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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원작 마츠모토 레이지만화 '은하철도 999'

일본 최초의 SF작가라고 할 수 있는 미야자와 겐지(1896~1933)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이 만화의 원작이라고 한다. 내용상으로는 만화와 동화가 상당히 다르지만, 원작에 나오는 "우주를 횡단하는 증기기관차"라는 낭만적인 소재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화가 탄생했다. 마츠모토 레이지의 SF 만화. 은하철도 999는 작중 등장하는 열차의 명칭이기도 하다. 기계인간이 되려는 호시노 테츠로(철이)와 신비로운 여인 메텔이 기계 몸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안드로메다의 어느 별로 가기 위해 우주공간을 달리는 열차인 은하특급 999호를 타고 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연재 이후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손꼽히는 걸작 애니메이션으로 회자되고 있다. 각 회차마다 999호가 방문한 행성의 극단적 특수성을 부각해 삶의..

외국희곡 2024.02.06

김나영 '우찌니 카에루(집에 갈래)'

공항 대기실에서 어머니가 아들 부부와 함께 하와이로 가려고 비행기 탑승시간을 기다린다. 어머니는 호남 방언을 쓰고, 며느리는 일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일본인 며느리라는 설정이다. 아들의 새 일자리가 하와이에 있는지, 아들 부부가 떠나려는데, 모친이 커다란 가방을 꼭 끌어안고 있는 모습에서 필시 함께 떠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니나 다를까 모친은 집과 고향을 버리고 떠나는 것이 몹시 언짢은 표정이고, 말끝마다 아들에게 투정을 부린다. 아들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대화가 시작되는데, 어머니는 일본말을 못하고, 며느리 역시 한국말에 서투르니, 현재 전 국민의 유행어처럼 된 의사소통이니, 불통이니 하는 단어가, 이 경우에 딱 들어맞는 것으로 느껴진다.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음료수를 사..

한국희곡 2024.02.06

마렉 플라스코 '제8요일'

사랑하는 두 연인이 있다. 피에트레크와 아그네시카는 공원이나 극장 같은 타인의 눈길에 노출되는 장소에서만 만나다, 아무도 없는 둘만의 공간에서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한다. "아그네시카, 벽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두 몸을 가려 줄 장소가 왜 이리도 없을까? 단 둘이 일주일 만이라도, 하루만이라도, 단 하루 밤 만이라도 함께 지낼 수 만 있다면." 그는 수줍어하는 아그네시카를 어렵사리 설득해 하루 밤을 같이 보낼 생각으로 로만이라는 친구의 방을 토요일 저녁 동안만 빌리기로 한다. 토요일 저녁 6시가 되기를 며칠 동안 기다린 후, 가족들의 눈과 비밀경찰들의 눈들을 따돌리며 두 연인은 로만의 방으로 향하지만 로만은 약속을 어기고 짙은 화장을 한 여자와 자기의 침대에서 뒹굴고 있었다. 피에트레크는 절규한다..

외국희곡 2024.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