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74

김혜린 뮤지컬 '불의 검'

[1막] 고대, 청동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넘어가는 시기의 중북부 아시아. 강철검의 비법을 캐러 포타하라무렌(카르마키의 신궁)으로 잠입했던 아무르의 전사대 수장 가라한 아사는 카르마키군에 쫓기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기억을 잃는다. 아무르의 야철장 큰마로의 딸 아라에 의해 발견된 가라한. 큰마로와 마을 사람들은 철검을 든 이 낯선 사내를 카라마키인으로 오해하여 죽이려 한다. 그러나 아라의 재치와 보호로 살아남게 된 가라한은 아라와 사랑에 빠지게 되며 아라로부터 산마로라는 이름을 얻는다. 산마로와 마을청년들이 철광석을 찾으로 간 사이, 아무르의 야장 잔당을 소탕하기 위해 카르마키군이 침입한다. 마을은 아수라장이 되며 카르마키의 야장 귀족 ‘수하이바토로’는 아라의 아버지 큰마로를 무참하게 죽이고 그녀를 데리고 ..

한국희곡 2024.03.14

나이토 히로노리 '심야의 가면'

고교를 졸업하고 판매회사에 취직한 이따로는 펜팔 여자 친구인 하루꼬에게 거짓말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남자다. 그는 상대에게 진실한 자신을 알리고 싶어서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모든 진실을 적은 편지를 하루코에게 전하려 한다. 화사에서 연수교육을 선배들과 선생으로 부터 받는데, 그런데, 물건을 팔기 위해 거짓말하는 걸 가르치는 사람들의 눈에는 진실의 가면을 쓴 이따로야 말로 거짓말의 천재인 것이다. 이따로는 그들과 싸운다. 진실과 거짓, 선과 악, 그 현실에 존재하는 양면성과의 싸움 속에서 이따로와 하루꼬의 진실에의 사랑이 시작된다. '나'라고 하는 주제의 붕괴가 이 작품의 주제라 하겠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벗기려 해도 벗을 수 없는 무수한 가면을 쓰고 있다. 배우가 쓴 하얀 가면을 벗기면 무수한 가면이..

외국희곡 2024.03.14

김원 '만선'

해 뜨는 동해에 떠 있는 통통배 한 척, 배 위엔 한 가족이 밧줄에 묶여 서로 이어져 있다. 치매 걸려 자주 정신이 자유로워지는 노인, 튼튼한 의족으로 거침없이 발길질 하는 아비, 가족보다 하느님 아빠를 더 사랑하는 어미, 가족의 생계를 위해 비리경찰로 거듭난 아들, 방에 처박혀 공상과 책에 빠져 지내던 지체장애 딸, 이 수상한 가족은 아들의 비리가 발각되자 죽을 결심을 한다. 드넓은 바다에 몸을 던지고자 배까지 훔쳐 타고 바다로 나오지만, 비장한 각오와는 다르게 유치한 싸움에 총질까지 하며 시간만 보낼 뿐 도무지 죽을 생각은 하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최후의 만찬으로 먹은 회 때문에 단체로 배탈에 시달린다. 크고 작은 소동도 아들의 유서와 함께 막을 내리고, 최후의 순간에 이들은 그 동안의 속내를 서로에..

한국희곡 2024.03.14

박채규 '장날'

가장 남편을 중심으로 장돌뱅이 부부가 장터에 판을 푼다. 남편은 모인 사람들에게 가족의 이력과 인생살이를 노래를 곁들여 설명한다. 그는 과거 사당패에서 줄을 탔던 여인 ‘얼음산’의 아들로 태어난다. 어머니인 얼음산은 애비도 모르는 사내아이를 낳는다. 애비 없는 자식을 낳은 얼음산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먹지 못해 부앙이 든 채 줄을 타다 실수로 떨어져 죽고, 사내는 천애고아가 된다. 천애고아가 된 사내는 어린시절 사당패에서 자란 뒤,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유랑극단의 단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는 어머니, 타고난 줄꾼 얼음산으로부터 이어받은 특유의 끼로 인기 있는 광대로자리를 잡는다. 사내는 유랑극단에서 막간 3류 가수인 지금의 아내와 눈이 맞아 부부의 연을 맺게 되고 사내의 재능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

한국희곡 2024.03.13

차근호 '회수조'

국가가 공인한 채권추심원들. 이들을 “회수조”라고 부른다. 가까운 미래 한국은 초고령사회에, 저출산으로 인구절벽 상태에 이른다. 국가는 부족한 인구를 채우기 위해 외국인 이민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이러한 이민 정책으로 한국에서 외국인 공무원, 교사, 군인을 보는 것은 일상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세계를 강타하는 자연재해가 발생한다. 태양 흑점이 폭발하면서 지자기폭풍이 지구를 강타한 것. 이 지자기폭풍은 강력한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전기를 사용하는 교통, 통신, 컴퓨터, 공장 기기를 파괴한다. 무엇보다 은행들의 컴퓨터가 파괴되어 데이터가 손상되면서 은행에 예금했던 사람들은 모두 무일푼이 된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은행 데이터는 사람들의 채무기록이다. 국가는 라는 이름으로 모든 은행을 국유화하고 채무기록이 ..

한국희곡 2024.03.13

대프니 뒤 모리에 '레베카'

평범하고 수줍음 잘 타는 '나(이히)'는 반 호퍼 부인의 말벗 겸 비서로 일하다가, 아내를 잃은 신사 맥심을 만나 몬테 카를로에서 사랑에 빠진다. 맥심은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 청혼을 하고, '나'는 아직 전처 레베카를 잃은 슬픔에 다소 불안정해보이는 맥심과 결혼 후 그가 소유한 대저택 '맨덜리'에 입성한다. 아름답지만 음산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대저택 ‘맨덜리’는 죽은 레베카가 마치 살아 숨쉬고 있는 것처럼 레베카에게 깊게 물들어 있었다. 집사 댄버스 부인마저 시종일관 무표정함을 유지하며 경계심을 드러내 '나'를 노이로제 상태로 몰아간다. 하지만 남편 맥심은 자신의 심적 고통 때문에 미처 부인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며, 파티에서 일어난 사건을 계기로 그들 부부의 결혼 생활은 위기를 맞이하..

외국희곡 2024.03.12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카톨릭 재단의 무료 병원, 602호의 붙박이 환자 최병호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는 척추마비로 인해 휠체어에 의지해야만 움직일 수 있고 병원 바깥에는 차도 다니기 어려울 만큼의 눈이 쌓여 있다. 그리고 그는 연말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부금을 받는 데 일조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띠고 있다. 인터뷰는 당장 코앞으로 닥쳐왔고 새로운 병원장 베드로는 있을 수 없는 상황에 당혹 해한다. 베드로는 최병호가 병원 내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던 것과 같은 병실의 정숙자, 이길례 환자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에 주목하고 정숙자와 이길례, 그들의 담당의인 닥터 리, 병실 키퍼인 김정연을 차례로 만나 최병호의 행적을 추적하는데… 과연, 아무데도 갈 수 없는? 최병호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모두가 잠든 사이에? 의사..

한국희곡 2024.03.12

신경숙 원작 극본 고연옥 '엄마를 부탁해'

복잡한 인파들로 붐비는 서울역. 엄마를 잃어버린 가족들의 다급한 마음은 점점 불안해진다. 신문광고를 내고, 전단지를 붙이며 엄마의 행방을 쫓아다녀보지만 엄마는 좀처럼 찾을 길이 없다. 새삼스레 엄마에 대한 기억들을 되짚어 보며 가족들은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에서 새로운 사실들을 하나 둘 발견하게 된다. 언제나 그 자리에 말없이 희생으로 존재하던 엄마, 병을 앓던 엄마의 고통에 무관심하기만 했던 가족들은 이기적인 이유로 엄마 혹은 아내를 필요로 했던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엄마를 부탁해'는 작가 신경숙이 2008년 11월 5일 창비에서 발간된 장편소설로,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었다. 기차역에서 자식의 집에 가려다 남편의 손을 놓쳐 ..

한국희곡 2024.03.12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1962년 6월.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미국 볼티모어, 트레이시는 최신유행으로 부풀린 머리에 덩치가 큰 뚱뚱한 몸매를 지닌 10대 소녀로 춤추기를 좋아하는 밝은 소녀이다. 그녀는 WZZT사의 TV 프로그램인 를 좋아해, 수줍음 많은 친구 페니와 방과후 이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집으로 달려간다. 트레이시의 엄마 ‘에드나’는 큰 덩치를 가진 인물로 가정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세탁일을 하는 성실한 여자이다. 에서, 이 지역의 여왕은 완벽한 외모를 지닌 ‘엠버 본 터슬’ (공교롭게도 그녀의 엄마 ‘벨마’는 이 쇼를 제작자)이다. ‘초강력 헤어스프레이’사의 후원으로 전국 프라임 타임에 방송될 의 대규모 호화 라이브 쇼에 대해 사람들은 모두 흥미로워 한다. 이 쇼에서 가장 높은 인기 투표를 받은 소녀는 “미스 틴..

외국희곡 2024.03.11

최인석 '용마여 오라'

이 작품은 극단 민예극장 제86회 공연으로 예정되었으나 1984년 심의에서 반려되어 공연이 안 된 작품이다. 아기장수 우투리 설화를 현재에 빗대어 1980년대 초(제5공화국)의 부패와 부조리를 고발한 이 작품은 아직까지 공연이 안 된 작품으로 남아있다. 배우들은 탈을 쓰고 들어와 한바탕 춤을 춘 후, 관객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배우들은 일제강점기에 해괴하게 태어난 한길우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는 양쪽 겨드랑이에 날개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해방이 되고 곧 이승만이 정권을 잡는다. 한길우는 자랄수록 기운이 장사가 되고 불의를 볼 때마다 양쪽 겨드랑이가 아프다. 그는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역도 선수가 된다. 그리고 올림픽에서 일본 선수를 제치고 금메달을 딴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축하객의 발에 치여..

한국희곡 2024.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