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외수 '개미귀신'

clint 2025. 1. 28. 09:27

 

 

신의 저주를 받았는지 말더듬이에, 절름발이인 삼촌.
가족들이 마련해준 화실에서 먹고 자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다
언젠간 개미귀신처럼 날개를 달아 마음껏 하늘을 유영하는 명주잠자리가 
될 것이라 꿈꾸며 신으로부터 유일하게 받은 그림에 대한 정열과 재질을 
가지고 그림을 그린다. 자신이 처한 모습을 그리듯이 폐인, 죽어자빠진 시체들과 

그 안에 득시글거리는 구더기를 화폭에 담는다. 
어느 날 나른한듯 퇴폐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예쁜 여자가 화실을 찾는다.  
그는 관심사가 바뀌어 여자에게로 옮겨져 가는데...
여자 역시 이 화가의 그림과 재능이 맘에 드는지 3일간격으로 방문하고...
어느 날 집에도 안 가고 삼촌과 동침한다. 
그리고 여자는 얼마 후 결혼한다는 편지를 보내고 사라진다. 
삼촌은 방황하고 그녀를 저주하며 3년을 폐인처럼 고행을 하다가
다시 화실로 돌아온다. 그리고 어떤 영감을 얻은듯
그때부터 작품에 몰두한다. 그리고 작품을 완성한다.
"아!" 탄성 이상으로 그 그림을 표현하기란 불가능한 도저히 사람의 손으로 

그려놓은 그림이 아닌 실물보다 더 사실적이었으며 현실보다 더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그림 밑에 삼촌의 시신. 

결국 단 한점의 인생역작을 끝으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이 작품은 이외수의 단편 '개미귀신'을 희곡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양국승 각색) 

소설의 내용에 크게 벗어나지 않고 공연할 수 있도록 각색했다. 

화실을 무대로 조카를 화자로 내세워 극중에 등장하고, 또한 내레이터 역할을 하도록 했다. 

마지막 부분이 조금 틀리는데, 소설에선 조카가 여자를 수소문해 찾아가서
그녀의 딸이 한쪽 눈이 이상한 것(삼촌의 저주)와 삼촌 자신의 아이일지 모르는 여운을 

남기는데, 희곡본에는 여자가 꿈에 삼촌이 불러서 화실로 찾아온 것으로 바뀐다. 

그리고 삼촌의 유작을 보고 감격하여 자신도 따라 바닥에 떨어진

주사기와 약병을 집어 주사하고 삼촌을 따라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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