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 강가. 온갖 죽은 것들이 모이는 곳. 눈앞엔 다만 황천강이 흐른다. 벽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책장이다. 책은 빼곡하게 꽂혀 있다. 온갖 인간들의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운명이 적힌 인간들의 운명책이다. 남자는 오늘도 황천강의 선녀를 유혹해 운명이야기를 읽어 달라 조른다. 남자는 살아있는 인간이라 저승의 운명책을 읽지 못한다. 죽은 후에나 알게 될 온갖 운명이야기를 듣는, 살아있는 이 남자는 그 이야기를 세상에 팔아 살아가는 3류소설가다. 그러나 남자의 진짜 관심은 언제나 하나, 바로 자신의 운명이다. 선녀는 기어코 본인의 운명을 알고자 하는 살아있는 인간의 욕망을 비웃으면서도 남자와 놀아나는 것이 흥겨워 못 이기는 척 남자의 운명을 읽어주는데... 황천강 수레꾼이 오늘도 죽은 인간을 싣고 황천강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