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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굿바이 파라다이스'

들풀이 가득한 벌판에 신도림 행 2호선 순환 열차가 멈춰 선다. 마흔 다섯 살의 지하철 세일즈맨 한명수가 검은 양복을 갖춰 입은 남자를 따라 내린다. “어때요, 마음에 드시나요?” 남자는 명수가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했다며, 지난 기억을 떠올리라고 말한다. 지옥 같은 생과 천국, 명수가 있던 곳은 지옥일까 천국일까? 앞으로 그는 어디로 향하게 될까? 무한으로 순환하는 열차에 탄 한명수가 생의 마지막 도착한 역에서만난 남자와의  이야기다.  추천사 - 김봉석/문화평론가죽음은, 그들의 가장 큰 욕망이다. 강지영의 세계는 참혹하고, 아름답다. 사지를 절단하고, 눈에 포크를 찔러넣고, 발목에 전선을 감아 태워버리는 광경을 ‘참혹함’이라고 한다면, 참혹함 그 자체가, 강지영의 세계에선 통용되는 아름다움이다. 강지..

좋아하는 소설 2024.05.10

박근형 '처음처럼'

아득한 옛날 이 땅에 한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형제는 우애가 좋고 더 없이 사이가 좋았으나 어느날부터 앙숙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설날 아침의 일이었습니다 형제의 부모는 자식들에게 설빔을 사다주었죠 그러나 형제는 자기 옷에 만족하지 않고 서로 상대방의 옷이 더 마음에 든다 여기고 싸우다 결국 옷은 찢어지고 그들은 그 일로 하여 평생 앙숙이 되어 싸우게 되었습니다. 부모는 자식들의 화목을 바라는 마음으로 유서를 쓰고 세상을 하직했지만 자식들은 부모의 죽음조차 상대방의 탓이라 여기고 그날부터 계속 원수처럼 서로를 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처음에 말로 싸우기 시작했으나 점차 폭력적이 되고 서로의 가족을 해하는 살인까지 서슴치 않게 되었습니다.  극중 액자처럼 고모와 삼촌이 아이들에게 옛날 얘기 해주듯..

한국희곡 2024.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