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읍이라는 마을은 도학과 덕행이 높아 지방 서민들에게는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도학자 북곽 선생과 열녀 표창까지 받았지만 성이 각각 다른 5명의 아들과 함께 사는 청상과부 동리자가 살고 있었다. 산에 살고 있는 대호(大虎)가 부하들을 모아 놓고 저녁 식사거리를 고민하다 마을로 내려가기로 결정한다. 이때 북곽선생은 이웃에 사는 동리자의 집에서 밀회를 하다 동리자의 다섯 아들들에게 들키고 황급히 도망치다 똥구렁에 빠진다. 겨우 기어 나온 북곽선생 앞에 대호 한마리가 입을 벌리고 있자, 머리를 땅에 붙이고 목숨만 살려달라고 빈다. 대호는 그의 위선을 크게 꾸짖고 가버린다. 날이 새고 북곽 선생을 발견한 농부들이 놀라서 연유를 물으니, 그때야 북곽 선생은 범이 가버린 줄을 알고 줄행랑을 친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