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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기 '방범비 내셨나요?'

어느 날 밤 깊은 시간에 국민보호위원회 직원 2명이 김상호의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한다. 그 다음날 저녁 늦은 시각, 상호의 사무실, 상호의 죽마고우인 조 강사, 시의원을 출마하려는 중국 음식점 경영자 최 대포, 그의 친구이며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정 사장 등이 모처럼 모여 포커를 치고 있다. 집권당의 비리를 글로 쓴 일로 집권당 대통령 후보 측근들에게 이틀째 불려갔던 김상호가 지칠 대로 지친 모습으로 들어선다. 이 자리에 상호가 친구 조진영에게, 평소에 자주 얘기했던 연변에 사는 숙자라는 여자가 그날 오후에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여당 대권후보 측근들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호출당하여 협조를 강요당하는 등의 일로 숙자를 마중 나가지 못했다고 얘기한다. 한편, 상호를 10년 간이나 사모해온 미스 박..

한국희곡 2024.03.08

해롤드 핀터 '일종의 알래스카'

오랜 잠에서 깨어난 40대 중반의 여자, 데보라. 데보라는 지난 30여년의 과거에 대한 기억이 없다. 그녀는 수면병 환자로 수십년간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진실 여부를 알 수 없는 수많은 정보들만이 그녀의 눈앞에 있다. 오랫동안 데보라를 보살펴 온 의사 혼비와 그의 아내가 된 데보라의 여동생 폴라인은 데보라에게 그간 일들을 알려주려 애쓰지만 데보라에게는 그녀 앞의 모든 것이 너무나 낯설다. 데보라에게는 혼비나 폴라인과 공유한 기억들이 없기 때문에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 혼비는 데보라에게 29년 동안 ‘일종의 알래스카’에 떠나 있었다고 말한다. 상당히 먼, 전혀 낯선 땅. 하지만 데보라에게 29년이라는 잠들어 있던 과거도, 그녀 눈앞의 현재도 모두 ‘일종의 알래스카’이다. 는 1..

외국희곡 202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