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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고찌 '까마귀'

왕, 왕자, 공주, 마법사, 용, 항해, 감옥, 저주 등등… 까마귀는 동화적 판타지의 전형이지만 결코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다. 중세 최대의 연애 담인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기초한 이 작품은 최고 권력자인 형과 그의 동생 사이의 일그러진 형제애, 한 여자를 둘러싼 욕망과 질투, 그리고 불륜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희극과 비극을 오가는 드라마 속에서 캐릭터들은 환상과 현실, 무의식과 의식 사이를 넘나든다. 이것은 진정한 내가 누구인지, 인생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내적 여행이다. 까마귀의 모든 등장인물은 욕망과 제도와 가치 사이에서 방황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따라서 모든 무대 효과는 외형적 스펙터클이 아니라 심리적 스펙터클을 지향한다. 프라톰브로소의 왕 밀로는 사냥 중에 까마귀 한 마리를 쏘아..

외국희곡 2024.02.17

선욱현 '아버지 이가 하얗다'

1973년 12월 세계적인 석유파동 이후 석탄 증산에 열을 올리던 1974년 초... 강원 남부 탄광촌 민영탄광에서 광부(선사부)로 일하는 권씨는 젊지만 독일도 다녀온 10년차 배테랑이다. 육체적으론 힘들지만 어머니와 동생들을 책임져야 하는 책임감으로 늘 우직하게 살아가지만 사고가 도사리고 있는 막장은 두렵기만 하다. 그때 얼마 전 사고로 죽은 광부‘진영만’의 동생‘종만’이 광부를 시켜달라며 권씨 조에 합류하게된다. 서울 객지 물을 먹은 그는 사사건건 사고를 일으키는데, 그 와중에 권씨의 젊은 아내‘경미’는 고된 시집살이와 친정에 대한 그리움으로 또 집을 나간다. 권씨는 아내를 찾아와야 하고 지하 1000미터 막장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권씨의 불안감은 드디어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되는데... 연극 중간..

한국희곡 2024.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