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복숭이 신갑문은 파를 잔뜩 지게에 지고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는 실성한 사내다. 을씨년스러운 어느 날 밤, 파복숭이는 30년 전 몸담았던 남부자 집으로 자신도 모르게 찾아 들어간다. 흉가가 되어 아무도 살지 않는 그곳에서 파복숭이는 고통스러운 과거를 회상하며 자살을 기도하려고 한다. 그 때 대문 귀신이 되어 나타난 남부자.남부자는 파복숭이에게 자신의 집이 왜 몰락했는지, 까닭을 추궁하다가 파복숭이와 내기를 한다. 가신 행세를 하며 이 집에 붙어있는 불량 귀신들에게 그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까다로운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죽었다고 말로 해서는 안되고, 남부자 자신을 끌어들여서는 안되고, 새벽까지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궁지에 몰린 파복숭이는 어쩔 수 없이 내기를 수락한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