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남편을 중심으로 장돌뱅이 부부가 장터에 판을 푼다.
남편은 모인 사람들에게 가족의 이력과 인생살이를 노래를 곁들여 설명한다.
그는 과거 사당패에서 줄을 탔던 여인 ‘얼음산’의 아들로 태어난다.
어머니인 얼음산은 애비도 모르는 사내아이를 낳는다.
애비 없는 자식을 낳은 얼음산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먹지 못해 부앙이 든 채 줄을 타다 실수로 떨어져 죽고,
사내는 천애고아가 된다. 천애고아가 된 사내는 어린시절 사당패에서 자란 뒤,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유랑극단의 단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는 어머니, 타고난 줄꾼 얼음산으로부터 이어받은 특유의 끼로
인기 있는 광대로자리를 잡는다.
사내는 유랑극단에서 막간 3류 가수인 지금의 아내와 눈이 맞아
부부의 연을 맺게 되고 사내의 재능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무성영화시절 활동사진 변사로 탈바꿈하며 화려한 장날을 맞이한다.
시대의 변천으로 활동사진 변사가 인기를 잃자,
사내는 유랑극단 출신의 막간 가수인 아내를 앞세우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터를 찾아다니며 자신의 인생연유가
광대의 핏줄임을 보여준다.
가짜 약장수와 사당패 줄타기꾼 얼음산, 활동사진 변사, 막간 가수,
장돌뱅이 부부로 분장한 이들은 험난한 세파를 헤쳐나가는 참모습과 함께
세태의 어지러움을 꼬집고, 부정하고 각박해진 메마른 세상의 인심을
향해 질책한다.... 해가 뉘엇 뉘엇 지는 시간, 이들 가족은 다시 열릴
대목 장의 희망을 품고 다시 짐을 꾸린다.
연극 “장날”은 시골장터를 떠도는 광대와 유랑극단 가수 출신 장사꾼 부부의 인생유전을 엮은 연극으로, 지난 86년 3월 포항시민회관에서 초연된 이후 전국방방곡곡을 두루 누비며 한국 연극 사상 최다 공연 횟수(18년 간 3800회 이상)를기록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포스터와 공연소개 전단을 영어와 일어를 혼용하여 제작하고 대사에 어느 장터이든 그 장터의 유래 및 에피소드 등을 적절히 삽입하는 등 노력으로 전국 장터의 초청을 받았고 국내외 관광객은 물론 한국의 전통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가족단위의 관객을 위해 새로운 기획과 연출 보완을 거듭했다. 장터에서 마당극을 하든, 극장에서 공연을 하든 많은 관객을 불러모아 즐거운 장터 공연을 벌인다.
즉, 기존의 작품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였고 일방적으로 배우들만의 연기를 객석에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관객과 주고받는 즉흥적인 대화를 통해 ‘열려진 무대, 화합의 무대, 관객과 연기자가 한데 어우러지는 무대’를 만드는데 공을 들였다.
“인사동 장날”의 시끌벅적한 풍요로움은 곧 우리의 잃어버린 고향의 마음임을 인식시켜주며 장날과 인생, 파장과 이별 그리고 새로운 만남의 장을 찾아 나서는 떠돌이 광대 가족의 애틋한 희망이 담겨져 있다. 또한 관객과의 주고 받는 즉흥적인 대화를 통해 열려진 무대, 화합의 무대, 관객과 연희자가 한데 어우러지는 무대를 만들고, 대목 장날의 시끌벅적한 풍요로움은 곧 우리들의 잃어버린 고행의 마음임을 인식시켜 준다. 장날과 인생, ,파장과 이별 그리고 새로운 만남의 장을 찾아나서는 떠돌이 광대부부의 애틋한 희망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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