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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보미르 므로제크 '바다 한가운데서'

바다에 초라한 뗏목이 하나 떠 있고, 거기에는 세 사람이 타고 있다. 그들은 난파한 배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것이다.뚱보와 보통, 그리고 홀쭉이는 모두 배가 고프다고 한다. 그들이 먹을 양식은 이미 오래 전에 떨어졌다. 가진 것이라고는 뚱보와 보통이 가지고 있는 권총과 총알 하나이다. 너무도 배가 고픈 나머지 그들은 사람이라도 잡아먹어야 한다고 한다. 그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공정하게 한 사람을 골라 먹기로 한다. 이 집단의 두목은 뚱보인데, 그는 부하들의 충성심을 믿는다고 한다. 그러나 자진해서 먹히려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뚱보는 숫자를 이용한 사기로 그들 중 하나를 먹으려 하나 아무도 속지 않는다. 마침내 그들은 선거를 통하여 한 사람을 뽑기로 한다. 황당하지만 누군가 죽어야 살수 있다. 그럼 ..

외국희곡 2024.11.05

박지선 '은의 혀'

은수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같은 장례식장에 조문하러 간다. 은수가 갈 때마다 마주치는 오지랖 넓은 상조 도우미 정은. 정은은 은수가 아들의 장례를 치를 때 왔던 상조 도우미다. 은수는 피하려고 하지만 정은은 어느새 다가온다. 말을 걸고, 밥을 권하고, 술을 건네고 마주 앉는다. 은수는 점점 정은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어느 날 정은은 밑도 끝도 없이 자신은 반짝이는 ‘은의 혀’를 가졌다고 허랑한 가족사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정은의 어머니, 외할머니, 외증조할머니가 모두 "은의 혀"라고,그래서 자기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은의 혀라고... 가늠할 수 없는 슬픔이 가득한 장례식장에서 마주하는 둘. 떠난 아들의 흔적을 바라보는 눈이 텅 비어버린 여자와 그 사이, 성큼 다가와 조금은 요란스럽게  자리한..

한국희곡 2024.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