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8137

주평 '흰 장미의 눈동자'

이탈리아, 내브르스의 어느 병원이 주 무대이다. 어린 마리안느가 폐렴으로 입원해 있고 언니 아넷트가 병간호를 하고 있다. 간호사와 의사가 회진와서 열이 많이 내려 이틀 후엔 퇴원할 수 있겠단다. 2인실인 이 방엔 머리를 붕대로 싸맨 환자가 어제 입원했고 마리안느는 그 모습이 무서워 빨리 집에 가고 싶어 한다. 잠시 후 그 환자의 아들인 시시로가 간호사의 안내로 병실에 온다. 단독(丹毒: 연쇄상구균 등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피부 감염병)으로 열이 심하기에 잘 간호하고 상태가 이상하면 바로 연락하라고 한다. 아넷트가 시시로에게 인사하고 동갑인 둘은 금새 친해진다. 여중에 다니는 아넷트는 동생이 퇴원할 때까지 학교에 얘기해, 병원에서 간호하는 중이고, 시시로는 집안 사정으로 중학교에 못갔다고 한다. 아..

외국희곡 2025.09.03

오태석 극본 '영영사랑'

때는 어린 단종을 폐위시키려는 수양대군의 움직임이 수상하던 시절, 수양의 아우 안평대군은 열명 남짓한 궁녀들을 모아놓고 시와 노래 가르치며 풍류로 세월을 보내던 중 안평의 생일을 맞아 시객으로 이름 높은 김생이 초청되는데.. 안평의 총애를 받고 있던 운영이라는 궁녀가 김생과 연을 맺어, 갇혀 지내는 자신의 운명을 바꿔볼 결심을 하게 된다. 변심한 운영에 대한 노여움으로 자칫 살생을 저지름으로 안평 자신이 조정사화에 휩쓸리는 빌미를 제공할까 두려워진 안평의 부인은 급기야 김생을 직접 꼬득여 위기를 막아보려 한다. 어미와 딸 같던 안평의 부인과 운영이 서로 연적이 되어 김생의 간택을 받으려 고군분투하는 웃지 못할 상황 속에, 결국 부인이 김생의 간택을 받아 안평의 위기를 막아냈는가 싶었으나 ..

한국희곡 2025.09.03

위룽쥔 '손님'

누구라도 지나온 나날에 후회와 미련을 갖기 마련이다. 모상완, 마스투, 샤만텐 세 사람 인생의 변곡점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제시하며 ‘산다는 게 뭐지?’ 라는 화두를 던져준다. 모상완과 마스투는 문화대혁명 시절, 계급 차이를 뛰어넘고 부부가 된다. 1976년 마스투는 탕산 출장길에 대지진을 겪고 공금도 분실하고 부상도 입었다. 여지없이 공금에 손댔다는 누명을 쓸 판이다. 그랬다가는 아내 모상완의 앞날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느냐, 이대로 사라지느냐, 적어도 아내 모상완한테 이별은 고하고 사라지느냐, 마스투 앞에 세 가지 선택지가 놓였다. 연극은 세 가지 선택이 가져올 후폭풍을 덤덤하게, 그러나 위트 있게 재현한다. 그리고 관객에게 묻는다. 과연 마스투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마스투가 탕산..

외국희곡 2025.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