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65

이다은 '돼지의 딸'

2018년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 "울어 봤자 얻어맞고, 얻어맞아서 더 울고, 악순환. 그걸 왜 모를까?" 산 끝자락과 닿아 있는 '유경돈사'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 상경했던 유경이 6년 만에 돌아왔다. 엄마 희자를 설득해 돈사를 폐업시키고 같이 서울로 떠나기 위해서다. 그런 유경을 맞이하는 건 어렸을 때 자신처럼 희자 곁에서 일을 하고 있는 아이다. 축사에 버려진 아이를 기르며 살겠다는 희자, 희자를 갖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 유경은 희자와 아이 사이에서 과거 자신을 직면하게 되는데...... 심사평 – 김수미. 성기웅 「돼지의 딸」을 읽으며 짜릿한 흥분을 느꼈다. 돼지를 치는 집이라는 독특하면서도 간결한 설정에서부터 무심한 듯 툭툭 던져지는 대사들이 힘있는 자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네 등장인물이 둘씩,..

한국희곡 2024.02.19

메리 셀리 원작 왕용범 극본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무대의 막이 오르고, 커다란 기계 속에서 사람의 형체를 부축해 나오는 한 남자의 모습이 나타난다. 남자는 그 형체를 철재침대 위에 눕히고 그 것에게 일어나라며 소리를 지른다. 그때 밖에서는 그를 저지하려는 한 여인의 목소리와 괜찮으시냐고 묻는 나이든 남자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오고, 방해를 원치 않았던 남자는 그들을 내보내기 위해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뛰쳐나가버린다. 그러는 사이 창밖에선 천둥이 내리치고, 남자가 천으로 덮어놓았던 형체는 그 소리에 놀라 비명을 지르며 철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것으로 극은 시작되는데.... 1막은 19세기 나폴레옹 전쟁 당시,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군의 요청에 의해 '죽지 않는 군인'을 연구한다. 빅터는 어린시절 불우하게 부모를 잃은 인물로, 이러한 트라우마와 ..

외국희곡 2024.02.19

피터 바이스 '망명 중의 트로츠키'

집안에서는 아버지와 불화, 학교에서는 선동가, 독재치하에서는 혁명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인민의 적인 반혁명분자, 자본주의로부터는 위험한 혁명수출업자로 낙인찍힌 채 지구상의 어느 정권으로부터도 안주지를 구할 수 없었던 유랑의 혁명가. 개방과 변혁을 추구했던 고르바초프 시대에도 부정적으로 언급되었던(그 전에는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사회주의 역사에서 영원히 미복권된 인물 트로츠키. 그의 이름은 언제나 숙청을 예고하는 장송곡처럼 피를 불러 왔다. 1인자가 되기에는 덕이 모자랐고, 2인자로 남기에는 너무 열정적인 이론가였던 이 혁명가는 함께 고통을 나눌 줄 알았으나, 동지와 같이 투쟁으로 얻어진 열매를 나눠 먹을 줄은 몰랐던가(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의 명 콤비를 비교해 보라). 정통 사회주의 정권 아래서..

외국희곡 2024.02.19

고선웅 '맨홀 추락사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송창구는 포장마차에서 과음을 하고 거리에서 술에 취해 쓰러지는데 때마침 양아치들에게 호주머니를 털린다. 하지만 주머니에 돈이 3,000원 밖에 없던 송창구는 양아치들의 분개를 사고 각목을 맞고는 마침내 맨홀에 버려진다. 그리고 얼마 후 깨어난 창구는 비몽사몽간에 그의 과거를 돌아본다….. 젊었을 적부터 망나니로 살던 송창구는 청량리 사창가에서 만난 이순명이라는 여자와 동거를 시작한다. 그는 그때 이미 전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송태섭을 데리고 있었다. 동거 후에도 송창구의 삶은 달라지지 않고 주색잡기에 연연하고 도박과 건달 짓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순명은 자기 과거에 대한 열등감으로 인해 송창구에게 이렇다할 말도 하지 못하고 죽어지낸다. 송창구는 감방 동기였던 서오기와 함께 ..

한국희곡 2024.02.18

마가렛 매너스 '한여름밤의 정사'

막이 오르면 여인이 화장을 하고 있다. 전화가 오고 통화 내용에 남편이 출장을 떠나고 그녀의 연인과의 밀회 약속을 하는 듯하다. 빨리 오라고 재촉한다. 잠시 후, 휘파람소리와 함께 남자가 등장하는데, 깜짝 놀라는 아내. 예상치 못한 남편이다. 남편은 갑자기 출장이 취소되었단다. 아내는 태연하게 무슨 일로 취소되었냐고 묻지만 남편은 애써 피한다. 그리고 아내가 밤에 화장한 것을 보고, 왜 화장을 했느냐고 묻는다. 아내는 산책이 하고 싶어서 라고 둘러댄다. 시계를 보는 아내. 그런 아내를 보며 즐기듯 말을 붙이는 남편. 아내는 남편 출장이 취소되었다고 연인에게 전화하려 하고, 교묘히 방해하는 남편. 암편에게 술 한잔을 부탁하고 재빨리 전화를 거는데… 전화를 받지 않고…. 남편은 아내에게 술 한잔을 권하고 얘..

외국희곡 2024.02.18

카를로 고찌 '까마귀'

왕, 왕자, 공주, 마법사, 용, 항해, 감옥, 저주 등등… 까마귀는 동화적 판타지의 전형이지만 결코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다. 중세 최대의 연애 담인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기초한 이 작품은 최고 권력자인 형과 그의 동생 사이의 일그러진 형제애, 한 여자를 둘러싼 욕망과 질투, 그리고 불륜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희극과 비극을 오가는 드라마 속에서 캐릭터들은 환상과 현실, 무의식과 의식 사이를 넘나든다. 이것은 진정한 내가 누구인지, 인생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내적 여행이다. 까마귀의 모든 등장인물은 욕망과 제도와 가치 사이에서 방황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따라서 모든 무대 효과는 외형적 스펙터클이 아니라 심리적 스펙터클을 지향한다. 프라톰브로소의 왕 밀로는 사냥 중에 까마귀 한 마리를 쏘아..

외국희곡 2024.02.17

선욱현 '아버지 이가 하얗다'

1973년 12월 세계적인 석유파동 이후 석탄 증산에 열을 올리던 1974년 초... 강원 남부 탄광촌 민영탄광에서 광부(선사부)로 일하는 권씨는 젊지만 독일도 다녀온 10년차 배테랑이다. 육체적으론 힘들지만 어머니와 동생들을 책임져야 하는 책임감으로 늘 우직하게 살아가지만 사고가 도사리고 있는 막장은 두렵기만 하다. 그때 얼마 전 사고로 죽은 광부‘진영만’의 동생‘종만’이 광부를 시켜달라며 권씨 조에 합류하게된다. 서울 객지 물을 먹은 그는 사사건건 사고를 일으키는데, 그 와중에 권씨의 젊은 아내‘경미’는 고된 시집살이와 친정에 대한 그리움으로 또 집을 나간다. 권씨는 아내를 찾아와야 하고 지하 1000미터 막장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권씨의 불안감은 드디어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되는데... 연극 중간..

한국희곡 2024.02.17

박지선 '달과 골짜기'

한국전쟁 당시 국군과 인민군의 교전이 한창인 때, 사람들이 사는 곳과 떨어져 한센병을 앓는 오빠와 숲속에서 사는 소녀가 있다. 한센 병을 앓던 아버지는 죽었고 엄마는 오래전에 떠났다. 소녀는 엄마를 간절히 그리워하며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가고 싶어 한다. 소녀는 학살로 숨진 사람들이 가득한 골짜기에서 전도사에게 발견되다. 산 아래로 내려가 전도사 부부와 가족처럼 살아간다. 소녀는 마을에 편입되고자 애쓰며 전도사 부인을 ‘친엄마’로 생각하고 집착한다. 그러나 아기를 낳은 전도사 부인을 소녀를 점점 멀리한다. 어느 날, 소녀의 진짜 친엄마(빨치산)가 찾아와 소녀를 데려가려고 하지만 소녀는 친엄마의 존재를 부정하며 전도사 부인을 친엄마라 생각하고 따라가지 않는다. 그날 밤, 인민군의 고역으로 국군 사상자가..

한국희곡 2024.02.16

A. R. 거니 '다이닝 룸'

Episode 1> 최고의 장소를 발견하다. 집의 매매를 위해 들른 부동산 중개인과 고객, 그들은 멋진 다이닝 룸이 있는 집을 처음으로 방문하고, 고객은 그 집을 마음에 들어 하지만... Episode 2> 남매의 쟁탈전 부모님이 남겨 놓은 집, 그 식당의 물건들에 서로 욕심을 내는 아더와 셀리. 무리해서 물건들을 가져가려는 아더를 셀리는 탐탁지 않아 한다. 결국 남겨진 물건은.... Episode 3> 아빠 말 잘 듣기 다이닝 룸에서 식사중인 한 가족.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의 잔소리를 한다. 딸과, 아들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의견만 강요하는 아버지. 아버지는 딸과 아들이 밖에서 듣고 온 다른 이야기에 휩쓸리지 않길 원하지만... Episode 4> 식탁이 불구가 되겠군!! 식탁에 타이..

외국희곡 2024.02.16

선욱현 '엄브렐러, 그후'

, 그로부터 20년 후, 5학년이던 아이들은 32살이 되었다. 은지는 29살이 되었다. 는 이젠 성인이 된 그 초등생 동문들의 이야기이다. 는 아직 미공연 작이다. 와 를 같이 공연해도 좋을 것 같다. 등장인물이 그때 그 멤버들 그대로이다. 금동 : 32살, 은자의 오빠. 아직 미혼이고 환경운동을 하고 있다. 은자 : 29살, 기혼,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인 우체국 9급 공무원. 박영서 : 32살, (아이1) 서울에서 7급 공무원 생활 중이다. 미혼. 오미영 : 32살, (아이2) 20대에 서울로 나가, 이혼을 하고 고향에 온. 최상렬 : 32살, (아이3) 아버지가 땅 투기에 성공한 이후, 딴 생각이 많은. 문쫑 : 32살, (강아지), 아버지를 이어 문방구집 운영, 본명 문종훈, 신 서방 : 33살,..

한국희곡 2024.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