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74

김순영 '언제나 늘 함께'

5월의 어느 하루. 서울 근교의 요양원 병실에서 장수인(52세)은 간병인으로 박수희(43세)를 면접하고 있다. 장수인은 무척 세련되고 매력 있는 미대교수로 후줄근한 차림에 사투리를 쓰는 박선희와는 대비되는 사람이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버지 장인호(83세)의 간병인을 구하지 못해 박선희에게 꽤 많은 수고료를 제의하며 거의 부탁을 하는 상황이다. 박선희는 이혼녀로 고3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성격이 괴팍하고 간병하기 힘들다는 장인호의 간병인 면접에 어느 정도 각오하고 와있었다. 장수인은 장인호의 성격이나 행동을 좋게 말을 하고 박선희는 다른 간병인들 사이에서 들은 사건, 사고들을 물어보지만 돈이 급한지라 간병인직을 수락한다. 설마 죽이기야 하겠냐는 심정으로. 다음 날 굳은 결심을 하고 장인호의..

한국희곡 2024.03.28

김예기 '짜장면'

사람 좋은 표정으로 화낼 일에도 그저 웃어넘기는 나성각의 주인 나 사장. 전영록을 우상으로 가수의 꿈을 가진 철없어 보이는 배달원 만제. 그들 앞에 어느 날, 위층 오봉다방으로 미란이 사채업자로부터 팔아넘겨지며, 큰 문제없던 그들 간의 생활에 사건의 기운이 스며든다. 사채업자보다 더 험악하고 악랄하던 박 형사. 사채업자 건달들과 비열한 박 형사로부터 나 사장을 비롯해 만제, 다방 마담과 여종업원들이 머리채를 잡히며 짓밟히고, 온갖 폭력을 당하는데... 그런 폭력에도 아무 대항도 하지 못하고 더한 보복을 걱정하는 모습. 이면에 숨겨진 그때의 시대상은 아닐 런지... 어쩜 지금도 우리가 모르는 곳에선 비슷한 일이 있을지도.. 이런 중에 미란을 향한 만제의 진심어린 마음이 보이며 감동을 준다. 미란을 보호할 ..

한국희곡 2024.03.27

아리엘 도르프만 '죽음과 소녀'

군사독재 정권이 난무하던 시절, 운동권에서 활약하다 모처에 납치되어 심한 성적 고문을 받았던 빠울리나는 어설픈 민주화의 물결이 이는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극심한 과거에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유망한 변호사인 그녀의 남편 헤라르토는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해변가의 별장으로 돌아오는길에 자동차가 고장나 의사 로베르또의 도움을 받는데 늦은 시간에 로베르뜨의 방문을 받는다. 로베르뜨의 목소리를 듣고 그가 자신을 고문했던 의사라고 확신한 빠울리나는 그의 차를 수색하여 그가 자신을 고문할 때 틀어주곤 했던 슈베르트의 현악4중주 "죽음과 소녀"의 테이프를 발견하고 그를 범인으로 확증한다. 남편이 잠든 사이 빠울리나는 옆방에 묵고있던 로베르뜨를 결박하고 과거의 죄를 고백하라며 권총을 겨눈다. 위협에 눌린 로베르뜨가 ..

외국희곡 2024.03.27

오광욱 '더미인간'

머지않은 미래. 복제인간 개발이 인류 인권문제로 개발에 제약을 받게 되자 공박사를 비롯한 연구소 직원들은 정부나 민간지원의 중단을 우려하게 된다. 그러던 중 ‘더미인간’을 활용한 장기복제는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다시 복제인간이 아닌 더미인간으로 인간 장기복제가 인류의 수명 연장에 새로운 길이 열리고 연구프로젝트가 활성화 된다. 그후 2년 후, 이 연구는 성공하여 장기 복제를 통한 인간의 수명연장이 가시화되는데…. ‘더미인간’은 인간의 장기이식을 위해 개발한 ‘무뇌(無腦)증 복제인간’에 관한 이야기다. 뇌가 없는 더미인간의 장기이식을 놓고 인간의 도덕과 사회에 만연한 카르텔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미래에 있을 법한 상황과 이야기로, 인간에게 필요한 덕목과 인류애가 무엇인지 묻는다. 작가..

한국희곡 2024.03.26

지오르고스 란디모스 원작영화 김수정 재창작 '안전가족'

현재의 대한민국. 아이들을 집안에서만 키우는 부모가 있다. 아이들 3명도 20대이다. 호기심 많고 바깥에 관심 많은 나이. 외딴 곳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집밖으로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뿐. 자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아버지의 오토바이를 타고서만 바깥으로 나갈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러한 부모의 엄격한 규율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려는 용기를 감히 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성인이 되어 성욕이 주체가 안 되는 기용을 위해 회사의 경리 미쓰김을 가끔 데려온다. 큰 딸 세인과 작은 딸 미수는 미쓰김을 통해 바깥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점점 더 키워 가는데... 하지만 큰딸은 용기를 내어 갈비뼈를 부러트리고 탈출을 감행한다. 그 전에 장남이 탈출했듯이... 남은 자식에게 더욱 엄격하고 제한된 ..

외국희곡 2024.03.26

뮤지컬 '맘마 미아'

무대는 그리스 지중해의 외딴 섬…… 젊은 날 한때 꿈 많던 아마츄어 그룹 리드싱어였으나 지금은 작은 모텔의 여주인이 된 도나와 그녀의 20살 난 딸 소피가 주인공이다. 도나의 보살핌 아래 홀로 성장해온 소피는 약혼자 스카이와의 결혼을 앞두고 아빠를 찾고 싶어하던 중 엄마가 처녀시절 쓴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찾은, 자신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있는 세 명의 남자, 샘, 빌, 해리에게 어머니의 이름으로 초청장을 보낸다. 결혼식을 앞두고 분주한 소피의 집……엄마의 옛 친구들이며 같은 그룹의 멤버였던 타냐와 로지가 도착하고 소피의 친구들도 부산해하며 즐거운 가운데 도나의 옛 연인 3명이 한꺼번에 도착한다. 도나는 그들을 보고 크게 놀라 당황하며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흥분되는 마음에 진짜..

외국희곡 2024.03.25

허균 '홍길동'

홍 판서의 서자인 홍길동의 신분으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 부르는 처지이다. 무예를 연마하는 길동. 그는 활빈당이 되어 탐관오리를 징벌하고 백성들의 원성을 달래려 한다. 초란과 무당의 음모로 집을 떠나는 길동은 어머님과의 하직하고 초란은 길동을 죽이려고 자객을 불러들인다. 친구 마숙을 만나 함께 활빈당이 되고자 하는 길동은 금강산 입산길에 자객을 만나 물리치고, 무학대사에게서 찾아가 무술을 전수받는다. 그 후, 하산하여 주막에 들리는 길동과 마숙은 억울하게 살아가는 백성들의 얘기와 청순한 소녀 가을이와의 만남, 길동을 죽이려는 자객들과 결투를 벌여 물리친다. 포악한 사또를 혼내 주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는 백성을 구하고 곡식을 나눠준다. 그리고 백성들과 활빈당의 결성한 홍길동은 가을이의 결혼하고 평화 평등..

한국희곡 2024.03.25

이수민 '나자닌을 위한 인터뷰'

망명지의 한 극장, 아바는 이란에서 자신과함께 수감생활을 했던 나자닌을 위한 공연을 만들고 있다. 감옥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아바의 연극에는 저마다 다른 이유를 가지고 수감된 이들이 등장하고, 나자닌과 아바그리고 함께 수감된 여성들은 연극 를 준비하며 사회적 위선과 잔인함에 맞선다. 아바는 나자닌에게 '성스러운 결혼'이라는 위선적인 사회제도로 포장된 남편의 폭력에 저항하다 감옥에 갇히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 그렇게 아바가 나자닌을 회상하기도하고, 과거의 기억에 잠기며 공연 연습이 한창이던 무대의 커튼은 자꾸만 삐걱거리고, 소품으로 쓰이는 단두대는 말썽에, 모르는 이로부터 전화는 자꾸만 걸려오며, 오늘따라 연습이 매끄럽지 않게 진행되는데.... '극중극'으로 구성된 공연으로 배우들은 2개의 역할을 넘..

한국희곡 2024.03.25

정의신 '바케레타'

극단에서는 어린이 뮤지컬을 연습중이다. 연습은 생각처럼 잘 진행되지 않는다. 작은 문제부터 큰 문제에게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가 잇달아 발생하게 되고, 그 때마다 공연은 연기되었다. 극단의 조연출인 미희와 혜주사이에는 민규를 둘러싼 암묵적인 갈등이 있다. 민규와 혜주는 예전에 서로 사랑하는 사이었지만 현재는 미희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하고 있다. 어느 날 미희와 혜주, 둘 앞에서 암이라는 사실을 고백하는 민규, 그리고 그는 입원해야하는 자신 대신 연출로 혜주를 선택한다. 미희는 혜주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자신에게 먼저 그 사실을 말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민규에 대한 배신감을 감추지 못한다. 그리고 민규가 자신을 대신할 연출가로 조연출인 자신이 아닌 혜주를 선택한 것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는다. 그런 가..

외국희곡 2024.03.24

이오네스코 '왕은 죽어가다'

의 내용은 무척 단순하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오랜 시간동안 권좌를 누려온 왕이 앞으로 1시간 후면 죽게 될 운명에 처한다. 연극의 흐름은 그 죽음을 향해 치닫는 시간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함을 통해, 관객에게 동참을 요구한다. 바로 그 운명에 대해, 왕은 처음엔 거부하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예정된 죽음의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피할 길을 찾게 되고, 종극적으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의 힘에 굴복하여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죽음의 진행을 통해, 이성적 인지와 그것이 감성적, 정서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 그리고 그에 따른 나름대로의 준비와 맞닥뜨림을 통해, 인간과 사회의 실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은 누구나 죽어야 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 사실을 망각하거나 애써 ..

외국희곡 2024.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