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말. 일본이 오지 마을에 땅굴을 파고 지하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동원된 수천 명의 조선인 노동자들과 그 후예들의 이야기를 다룬 일본어 소설을 원작으로 차범석이 각색하였다. 일본의 죄악사를 폭로하기보다는 극한 상황 속에 처한 인간의 갈등과 욕심을 그리는 작품이다. 차범석씨는 이 작품에 대해 "일본의 죄악사를 폭로하거나 피해자와 가해자의 역학적 관계를 규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지 않고 극한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이기주의의 갈등을 다뤄 이 시대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금 묻고자 했다"고 밝혔다.작가 자신이 일제 때 일본군에 소속돼 제주도에서 방공호 공사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연극평론가 유민영씨는 "화해와 관용에 더 큰 비중을 둔 게 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