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빈'은 '저울'이라는 뜻의 일본어이고 태풍 이름이다. 먼 바다의 외딴 섬 추도(秋島)에 자리 잡은 작은 의원에 낯선 손님 김재훈이 찾아온다. 그는 미국의 저명한 의과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다. 고향인 섬에서 탈출하는 것이 소망이었으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간호사 박막순은 원장의사인 김무영을 찾아 섬으로 들어온 재훈이 궁금하기만 하다. 막순이 자신을 짝사랑하는 섬 청년 장영복과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어느덧 날은 저물고, 재훈은 한반도를 향해 스멀거리며 다가오는 태풍으로 인해 뜻하지 않게 발이 묶이게 된다. 막순이 환자를 돌보러 간 사이, 부자지간인 무영과 재훈은 17년 만에 상봉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서먹하기만 두 사람의 사이엔 긴장감이 흐르고 그것은 세월 탓만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