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78년 초여름 오후 어느 날, 초등학교 건물 입구, 아이들이 하교를 한다. 그런데 비가 온다. 우산을 가져온 아이가 거의 없다. 한 남자아이가 용감하게 튀어나가 그 비를 맞는다. 머리를 적시고 가르마를 타고 익상을 부리자 친구들은 그 모양이 우스워 웃는다. 그렇게들 비를 맞으며 집에 가는데 2학년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우산을 들고 나타난다. 오빠에게 우산을 가져다주기 위해서다. 엄마 심부름이었다. 그런데 오빠의 친구라는 낯선 남자아이가 '내 집이 요 앞이니 우산을 빌려 달라'고 한다. 금방 가져다주겠다며……. 여자아이는 착하게 우산을 빌려준다. 그때 오빠가 뒤늦게 나온다. 오빠에게 그 사실을 전한다. 오빠는 네가 속았다며 나타날 리 없다고 한다. 결국 기다리다 못한 오빠는 화가 나서 동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