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엄한얼 '고추먹고 맴맴 담배먹고 맴맴'

clint 2024. 2. 20. 11:13

 

"인생은 희극적인 비극! 
아니야 인생은 비극적인 희극이야.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위와 같은 프롤로그로 시작되는 이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불특정 인물 5명이 등장하여 스토리 위주의 형식에서 탈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주변에서 흔히 목격하게 되는 

우리사회의 병폐와 문제점 - 퇴폐적 욕망. 물질 만능주의의 타성, 

출세지향주의, 권력 지상주의, 권의주의적 관료주의, 혼란한 정치현실,

성적타락과 삼강오른의 퇴색, 폭력과 부정부패의 범람,

무책임한 정부정책, 인간성부재의 현실, 찌들리는 민생고,

안일한 기회주의 따위의 현대문명의 속물성을

신랄하고 날카롭게 꼬집어 신선한 웃음을 선사하는 풍자극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다분히 부조리하고 부도덕한 현실을 비판하며 

거대한 권력구조속에서 소외되고 억압받는 동시대인들 

개개인의 아픔과 목마른 갈증을 속시원하고 통쾌하게 풀어준다.

 

 

신경질 부리지마! 계집질보다 재미없는것이 신경질이야!!
"미국에 자유엔 조크가 있고, 

영국의 자유엔 유머가 있고, 

프랑스의 자유엔 위트가 있고, 

대한민국의 자유엔....?"

 

이 작품의 원제목은 '망명정부 주식회사의 죽은 자식 불알만지기'였으나

공연 심의에서 제목이 너무 과격 퇴폐적이라하여

저 위의 제목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물론 내용도 많이 삭제됨.

(1987년 9월. 극단 춘추 공연.)

이후 작가 엄한얼은 이 원래 제목으로 자신의 첫 희곡집 제목으로 삼았고

원래 작품을 복원하였다. 아래 사진이 그 희곡집 표지이다.

 

 

 

작가의 글 - 엄한얼

이 연극은 사회풍자를 목적으로 한 희극적 비극이다. 진정한 희극은 진정한 비극에 통한다고 할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상생활 용어나 한 세대를 상징하는 유행어를 적절히 구사하여 극적인 효과를 가져 오고 관객에게 공명 공감을 주도록 노력했다. 따라서 무대에선 탈춤을 위주로 연기자들의 보다 기민하고 민첩한 입체적 동작이 요구되며 더욱이 1인 다 역으로 인한 복합적 성격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감정변화에 섬세하고 합창의 하모니를 이루지 않으면 이 작품은 한낱 속된 멜로드라마에 그치거나 헉된 슬래브스틱 코미디를 벗어나지 못해 우리 모두 실패할 우려가 많다는 점을 유의해주기 바란다. 어째든 이것은 우리시대가 가지고 있는 비극을 스피디한 희극으로 풀어놓은 것이니 관객들에게 웃음 끝에 남는 허무 그 허무로 인한 자의식을 표출시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일단 성공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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