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메리 셀리 원작 왕용범 극본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clint 2024. 2. 19. 19:18

 

 

무대의 막이 오르고, 커다란 기계 속에서

사람의 형체를 부축해 나오는 한 남자의 모습이 나타난다.

남자는 그 형체를 철재침대 위에 눕히고

그 것에게 일어나라며 소리를 지른다.

그때 밖에서는 그를 저지하려는

한 여인의 목소리와 괜찮으시냐고 묻는

나이든 남자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오고,

방해를 원치 않았던 남자는 그들을 내보내기 위해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뛰쳐나가버린다.

그러는 사이 창밖에선 천둥이 내리치고,

남자가 천으로 덮어놓았던 형체는 그 소리에 놀라

비명을 지르며 철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것으로 극은 시작되는데....

 

 

 

1막은 19세기 나폴레옹 전쟁 당시,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군의 요청에 의해 '죽지 않는 군인'을 연구한다. 빅터는 어린시절 불우하게 부모를 잃은 인물로, 이러한 트라우마와 상실감을 생명 창조를 통해 극복하려 한다. 그러던 와중 신체 접합술의 대가인 앙리 뒤프레와 만나 뜻을 같이 하게 된다. 앙리는 빅터의 생명 창조에 대한 신념과 이상에 매료된 동료이자 빅터의 트라우마를 이해하는 진정한 친구이다. 전쟁이 끝나고 실험이 종료되자 빅터와 앙리는 프랑켄슈타인 성에서 실험을 지속한다. 실험 재료를 구하던 도중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앙리가 희생되고, 빅터는 홀로 실험을 완성시켜 생명창조에 성공한다. 그러나 빅터는 예상과는 달리 잔인한 피조물의 모습에 그를 버리고 외면한다.

 

 

 

2막은 창조주로부터 버림받았던 괴물은 세상 사람들에게도 외면당한다. 인간이 아닌 유일무이한 존재로서 그는 극심한 외로움을 느끼며 따뜻한 보살핌을 꿈꾼다. 그러나 끝내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은 괴물은 자신의 창조주인 빅터를 다시 찾아와 자신이 받은 고통을 그대로 되돌려주며 복수한다. 괴물에 의해 주변인물을 하나하나 잃어간 빅터는 북극에서 괴물과 최후의 만남을 가진다.

 

 

 

 

메리 셸리 작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하는 창작 뮤지컬이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뮤지컬로 각색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영국의 <록키 호러 쇼>(1973)와 미국의 코미디 뮤지컬 <영 프랑켄슈타인>(2007)은 원작 소설을 각색한 뮤지컬이다. 중구청 소속의 충무아트홀 개관 10주년 기념 작으로, 극본 연출에 왕용범, 작곡에 이성준이 참여했다. 종래의 프랑켄슈타인에서 크게 벗어나 "신이 되고자 한 인간"으로의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그린다.

교만한 창조주여, 그 동안 내가 겪은 세상을, 불행을 그대로 돌려주리라.”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괴물. 애증의 복수가 시작된다.

 

 

 

이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히 스릴러에 머물지 않고 등장인물 프랑켄슈타인과 괴물의 근원적인 고통과 고민, 그리고 슬픔 등을 섬세하게 표현한 것은 두 주인공의 심리와 상황에 완전히 몰입하는 동시에 팬덤을 내부에서 구별 짓는 적극적인 활동을 견인하였다. 비록 외국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지만, 한국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특유의 스토리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 극 내에서 프랑켄슈타인과 앙리의 관계는 일종의 '브로맨스'의 형태를 띄며, 그것은 노래 "너의 꿈 속에서"에서 나타난다. 이후 앙리의 육체로 태어난 괴물의 주체적인 고민과 이에 대한 프랑켄슈타인의 슬픔과 거부의 원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