, 마음에 드시나요?” 남자는 명수가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했다며, 지난 기억을 떠올리라고 말한다. 지옥 같은 생과 천국, 명수가 있던 곳은 지옥일까 천국일까? 앞으로 그는 어디로 향하게 될까? 무한으로 순환하는 열차에 탄 한명수가 생의 마지막 도착한 역에서만난 남자와의 이야기다. 추천사 - 김봉석/문화평론가죽음은, 그들의 가장 큰 욕망이다. 강지영의 세계는 참혹하고, 아름답다. 사지를 절단하고, 눈에 포크를 찔러넣고, 발목에 전선을 감아 태워버리는 광경을 ‘참혹함’이라고 한다면, 참혹함 그 자체가, 강지영의 세계에선 통용되는 아름다움이다. 강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