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둑이 어느 그믐 밤에 밤일을 나간다. 어느 집 앞에서 한 할머니를 만나는데 혹시 김용팔씨 집을 찾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다고 하자 간밤의 꿈에 파병으로 월남에 간 손자의 친구가 찾아온다는 꿈을 꾸었다고 하며 반갑게 도둑을 맞는다. 이래서 그 할머니의 집에서 손자의 월남 소식을 꾸며대며 할머니의 기분을 맞혀주다가 그런 포근한 가정과 정에 끌려 밤이 늦었고 추우니 밤새 월남 얘기나 들려 달라는 할머니의 청을 거절할 수 없어 묵게 되는데 그 용팔이 누이동생 얘기로 번져 이튿날 선까지 보게 될 상황이다. 결국 새벽녘 할머니가 잠들었을 때 집을 빠져 나오는 도둑은 그 후 용팔이에게 편지를 써서 그날의 상황과 할머니의 소망을 전해준다. 작가가 1969년에 발표한 은 단막이지만, 황량한 삶을 살아온 도둑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