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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근 '이웃집 발명가'

어느 날, 블랙이라는 개와 함께 사는 발명가 공동식 박사는 자신의 새 발명품을 선보이기 위해 이웃 사람들을 초대한다. 하지만 정작 찾아온 이웃은 새로 이사 온 로즈밀러라는 여성뿐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선보인 발명품은 ‘어둠’이다. 한낮에도 주변의 빛을 모두 흡수하여 칠흑 같은 어둠을 만들어주는 어둠 제조기를 발명한 것이다. 어둠을 발명하다니! 정말 기발한 상상력이라고 찬탄을 금하지 않는 순간, 박사 역시 로즈밀러로부터 찬사를 받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로즈밀러의 반응은 전혀 뜻밖이다. “왜 이런 걸 발명하세요?"왜 이런 걸 발명하느냐고? 이 한 줄의 질문이 바로 연극 이웃집 발명가>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독특하고 재밌는 발명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박사의 가치관과, 도덕적이고 실용적인 ..

한국희곡 2024.10.23

마누엘 푸익 '거미 여인의 키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빌라 데보토 감옥 안의 작은 감방.자신을 여자라고 믿고 있는 ‘몰리나’와 반정부주의자 정치범 ‘발렌틴’ 두 사람이 수감되어 있다.독재 정권에 대한 저항을 최고의 이상으로 여기는 발렌틴은정치, 사상, 이념에 전혀 관심 없이 소극적이고 현실도피적인 몰리나를 적대한다.몰리나 역시 차갑고 이성적이며 냉혈한 같은 발렌틴을 이해할 수 없다.몰리나는 감옥 생활의 따분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렌틴에게 영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발렌틴은 탐탁지 않아 했지만 감옥에서의 하루하루가 지나갈수록 몰리나의 영화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어가게 된다.한편, 몰리나는 자신의 가석방을 조건으로 감옥 소장으로부터 발렌틴에게 반정부 조직에 관한 정보를 캐내라는 압박을 받는다. 그러나 감옥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

외국희곡 2024.10.23

박조열 '소식'

한 도둑이 어느 그믐 밤에 밤일을 나간다. 어느 집 앞에서 한 할머니를 만나는데 혹시 김용팔씨 집을 찾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다고 하자 간밤의 꿈에 파병으로 월남에 간 손자의 친구가 찾아온다는 꿈을 꾸었다고 하며 반갑게 도둑을 맞는다. 이래서 그 할머니의 집에서 손자의 월남 소식을 꾸며대며 할머니의 기분을 맞혀주다가 그런 포근한 가정과 정에 끌려 밤이 늦었고 추우니 밤새 월남 얘기나 들려 달라는 할머니의 청을 거절할 수 없어 묵게 되는데 그 용팔이 누이동생 얘기로 번져 이튿날 선까지 보게 될 상황이다. 결국 새벽녘 할머니가 잠들었을 때 집을 빠져 나오는 도둑은 그 후 용팔이에게 편지를 써서 그날의 상황과 할머니의 소망을 전해준다. 작가가 1969년에 발표한 은 단막이지만, 황량한 삶을 살아온 도둑이 ..

한국희곡 2024.10.22

페터 한트케 작 김성구 구성 침묵극 '카스파'

1828년 어느 날 뉴른베르크의 성문앞 보도 위에어떻게 움직여야 좋을지 몰라 쩔쩔매며, 말을 할 줄 몰라 자신의 출생에 관한 최소한의 내용이 적혀있는 쪽지를 들고 온 한 젊은 사람이 나타났다. 市는 그 청년의 형편을 알고  그를 교육하도록 한 고교교사에게 이양하였다. 그가 말을 배워 말을 하기 시작하자 그의 기억을 비추어볼 때 그는 어두운 동굴에 잡혀 물과 빵으로 연명해 왔음이 밝혀졌다. 그는 걸음도 못배웠고 말도 못배웠으며 햇볕 구경을 못한채, 다만 인색하게 그를 돌봐주는 문지기 외에는 세상과 하등의 접촉도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성년이 되는 나이에 이르기까지 인위적으로 한살박이 어린애 상태로 존속되어 오다가 갑자기 세상에 넘겨지게 되자짧은 기간에 젊음과 유년기의 생활체험을 동시에 치루어야 하..

외국희곡 2024.10.22

윤대성 '제국의 광대들'

1장/ 프롤로그무대는 서울 현재다. 배낭여행 중 사귄 일본 여대생 노리꼬를 서울로 초청한 대학생 혁재는 서울 번화가 압구정동의 풍경을 소개하며 즐긴다. 거리에서 일본말 잘하는 젊은이도 많고 일식집, 일본책이 보편화 되있는 데다 젊은이들의 옷차람 등이 너무나 일본과 똑같은데 놀란다. 한편 일본문화원 앞에서 망언 규탄 데모를 하며 일본을 격렬하게 비난하는 시위 군중을 본다. 노리꼬는 이런 이중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더구나 노리꼬는 동양을 서구 문명화 시킨점 만을 강조할 뿐이다. 노리꼬의 의문에 대해 혁재는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한다. 자신의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 둘은 한일 문제를 공동관심사로 연구할 스터디그룹을 만들기로 한다. 그 첫 과제로 독립기념관을 방문하기로 한다. 2장/ 독립기..

한국희곡 2024.10.21

김래임 '증발한 남자'

12년 전, 갑자기 사라져버린 남편을 찾던 정임. 남편의 마지막 흔적이라도 찾고자 유품정리사 일을 시작한다. 그렇게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어느날, '정임'은 암으로 생을 마감한 한 남자의 집을 정리하게 된다. 어딘가 익숙하고도 낯선 느낌의 집안. 그곳을 정리하다 책상 위에 놓인 한 일기장을 발견한다.  그 남자의 일기를 읽으며, 한 사람의 인생을 엿보게 되는데... 그 남자는 바로 그렇게 찾던 남편 윤호승이었다. '정임'은 남편 증발을 이해할 수 있을까? 가족을 먹여살릴 돈을 벌기 위해 보험왕이 되려고 했고,  그러기 위해 동료의 계약을 가로챈 호승.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자기가 번 돈을 유족에게 전달해주는 것은 일견 책임감 있는  행동이겠으나 그렇다고 가족에게 한 마디 상의 없이 증발하는 것이..

한국희곡 2024.10.21

정영욱 '토우'

등장인물은 어머니와 세 딸. 어머니는 일찍 남편을 바다에 빼앗기자 그 불행은 자연의 인과응보로 믿는다. 태어날 때부터 소아마비에다 세 살 어린아이의 지능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정신지체아인 첫째 딸 해영이 죽은 이후로는 매일 해영의 사진 앞에 향을 피운다. 둘째 민영은 해영의 그늘을 안고 어둡게 자기 안으로 갇혀 들어갈 뿐만 아니라 엄마의 행동을 못 견뎌 한다. 그리고 마침내 가족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한다. 사실상 이 극의 주인공이다. 셋째 수영은 불안한 가족형태를 오히려 언니보다 더 이해하려하며 민영을 원망한다.불행의 씨앗은 민영의 결혼식을 계기로 찾아온다. 결혼식 전날 해영이 흙 인형을 안고 자다 민영의 웨딩드레스에 진흙꽃을 피우고 만다. 이에 민영은 모자란 언니를 부정하게 되고, 그런 자신을 원망하..

한국희곡 2024.10.21

뮤지컬 '샘'

변기 3개가 객석을 향하고 있는 여자 화장실. 변비녀가  바람난 남자에게 버림 받은 실연의 아픔을 못 이겨 자살하려고 한다.  변기를 뜯어가려 여 화장실에 침입한 자칭 미술품 수집가인 변기도둑이변비녀의 사정을 알고는 돕자고 나선다.  이 와중에 설사녀가 등장해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폭탄 같은 설사를  해대는데, 아뿔싸 그만 좌변기에 엉덩이가 끼여 버린다.  변기도둑과 변비녀가 힘을 합쳐 설사녀를 변기에서 빼내려 하지만  꽉 낀 엉덩이는 꿈쩍도 안한다. 2012 창작뮤지컬 대상 수상한 이 작품의 제목은 프랑스 화가 마르셀 뒤샹이 ‘샘(fountain)’이란 제목 아래 변기를 예술품으로 둔갑시킨 것에 착안했다고 한다. 주제는 변기도둑이 어린 시절 만난 변기요정의 노랫말에 함축돼 있다. “삶이란 평생 똥오줌을 ..

한국희곡 2024.10.20

앙드레 루생 '자케 가문의 임신소동'

프랑스 보건부장관인 살르 자케와 그의 가족이 있다.  부인인 오림프 자케, 아들 조르주. 딸 애니가 있다. 게다가 근처에 자케의 부친이 살고 있고, 여동생 살롯이 모신다.    어느 날 부인 오림프가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딸에게 털어놓는다.  그녀의 남편이 낙태 합법화 계획에 반대하는 법안을 가지고 있기에  임신 소식은 오림프를 더욱 화나게 한다.  국회에서 그 불법 낙태 금지법안을 관철하고 돌아온 남편 자케는  그의 아들 조르주로부터 그의 개인 비서 나타샤가 조르주의 애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자케는 자신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아내로부터 알기 전이기에 조르주를 강하게 비난한다. 새로운 아이의 탄생이 그의 정치 경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여,  그는 그가 싸웠던 불법낙태를 고..

외국희곡 2024.10.20

김원 '칼슘의 맛!'

먼-, 아주 먼 미래. 환경파괴로 말미암아인간이 먹을 수 있는 모든 육류와 야채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만다.어쩔 수 없이 지구의 인간들은 식품과학개발이 만들어낸조잡스런 인공식품을 먹으며 바퀴벌레처럼 목숨을 연명하게 된다.인공식품을 개발하는 한 회사의 개발실.새로운 직원을 뽑는다는 광고를 보고한 청년이 찾아오게 되는데….. 완전한 환경파괴로 과학기술에만 의존해 살아가는 미래의 시대를 배경으로 환경 파괴, 인간성 파괴라는 주제를 별난 유머와 슬랩스틱 코미디로 구성한 작품이다.   은 극단 이름대로 뚱딴지 같은 이야기다.그런데 어서 많이 본 뚱딴지라서 그렇게 신선하진 않다.특히 이런저런 만화의 장면들을 떠올리게 한다.‘인간 위주의 이기적인 문명 비판’이 주제라고 한다.미래 사회의 인공식품을 다룬다. 자연 파괴..

한국희곡 2024.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