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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연근 '아름다운 귀향 '

지리산 남단 소도시, 무의탁 노인들이 기거 하는 사랑 복지원. 신문기자가 이곳을 찾아온다. 지난 3.1절 특사로 출소한 비전향장기수가 살았다던 마을을 더듬어 혹시 연고자가 살아 있을까 하는 기대로 수소문하지만 이를 안 복지원 원장은 냉대한다. 반세기 전 빨치산에 동조한 부역자로 낙인 찍혀 한 동네가 참극을 당하고 살아있는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고향과 부모를 등지고 사는데 김기자는 당시의 사람들을 만나 진실을 알아보려 하지만 누구도 입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김기자는 복지원에 살고 있는 이석금 노인과 율촌댁 할머니를 만나 당시의 사정을 알아보려 하지만 그때의 상처로 자식들까지 떠나보낸 노인들과 사변 때 부모를 잃은 복지원 원장의 완강한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한편 부역자 자식이란..

한국희곡 2025.05.12

김태수 '이구아나'

신생 신문사의 연재 소설을 쓰고 있는 소설가 주진묵, 왕자의 난을 통해 보위에 오른 후 실록을 고치려는 태종 이방원의 탐욕에 관한 이야기를 집필 중이다. 그에겐 생활설계사로 남편의 부족한 원고수입을 메워주는 성실한 아내가 있다. 이때 신문사 정치부에서 뜻밖에도 현대사인 12.12사태에 관한 기고를 부탁하는데.... 그 기고가 관계자들에 의해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사과문을 게재해 달라는 신문사 측의 회유와, 태종 이방원이 살육에 관한 자기의 기록을 고치기 위해 실록을 쓴 사관을 협박하는 과정이 한 치 안 틀리게 정확하게 맞물린다. 하지만 병든 아내를 보며 결국 생존이란 현실을 위해 사과문을 게재하는 진묵과, 자식들을 위해 실록을 수정하는 사관의 모습이 겹쳐지며 권력에 무너지는 나약한 지식인의 모습을 ..

한국희곡 2025.05.12

나수민 '쾅!'

중학교 2학년 교실. 현호가 교실 뒷문을 세게 닫는다. 뒤따라 들어오던 박수광이 문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다. 교실에 있던 최현승, 이지경, 주연희, 김산이 그 장면을 목격하고, 쾅 소리와 함께 교실의 시간이 잠시 멈춘다. 이 짧은 순간이 여섯 명의 인물 사이에서 되풀이되고, 현재와 미래가 뒤섞이기 시작한다.무대는 계속 시간이 바뀌고 바뀐다. 과거에서 8년 후 다시 과거 그리고 13년 후, 79년 후까지 과거와 미래를 왔다 갔다 한다. 스크린에서는 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를 추상적으로 보여준다. 어떤 순간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다.나이 들어가는 나와 함께 그 순간도 내 삶을 함께한다.결국 ‘나’라는 사람은 그런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건 아닐까?뒤죽박죽 섞인 토네이도 아이스크림처럼, ..

한국희곡 202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