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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 뒤라스 '라 뮤지카'

서로 사랑했다가 헤어진 남녀가 이혼소송의 판결을 위해 지난날 함께 살던 에브뢰로 돌아왔다.그들은 이 마지막 만남에서 현실적으로 유지될 수 없는 절대적인 사랑에 대한 아쉬움과 절대적인 사랑이란 영원히 완결될 수 없는 욕망임을 고통 속에서 확인한다.물론, 어떻게 보면 일상적인 부부의 모습일 수 있다.곧, 이혼을 앞두었고, 각자 연인이 있는 상태다.하지만, 그들이 내뱉는 말과 행동은 조금 다르다.아직 추억하고 싶은 게 많고, 아직 이혼하기에는서로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뒤라스의 많은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역시 불가능한사랑의 욕망과 좌절을 주제로 하고 있다. 죽음만큼이나 강렬한사랑의 궤적이 뒤라스적인 특유의 억제된 언어로 고조된 긴장감 속에전개되어,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두 남녀 간의 미묘한 ..

외국희곡 2025.03.25

서동민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

우악스러운 할머니와, 남편과 사별 후 자식에 집착하는 엄마,  그들의 편애를 독차지하는 오빠까지 재수생 은빈에게 가족은  고추 말리는 냄새 가득한 낡은 빌라처럼 쿰쿰하다.  은빈은 지방대 치대에 붙어, 제 ‘오빠’ 규빈만 위하는 이 집안을  영원히 탈출하려 한다. 열과 성을 다해 독립의 꿈을 키워가던 은빈은, 어느 날 제 복숭아향 립스틱이 자꾸만 사라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가만 보니 머리가 나만큼 길고, 어려서부터 만화 세일러문을 좋아했던 우리 오빠가 의심스럽다.그런 오빠 규빈은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은빈에게만 고백한다. 그리고 은빈은 택배를 받는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꾸미고 외출하는 일탈까지 규빈을 돕게 된다.  또 은빈 자신의 인생을 양보할 수 없는데,  몰랐던 규빈의 아픔들이 보인다. 과연 은빈이..

한국희곡 2025.03.24

게오르그 카이저 '메두사의 뗏목'

어뢰정의 습격으로 폭발하면서 서서히 침몰하는 선박의 모습이 그려지고,뒤이은 통곡하는 바다가 한숨을 내쉬며 신음하는 바람과 합쳐져 메두사 소리를내는 으스스한 분위기가 묘사되고 있다. 그리고는 극이 시작되면서 안개 사이로구명보트가 나타난다. 어른들 세계에서 추방된 공동 운명의 여섯 소녀와 여섯 소년이그 안에 타고 있다. 음료수와 식량을 찾기 위해 보트 안을 살피던 중 한 천막 속에서9살의 빨간머리 소년을 발견한다. 폭격시 심한 충격으로 말도, 일어서지도 못하는 이 13번째의 어린 승객에게 새끼여우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준다.둘째날 이제 13명의 어린이들이 처음으로 함께 식사할 때, 앤의 머리에 학교에서의종교 수업시간, 그리고 부모에게서 들었던 기독교 미신이 떠오르면서, 그녀는 그것이결코 ..

외국희곡 2025.03.24

허규 '바다와 아침등불'

거제도 배내포라는 낙후된 작은 포구에 도선감댁 어른으로 불리는 윤노인이 산다.노인의 집안은 조상 때부터 이 곳에서 목선 조선업을 하면서 살아왔다.근년에 와서 철선의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목선 제조업은 폐업상태에 이르렀고,게다가 그곳이 조선 공업단지로 지정되면서 원주민들은 땅을 팔고 타지방으로전출하거나 근처 조선소에서 일을 하며 살아간다.노인의 목선 공작소도 대기업인 고려조선소 확장계획에 따라 타의에 의해팔아야 할 처지에 있을 때 노인 방 벽장 속에 있는 오래된 가전품인 고서 뭉치를정리하다가 이조 중기 임진난 후에 작성된 통영장사 판옥선 조선도본을 발견하고그의 생의 마지막 사업으로 그것을 복원하기로 결심한다.그러나 자금, 인원, 기술 등의 어려움이 있고 가내의 반발과 외부의 압력으로쉽게 추진될 수가 없는 ..

한국희곡 2025.03.23

유진규 마임극 '빈손'

욕망과 아집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게 된 사람이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행위와 그것에 반대하는 힘 사이에서  외면과 내면의 충돌을 갖는다. 그리고 힘과 힘 사이에서 벌어지는  공격과 배반과 방관 등의 현상에 영향을 받으면서 그의 몸은 서서히 내부로부터 망가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견딜 수 없게된 그의 몸은  스스로에게 반항하여 온몸을 마비시킨다. 그는 회복을 위한 길을 떠나게 된다.  망가진 몸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뿐. 자신이 아닌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다.  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이다. 버리기 위한 싸움이 시작된다.  그는 알게된다. 손에 아무것도 쥐지 않는 것이 그 시작이란 것을. ..

한국희곡 2025.03.23

김정숙 '꽃가마'

때는, 병자호란직후  청나라로 끌려간 여인들이 환향녀가 되어 돌아오자 사대부 남자들의  이혼청구소송이 줄을 잇던 때이다.  어두운 밤길을 가는 꽃가마 속에 환향녀 초희가 타고 있다. 그녀는 양반가에 태어나 규수로 자라나.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문세가에 시집을 와 아들까지 낳고 보니 남부러울 것 없었으나  이제 환형녀 신세가 되고 보니 어제의 영화가 꿈일런가 가마를 막아  세우는 남편 이승지가 이제 낯설기만 하다. 가마꾼들은 승지양반이  건네주는 돈주머니를 챙겨들고 자리를 비워준다 양반인 그는 남편이라지만 환향녀인 아내를 위로는 커녕 자결하여  가문을 빛냄이 도리라며 은장도를 건낼 뿐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도 또한 양반가의 자제로서 환형녀인 아내가  살아있고 보면 가문의 수치는 물론이려니와 과거를 ..

한국희곡 2025.03.23

이해조 '자유종'

이 작품의 배경은 1908년 음력 1월 16일 밤 이매경 여사의 집이다. 등장하는 인물은 신설헌, 이매경, 홍국란, 강금운 등 네 사람이다. 이 가운데에서 신설헌 부인이 사회격으로 제일 먼저 토론회를 제의한 다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그녀는 먼저 구시대의 유습인 여성의 인종(忍從)과 예속이 타파되어야 한다고 전제한다. 그리고는 여성 역시 새 시대의 의미, 국가와 민족의 앞날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신설헌 여사의 말로 토론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 내용은 여권(女權) 문제와 교육을 통한 개화·계몽, 국가 사회의 부강·자주책, 미신 및 계급·지방색 타파 등에 미친다. 먼저 여권 문제에 대해서는 남자가 절대 지배권을 행사하는 우리 사회의 폐습이 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와 ..

좋아하는 소설 2025.03.23

김동기 '욕망이라는 이름의 마차'

포장마차 장사를 하며 형은 항상 자신보다는 철없는 동생을 걱정하며 살아가고,동생은 형과 함께 다가오는 여름날 해변에서 핫도그 장사를 하며 부자가 될 생각에하루하루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들은 포장마차에 찾아오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그들과 얘기하고, 웃음 짓고, 눈물도 지으며 팍팍한 신도시에서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간다.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팍팍할 것만 같던 신도시에서 이 작은 포장마차는 사람들 사이의숨통을 틔워준다. 형제가 순대장사를 통해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 신사, 간호사, 김밥장수, 마담, 관리소장. 신사와 간호사는 동생의 짓궂은 장난으로 미워하는 감정을 느끼지만, 이러한 감정은 서로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서로를 알게 될 수록 더 깊고 따뜻하게 변화한다. 관리소장과 이들 형제는 서로 아픔을 ..

한국희곡 2025.03.22

이상우 번안 재구성 '평화씨'

극중 장소는 재활용품들이 쌓여있는 아파트의 지하실이다. 신문 꾸러미를 무대로, 폐가전제품을 무대장치로 삼아 평화씨를 비롯한 5명의 주부들(평화씨, 원복씨, 덕순씨, 경수씨, 현아씨)이「류시스트라테」라는 연극을 연습한다. 이 연극 연습을 하는데 사실 특별한 극적 사건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하실의 소란스런 소리를 듣고 찾아온 아파트 경비원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관객들은 극중 상황(「류시스트라테」)이 연극 연습(극중 극)인 줄도 미처 모를 만큼 극중 극 속에 몰입해 있다. 뒤이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찰과 남편들도 극의 골격을 깰 만한 어떤 사건도 일으키지 못한다. 그러니까 이 연극은 현대의 아파트 주부들의 이야기를 부차적 줄거리로 바탕에 깔고 그 위에 기원전 5세기 그리스 여자들의 이야기를 주된 줄..

외국희곡 2025.03.22

김민수 '안락사 로봇 순자'

멀지 않은 미래. 시한부 선고를 받은 민섭은 안락사 회사에 안락사 로봇을 신청한다. 그래서 온 로봇은 전설의 안락사 로봇 순자다. 연식이 오래 되어 마지막 임무를 앞둔 폐기종이다. 삶에 별 의욕이 없는 민섭. 자신과 함께 폐기될 운명에 처한 순자가 이끄는 대로 마지막 남은 일주일을 보내려 한다.  처음 도착한 곳은 순자 친구들이 모여있는 1세대 로봇들의 요양원,  자신과는 다르게 생기 넘쳐 보이는 로봇들의 생활이 신기하던 찰나 권담이라는 한 사내를 만나게 되면서 민섭의 순탄한 안락사 여정이  틀어지게 되는데.... 권담의 모친 이름이 순자. 인간 순자의 안락사를 해준 로봇 순자. 인간 순자의 요청대로 성형수술을 하고 이름도 순자로 바꿨다. 그래서 권담이 안락사 로봇 순자에 모정을 느끼는 것이다. 1주일의..

한국희곡 202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