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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철 '아제아제 바라아제'

중국 당나라 때 천태산 국청사와 그 주변이 무대이다. 객승 싼뉴가 20년만에 이곳에 온다.  때마침 셴창이란 창녀가 남자들한테 쫓기다 구해주고 셴창을 통해 이 지방의 그간 사정을 듣는다. 농사철 가뭄이 심해 그걸 대비해 저수지를 만들었다. 그래서 그전보다 농사짓기가 수월해졌다고 하는데... 국청사에 다시 들려 옛분들과 인사하고, 한산스님을 찾는데 아직도 암자에서 수행중이고, 생불이라고 불린다 한다. 싼뉴가 머물며 조사한 바로는 이 저수지가 아곳 유지인 촨찐이 자기 돈을 들여 만들어 아무나 저수지의 물을 사용 못하게 했다. 게다가 국청사 주지와 결탁해 농민들의 노동력을 착취, 공양노동을 시켜 국청사를 살찌게 하고 부를 누리는 것이다. 싼뉴가 나서 주지도 만나고 촨찐도 만나 문제를 지적하자 일개 객승이 나설..

한국희곡 2024.12.31

에릭 시걸 '러브스토리'

올리버 베리트4세는 아이스하키를 좋아하는 평범한 청년으로  그의 재벌 아버지 베리트3세의 유일한 상속자이다.  제니퍼 카빌레리는 로드 아일랜드주의 제과점의 딸이며 재치가 넘친 여성이다. 올리버는 하버드 대학에서 가족의 사업을 물려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반면  제니퍼는 래드클리프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며 파리에서 유학을 준비 한다.  전공은 달랐지만, 올리버와 제니는 서로 즉시 가까와지고 데이트를 시작한다.  대학교를 졸업 하자마자 그 둘은 결혼하기로 결심하지만, 올리버 아버지는  반대하고 올리버는 그의 아버지와 의절을 한다.  올리버는 부모의 도움없이 결혼하고 같이 살지만 그의 하버드 법학대학원  학비를 내기 위해 맞벌이로 돈을 벌어 어려운 생활을 하게 된다.  올리버는 하버드 법학대학원을 우수한 성적..

외국희곡 2024.12.31

김태웅 '링링링링'

어느 날, 오래된 연인이 습관처럼 만난다. 남자는 이별을 꿈꾸며, 여자는 둘만의 아기를 꿈꾸며. 오늘, 둘의 만남은 처음부터 삐걱거린다. 남자는 사랑을 광기라 하는데 여자는 사랑을 축복이라 한다. 남자는 아기를 갖는 것은 죄악이라 말하지만 여자는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 우리의 삶이 다시 부활하는 거라 말한다. 둘의 대화가 계속될수록 모든 것이 어긋난다. 그래서 둘은 결국 헤어진다. 아니, 남자가 여자를 차버린다. 여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만 자신이 차였던 방식 그대로 그 사람을 차버린다. 그녀에게 차인 사람 역시 또 다른 이를 같은 방식으로 밀쳐낸다. 차고, 차이고, 차고, 차이고. 링링링링 - 돌고,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 반복되는 이별의 끝에서 그들은, 또 다른 ‘너’가 아닌 ‘나’ 자신을 만나게..

한국희곡 2024.12.31

고연옥 '일주일'

한 시골 동네에서 불량배로 낙인찍힌 세 소년 길수, 영배, 덕배는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특수강간치사사건의 용의자로 경찰에 구속되었다.첫날, 담당 조형사와 강형사는 주범이라고 짐작되는 길수를 심문한다.길수는 범행을 부인하지만 형사들은 사건이 일어나던 곳에 토끼덫을놓았다는 것과 평소 그의 행실을 들어 강하게 추궁한다.부모, 형제 없는 고아라는 것 때문에 동네에서 따돌림을 당했다고 생각한 길수는자신을 밀고한 동네 사람들에게 적의를 드러낸다.형사들은 길수의 내면의 분노와 거친 성장을 보면서 길수의 범행을 확신한다.둘째 날, 형사들은 길수와 함께 구속된 영배와 덕배 형제를 심문한다.형제는 첫날 심문 이후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계속 범행을 부인하는 형제들에게조형사는 길수와 사귀는 바람에 너희 신세가 망치게 생겼다며..

한국희곡 2024.12.30

공동 창작 '나야 친구야'

슬라이드를 통해 조합원의 수가 하나둘씩 줄어드는 것으로  주인공의 극적 갈등 상황이 그려진다. 성호전자의 풍물패원이며 열성조합원인 영선은 미숙을 찾아간다.  시장에서 김밥장사를 하는 미숙은 영선을 따스하게 맞이하고,  영선은 좋지 않은 임투상황과 소연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월요일 아침 청소시간. 영선, 미선의 지각으로 야기되는 주임과의 갈등,  소연과 영선의 눈빛은 그러나 옛날의 그것이 아니었다. 영선은 소연이 자신에게는 관심도 없다고 쏘아부치는데, 사우회에서 야유회를  간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소연과 영선은 사우회에서 가는 거라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모처럼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기대 를 안고  오랫만에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소연은 돈을 빌리려고 미숙을 찾아가지만 구하지 못한다.  수정이..

한국희곡 2024.12.30

미셸 드 겔데로데 '맹인들'

맹인 세 사람이 순례자의 노래를 부르며 등장한다. 서로 옷을 붙잡고 뭉쳐서 움직인다. 데 위뜨, 드 스트로, 덴 오가 그들이다. 그들의 목적지는 로마, 바티칸 교황 성전까지이다. 네덜란드 근방에서 출발해, 7주 째 움직여 로마 근처에 까지 온 것이다. 이 순례를 통해 그들의 죄를 용서받기 위함이다. 멀리서 성당의 종소리가 울리면서 그들은 로마에 온 것을 느낀다. 그러나 확실하진 않다. 사람들을 만나면 물어보겠지만 산길로 접어들어선지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낸게 멀리 메아리가 들리니 메아리한테 물어보자는 것. 그래서 셋이 모두 큰소리로 묻는다 그러자 대답하는 소리가 들린다. 람프리도. 늪지대 왕이다. 그는 이들이 이곳에서 몇주간 왔다갔다 헤매는 것을 보았고 그래서 이들을 도와주려는 것이다..

외국희곡 2024.12.29

윌리 러셀 '셜리 발렌타인' (모노드라마)

집에 들어 왔을 때 항상 찻잔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목요일 저녁에는 늘 고기 요리를먹어야하며 단 한시간의 오차도 없이 살아가는 남편은 일정한 삶의 틀에서 벗어나기를원치 않는다. 성장하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했던 아이들 또한자신들의 삶에만 관심이 있을 뿐 엄마의 존재를 인격적인 하나의 개체로 생각하지 않는다.가족 모두 냉장고나 세탁기가 늘상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주부도 당연히 그 자리에 있는것으로만 인정할 뿐 주부가 무엇을 꿈꾸며 무엇에 목말라 하는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우리의 주인공 셜리는 그래서 늘 벽앞에 앉아 벽이나 보고 얘기를 나누어야 한다.때로는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한 벽 넘어 낯선 세계는 두려움의 공간이요, 나하고..

외국희곡 2024.12.29

마당굿 '잠녀풀이'

[첫째 마당] 극은 바다에서 숨진 잠녀(潛女)들을 위한 ‘요왕[龍王]맞이’로 시작된다. 요왕맞이는 바다를 차지한 요왕을 맞이하여 축원하고, 바다에서 익사한 넋을 건져내 위무하여 저승으로 보내는 굿이다. 짚으로 익사자의 메치메장(인형)을 만들어 심방이 그것을 업고 바다에 들어가 감상기(신을 강림시키는 기(旗)로 대나무 가지에 종이기를 묶어 만든 것)를 양손에 들고 혼을 불러 그 인형에 주입시킨다. 그리고 메치메장을 풀어 눕혀 염습한다. 수의를 입히고 동심결을 놓고 진짜 시체 다루듯 한다. 그 다음 상여를 메고 행상을 하는데 굿의 제차에 없는 삽입 부분이다. 행상이 끝나면 시왕맞이 때와 마찬가지로 저승으로 보내는 길을 치워 닦는 질치기(신이 오는 길을 치워 닦는 의식)를 하고 혼을 부르고 원미권참하며 상복차..

한국희곡 2024.12.29

김정숙 '몽연'

여자는 어느 날 사랑을 잃고 혼자 남겨잔다.  그녀의 슬픔은 끝이 없고 그가 혹은 그녀의 사랑이 현실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란다. 그렇게 슬픔에 빠져있던 그녀는 어느 날 지쳐 잠이 들고 이내 꿈을 꾸게 된다. 그 꿈길에서 그녀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그를 만나게 된다. 여자는 꿈을 꾸면 그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그녀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하는 일은 잠을 자는 일이다.  매일 밤 잠을 청한다. 운이 좋은 날은 쉽게 잠들어 그녀가 보고 싶어 하던 그를 꿈길에서 금방 만나기도 하지만 또 어느 날은 그의 꿈은 꾸지 못하고 엉뚱한 꿈만 꾼다. 꿈속에서 만난 그는 그녀를 알아보긴 하지만 그녀를 보진 않는다. 그녀는 속이 단다. 얼마나 어렵게 꿈속에서 그를 만났는데 자신을 ..

한국희곡 2024.12.28

김성동 원작 엄인희 각색 '만다라'

출가 후 6년이 된 젊은 스님 법운은 아직도 연인 영주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구도의 길을 찾는다. 그 즈음 우연히 알게 된 승적도 없는 땡추승 지산을 통해큰 갈등과 번뇌를 받고 주체하지 못한다. 소주병이 떨어질 날이 없이 심지어 자살용 약까지 지니고 있으면서도 항상 허허대고 살아가는 지산. 어쩌면 그는 달관된 부처 같기도 하고 또 어쩌면 세속의 병든 잡놈 같기도 했다. 이런 둘의 영혼의 싸움이 아프게 벌어진 얼마 후 지산은 역시 그런 엉망의 모습으로 눈 속에서 숨을 거두고 있었다. 지산의 시신을 화장하고 법운은 영주와 어머니를 찾아본다. 그리고 지산이 못 잊어한 옥순을 만난 뒤, 세속의 모든 인연이 덧없음을 확인한 법운은 다시 고행의 길을 떠난다.   원작은 1979년 발표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김..

한국희곡 2024.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