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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진 '모든'

랑은 오늘로 열다섯 살이 되었다.  ‘라이제노카 소속 직원들과 그 가족만 거주할 수 있는  핵심인류 잔존구역’인 A구역에서 자신을 ‘엄마’ 대신 중립적인 이름으로  불러 달라고 말하는 ‘생물학적 엄마’ 미무와 살고 있다.  랑은 인간의 도시를 돔으로 구획하여 보호하는 초인공지능 라이카  덕분에 지극히 안온한 삶을 살아간다.  라이카는 책을 들려주고, 사용자의 실시간 신체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통증을 제어하여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돕고,  모든 면에서 완벽한 식사 키트를 제공한다.  오류를 최소화하고 우연을 통제한다.  랑은 바로 이 라이카가 키운 아이로 오후에 라이카와의 커넥팅 시술만  받고 나면 ‘두 글자 이름’을 갖는 ‘생산가능인구’가 된다. 라이카를 위한  활동을 시작해 A구역에 기여하는..

한국희곡 2024.10.04

장소현 '김치국씨 환장하다'

김치국씨는 6·25전쟁 직후 38선을 넘어와 온갖 고생을 하며 김밥 집 사장으로 자수성가한다. 어느 날 신문을 읽다가 자신이 18억 원이라는 큰돈을 북한동포돕기기금으로 적십자사에 기증했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지독한 자린고비인 김치국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통장에서전 재산이 빠져나갔다는 사실에 황당해 하는데,...이때 방송국 기자들이 들이닥치고 그는 자기 뜻과는 상관없이 선량한 시민의 표상으로 떠오른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텔레비전 토크쇼에 나와 자기 노릇을 한다는 사실에 황당해 하는 그를 수사기관은 '국민의 영웅 기대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려 한 남파공작원'으로 몰아세운다. 우여곡절 끝에 자칭 김치국이라는 제3의 인물이 체포되고 그 둘은 대질 신문을 하게 되지만.... 문제는 둘이 너무 똑같이 생..

한국희곡 2024.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