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 뒤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남자는 뛰었다. 얼떨결에. 또 다른 누군가가 남자의 뒷덜미를 잡아챘다. 그는 남자의 오른손에 수갑 한쪽을 채운 후 다른 쪽을 주차장 자바라 문에 걸었다. "뭐지?" 남자는 뜨거운 한여름 태양이 이글거리는 주택가 골목의 단독주택 주차장 자바라문에 묶여버렸다. 영문도 모른 채. 졸지에. 남자는 궁금하다. "왜 나한테 이러는 거지? 왜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거지? 왜? 왜? 왜!!" 연극 '수갑 찬 남자'는 어느 날 아침 영문도 모른 채 수갑에 채워져 주차장 자바라 문에 묶이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로, 현대인이 처한 아이러니하고 부조리한 상황에 대해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김희진 작가의 단편소설 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소설 는 “수갑은 차가웠다.”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