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3 2

문정연 '황천기담'

황천 강가. 온갖 죽은 것들이 모이는 곳. 눈앞엔 다만 황천강이 흐른다. 벽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책장이다. 책은 빼곡하게 꽂혀 있다. 온갖 인간들의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운명이 적힌 인간들의 운명책이다. 남자는 오늘도 황천강의 선녀를 유혹해 운명이야기를 읽어 달라 조른다. 남자는 살아있는 인간이라 저승의 운명책을 읽지 못한다. 죽은 후에나 알게 될 온갖 운명이야기를 듣는, 살아있는 이 남자는 그 이야기를 세상에 팔아 살아가는 3류소설가다. 그러나 남자의 진짜 관심은 언제나 하나, 바로 자신의 운명이다. 선녀는 기어코 본인의 운명을 알고자 하는 살아있는 인간의 욕망을 비웃으면서도 남자와 놀아나는 것이 흥겨워 못 이기는 척 남자의 운명을 읽어주는데... 황천강 수레꾼이 오늘도 죽은 인간을 싣고 황천강가로 ..

한국희곡 2024.03.23

따찌아나 까찐스까야 '두 사람을 위한 만찬'

여인은 한적하고 인적이 드문 곳에 혼자 산다. 그러던 어느 날 중년의 남자가 전단지를 들고 적혀있는 주소가 이 집이 맞느냐며 그들의 대화는 시작된다. 전단지 속 광고는 경비를 구한다는 것이다. 이 연극에서 여인은 경계심이 매우 많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화를 하면서 자기를 드러내기 바쁘다. 경비를 본인이 구한다고 광고를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글쎄.. 그 광고를 누가 냈나?’ 하며 능청피우고 경계하는 걸 볼 수 있다. 이 남자는 무뚝뚝하기 그지없고, 여인은 그에 대한 경계심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지만 끝내 그를 고용함으로써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인의 성격은 매우 여리고 경계심이 많다. 또 한편으로 외로움을 많이 탄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를 경계하면서 식탁에 둘이 나란히 앉아 차를 마시며 대화..

외국희곡 2024.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