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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돼지의 딸'

2018년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 "울어 봤자 얻어맞고, 얻어맞아서 더 울고, 악순환. 그걸 왜 모를까?" 산 끝자락과 닿아 있는 '유경돈사'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 상경했던 유경이 6년 만에 돌아왔다. 엄마 희자를 설득해 돈사를 폐업시키고 같이 서울로 떠나기 위해서다. 그런 유경을 맞이하는 건 어렸을 때 자신처럼 희자 곁에서 일을 하고 있는 아이다. 축사에 버려진 아이를 기르며 살겠다는 희자, 희자를 갖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 유경은 희자와 아이 사이에서 과거 자신을 직면하게 되는데...... 심사평 – 김수미. 성기웅 「돼지의 딸」을 읽으며 짜릿한 흥분을 느꼈다. 돼지를 치는 집이라는 독특하면서도 간결한 설정에서부터 무심한 듯 툭툭 던져지는 대사들이 힘있는 자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네 등장인물이 둘씩,..

한국희곡 2024.02.19

메리 셀리 원작 왕용범 극본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무대의 막이 오르고, 커다란 기계 속에서 사람의 형체를 부축해 나오는 한 남자의 모습이 나타난다. 남자는 그 형체를 철재침대 위에 눕히고 그 것에게 일어나라며 소리를 지른다. 그때 밖에서는 그를 저지하려는 한 여인의 목소리와 괜찮으시냐고 묻는 나이든 남자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오고, 방해를 원치 않았던 남자는 그들을 내보내기 위해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뛰쳐나가버린다. 그러는 사이 창밖에선 천둥이 내리치고, 남자가 천으로 덮어놓았던 형체는 그 소리에 놀라 비명을 지르며 철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것으로 극은 시작되는데.... 1막은 19세기 나폴레옹 전쟁 당시,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군의 요청에 의해 '죽지 않는 군인'을 연구한다. 빅터는 어린시절 불우하게 부모를 잃은 인물로, 이러한 트라우마와 ..

외국희곡 2024.02.19

피터 바이스 '망명 중의 트로츠키'

집안에서는 아버지와 불화, 학교에서는 선동가, 독재치하에서는 혁명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인민의 적인 반혁명분자, 자본주의로부터는 위험한 혁명수출업자로 낙인찍힌 채 지구상의 어느 정권으로부터도 안주지를 구할 수 없었던 유랑의 혁명가. 개방과 변혁을 추구했던 고르바초프 시대에도 부정적으로 언급되었던(그 전에는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사회주의 역사에서 영원히 미복권된 인물 트로츠키. 그의 이름은 언제나 숙청을 예고하는 장송곡처럼 피를 불러 왔다. 1인자가 되기에는 덕이 모자랐고, 2인자로 남기에는 너무 열정적인 이론가였던 이 혁명가는 함께 고통을 나눌 줄 알았으나, 동지와 같이 투쟁으로 얻어진 열매를 나눠 먹을 줄은 몰랐던가(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의 명 콤비를 비교해 보라). 정통 사회주의 정권 아래서..

외국희곡 2024.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