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고선웅 '맨홀 추락사건'

clint 2024. 2. 18. 11:51

 

 

모든 것을 잃어버린 송창구는 포장마차에서 과음을 하고

거리에서 술에 취해 쓰러지는데 때마침 양아치들에게 호주머니를 털린다.

하지만 주머니에 돈이 3,000원 밖에 없던 송창구는

양아치들의 분개를 사고 각목을 맞고는 마침내 맨홀에 버려진다.

그리고 얼마 후 깨어난 창구는 비몽사몽간에 그의 과거를 돌아본다…..

 

송창구는 머리가 빡빡으로 나온다. 스님으로 오해받는다

 

 

 

젊었을 적부터 망나니로 살던 송창구는 청량리 사창가에서 만난 이순명이라는 여자와 동거를 시작한다. 그는 그때 이미 전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송태섭을 데리고 있었다. 동거 후에도 송창구의 삶은 달라지지 않고 주색잡기에 연연하고 도박과 건달 짓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순명은 자기 과거에 대한 열등감으로 인해 송창구에게 이렇다할 말도 하지 못하고 죽어지낸다. 송창구는 감방 동기였던 서오기와 함께 차력을 하면서 약을 팔고 지내던 중 천궁 캬바레 사장인 크리스틴이라는 여자를 만나고 그녀는 송창구에게 밤무대에서 차력을 공연해줄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송창구는 차력보다 섹스폰과 노래로 밤무대에서 유부녀들을 농락할 꿈을 꾼다. 이 사실을 안 순명은 송창구가 화류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것에 불만이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결국 송창구는 천궁에서 일을 하게 되고 크리스틴과 춤을 추며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그런 어느 날 아내가 생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송창구는 크리스틴과 술을 마시러 가고 동침하게 된다. 이 사실이 송창구의 아들 송태섭에게 목격되고 그 충격으로 송태섭은 만취한다. 생일파티를 하던 중 송태섭은 이순명에게 이 사실을 말하면서 이순명 자신의 삶을 찾으라고 설득하지만 결국 갈등만 야기하고 가출한다. 그 충격으로 이순명은 유산하게 되고 송태섭은 술집에서 싸움을 하다 퇴진탕으로 뇌사상태에 빠진다. 한편 송창구는 이순명이 유산했다는 말을 듣고 서오기와의 관계를 의심하며 이순명과 다투고 그 자신마저 가출을 획책한다. 그런 중에 경찰에서 송태섭이 뇌사에 빠졌다는 사살을 이순명에게 알린다. 송창구는 집을 나와 전세리를 찾아가지만 바람둥이던 전세리는 이미 다른 젊은 남자와 관계를 맺고 있다. 홧김에 싸움을 벌이지만 송창구는 젊은 친구 박성철에게 두드려 맞는다. 하지만 송창구는 죄책감에 빠져 태섭이를 만나지 않으려 한다. 그 와중에 서오기와 송창구는 서로 의절한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송창구는 포장마차에서 과음을 하고 거리에서 술에 취해 쓰러지는데… 마침내 맨홀에 버려진다...

 

배우 송경철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결국 송창구는 일주일이 지난 후에 청소부에게 구조가 된다.

이 사건은 사회에 크나큰 반향을 일으키고 아들의 뇌사로 인한

고통을 참지 못해 송창구가 자살을 하려 했던 것으로 와전되어

각계에서 그에게 성금을 기탁한다.

죽음의 위기에 직면했던 송창구는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고

마침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뇌사에 빠졌던 아들 송태섭도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고

송창구와 이순명은 20년간의 동거생활을 마감하고

마침내 감동적인 결혼식을 올린다.

 

 

작가의 글 고선웅

배려가 부족한 시대! 인색한 이기주의가 판치고 자기한테만 충실하면 미덕이 되는 시대! 남들이야 어떻든 간에 내가 편하면 행복이고 내가 좋으면 그걸로 된 것이다. 그 밑에는 남 생각해주다 상처받으면 어쩌나 하는 자기 방어가 꼭꼭 숨었다. 송경철의 건달이야기 "맨홀 추락사건"은 그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한 건달이 엮는 파란의 인생사를 통해 '사람다운?' 본 모습을 찾는 과정, 한 건달의 화려한 표면 뒤에 가려진 가족의 그늘에 초점 함으로서 인생의 진가를 되새겨 보는 연극, "맨홀 추락사건"이다.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절을 겪으면서 객기에서 그럭저럭 방황하다. 어느 순간 철이 들고 세상을 알 즈음에 본래의 자기를 찾고 대부분 회유하듯 돌아서거늘 이 연극의 주인공 건달은 달랐다. 불혹을 넘어 지천명을 바라보는데도 여전히 건달 노릇에 홀렸다. 건달처럼 제멋대로가 있으랴. 건달처럼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있으랴. 그야말로 제 맘대로 그야말로 안하무인이다. 그러나 그 방황은 종내 맨홀에 추락하면서 끝을 맺고 그 밑바닥에서 그는 다시 건강한 정신으로 부활한다. 가정으로 회귀한다. 그가 가족에게 바치는 기필코의 참회록! 한 건달의 삶이 속속 녹아든 연극, 바로 송경철의 건달이야기 "맨홀 추락사건"이다. 배려가 부족한 시대! 인색한 이기주의가 판치고 자기한테만 충실하면 미덕이 되는 시대! 그 와중 그나마 가족이 그 중심에서 실낱 같은 관계라도 이어주지 싶다. 그러고 보면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지 싶다. 건달이 돌아온 가족, ! 생기가 돈다. 삶의 진정한 생기는 여전히 가족에서 다. 건달의 인생이야기를 통해 가족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 바쁜 와중에도 같이 모여 밥상머리라도 마주해야겠다 작심하면 그걸로 좋겠지 싶었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한얼 '고추먹고 맴맴 담배먹고 맴맴'  (1) 2024.02.20
이다은 '돼지의 딸'  (1) 2024.02.19
선욱현 '아버지 이가 하얗다'  (2) 2024.02.17
박지선 '달과 골짜기'  (2) 2024.02.16
선욱현 '엄브렐러, 그후'  (1) 2024.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