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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욱현 '엄브렐러'

때는 1978년 초여름 오후 어느 날, 초등학교 건물 입구, 아이들이 하교를 한다. 그런데 비가 온다. 우산을 가져온 아이가 거의 없다. 한 남자아이가 용감하게 튀어나가 그 비를 맞는다. 머리를 적시고 가르마를 타고 익상을 부리자 친구들은 그 모양이 우스워 웃는다. 그렇게들 비를 맞으며 집에 가는데 2학년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우산을 들고 나타난다. 오빠에게 우산을 가져다주기 위해서다. 엄마 심부름이었다. 그런데 오빠의 친구라는 낯선 남자아이가 '내 집이 요 앞이니 우산을 빌려 달라'고 한다. 금방 가져다주겠다며……. 여자아이는 착하게 우산을 빌려준다. 그때 오빠가 뒤늦게 나온다. 오빠에게 그 사실을 전한다. 오빠는 네가 속았다며 나타날 리 없다고 한다. 결국 기다리다 못한 오빠는 화가 나서 동생이 ..

한국희곡 2024.02.11

이인직 원작소설, 차범석 각색 '은세계'

강릉 경금 동리에 사는 최병도라는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매우 근면하고 성실하였으며, 개화당의 김옥균의 감화로 구국의 일념을 품고 그 밑천을 마련하기 위하여 재산 모으기에 힘써 상당한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 강원도 관찰사는 매관매직 횡행하는 시국에서 가렴주구를 일삼아 돈을 모으는 데에만 관심이 있었다. 때마침 최병도는 강원 관찰사에게 죄가 없이 붙잡혀가 곤장을 맞고, 관찰사의 흉계에 정면으로 대항하다가 갖은 고초를 겪고 죽게 되고 부인은 정신이상이 된다. 그리하여 최병도의 재산관리는 최병도와 뜻을 같이 하던 개화인 김정수가 맡고, 다시 돈을 모아 최씨의 소생인 옥순, 옥남 두 남매에게 새 학문을 배워주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보낸다. 최병도의 딸 옥순과 유복자인 옥남이는 아버지의 친구이자 그들의..

한국희곡 2024.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