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6 4

알렉스 고트리브 '9월의 노래'

남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양로원 부부의 방이 주무대이다. 70대의 호머 웰링턴과 부인 캐시가 이곳에서 일상생활을 한다. 오늘은 양로원의 댄스파티가 있는 날이라 거기서 놀다가 밤10시쯤 숙소로 돌아온다. 남편은 아내더러 아직 인기가 좋더라고 핀잔인지 부러움인지 말하고, 캐시는 당신이 댄스가 잼병이라 싫어 해서 뭇 남자들의 청을 받아준 거라고 한다. 부부사이의 얘기를 들어보면 호머는 부인 밖엔 모르는 남자로, 캐시는  두루 사교성이 있는 듯하다.  4남매 자식들은 키워서 결혼했고 손주에 증손까지 본 이들 노부부. 어언 결혼한지 50년이 된 올해이다. 일명 금혼식이다. 부부는 혹시 자식들에게 전화가 와도 부담 주기 싫으니 금혼식의 금자도 꺼내지 말자고 한다. 그러면서 예전 결혼할 때 얘기가 한바탕 웃기며 지나..

외국희곡 2025.01.26

마르셀 에메 '벽을 통과하는 남자'

파리 몽마르트르 오르샹가 75번지 2호의 4층에 매우 선량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뒤티유욀이라 불리던 그 남자에게는  특이한 능력이 하나 있었다.  마치 열린 문으로 드나들 듯이 아무런 장애를 느끼지 않고 벽을 뚫고 나가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렇게 시작되는 소설이다.  이 기이한 능력을 꺼림칙하게 여긴 그는  동네 의사를 찾아가 진찰을 받고, 의사는 그에게 체력방전을 준다. 처방한 알약을 1년에 2알씩 먹으라고 한다. 뒤티유욀은 처음 한 알을 먹고 나머지는 서랍에 넣어둔 채 까맣게 잊고 산다. 공무원의 특성상 체력을 과도하게 소모할 일도 별로 없고, 별로 반갑지도 않은 이상한 능력을 생활 속에서 사용하고 싶거나 그걸 이용해 어떤 욕망을 달성하고픈 마음도 없어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능력이 자신에..

좋아하는 소설 2025.01.26

김지현 '사물함'

중간고사를 앞둔 어느 날, 다은이가 사고로 죽었다. 갑작스럽게 친구들을 위한 심리 치료가 시작되고. “우릴 위한 생각은 아닐 걸” 평소처럼 시험을 준비하는 혜민, 한결, 재우, 그리고 연주. “똑같아, 아무 일도 없어.” 그러나 시간은 결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두려움, 의심, 자책, 질투, 회피. 온갖 감정들이 위태롭게 뒤엉켜 굳게 닫힌 다은의 사물함을 자꾸만 두드리게 만든다. “왜 열려고 한 거야?” "숨 쉴 때마다 냄새가 나."    같은 반 친구 다은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 후 어그러져버린 일상 속에서 혜민과 세 친구들(한결, 재우, 연주)은  자신들만의 균형을 찾기 위해 저마다 발버둥치기 시작한다. 극은 죽은 친구의 사물함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냄새라는 모티브에서 출발해 청소년과 우리 사..

한국희곡 2025.01.26

노경식 '삼시랑'

사람들이 삼시랑의 은혜와 권능을 칭송하는 향연을 즐기고 있을 때  삼시랑이 손수 낳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을 품에 안고 들어온다.  이 축하연이 계속될 때 마마각시가 들어와 그녀의 딸에게 저주를 내린다.  그 후 세상에서 제일 예쁜딸은 마마병에 걸리게 되고 삼시랑은 근심에 잠긴다. 이 기회를 틈타 마마는 삼시랑에게 자신에게도 아기를 배게 해달라고 청한다. 삼시랑의 힘으로 애기를 가진 마마각시는 기뻐하고 만족해 한다. 마마각시는 그녀가 꾼 꿈을 삼시랑에게 말한다. 그것은 분명 태몽이었으나  불길하고 슬픈 꿈이었다. 마마는 곧 태어날 아기에 대해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 있다.  이때 삼시랑은 마마에게 임신을 시켜준 조건으로 그녀의 아기의 병을 낫게 해 달라 요청한다. 이에 질투심 많은 마마는 삼시랑의 아기보..

한국희곡 2025.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