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 57

제롬 빅스비 '맨 프롬 어스'

10년간 지방의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던 중에 종신교수직도 거절하고 돌연 이사를 가려는 존 올드맨은 그의 행동에 의심을 품고 집요하게 추궁하는 동료들이 마련한 환송회에서 갑자기 폭탄선언을 한다. 그건 다름 아닌 자신이 14,000년 전부터 살아온 사람이라는 것. "만약에.." 로 시작한 고백에서 그는 매번 10년마다 자신이 늙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에 다른 신분으로 바꿔 이주해왔고 이곳에서도 10년을 채웠기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으며, 자신이 그 동안 이동하면서 역사 속 많은 인물들과 사건에 관여했다고 주장한다. 맨 처음엔 그저 농담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이 게임형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존이 논리정연 답변을 척척 해나가면서 각 분야 전문가인 동료 교수들은 그의 주장에 점차 신빙성이 있음을 알게 된다...

외국희곡 2023.09.19

남정희 '우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여자(피어나)가 혼자 살고 있는 아파트에 어느 날 한 남자(원일)의 전화가 온다. 남자는 오늘 강연회에서 다이어리를 주웠고 거기에 주소와 전화번호가 있어 연락해서 전해주려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남자가 방문한다. 그는 이 아파트에 들어오며 무척 놀란다. 고급 맨션이기에, 그리고 여자가 홀로 살고 있기에. 피어나는 남자에게 차를 대접하고 고마움을 표한다. 남자는 여자가 여러모로 궁금하다… 30대 초중반의 여자는 웃음이 없다. 어느 정도 얘기가 진행될 때 전화가 온다. 아마도 그녀의 남편인 것 같다. 원일은 서둘러 인사하고 아파트를 나선다. 잠시 후 그녀의 남편(서경)이 들어온다. 부부사이인 두 사람의 대화는 뭔가의 문제로 별거중인 듯하다. 그래서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는 남편의 말이 계속 나온다...

한국희곡 2023.09.19

올웬 와이마크 '니나'

1969년 극작가 올웬 와이마크가 쓴 작품 “Stay Where You Are”(꼼짝 말고 있어)이다. 국내에선 1976년 가을 창고극장에서 오태석 연출로 공연되었는데 제목이 “니나”이다. 니나는 이 작품에 나오는 노파의 이름인데이런 제목으로 바뀐 것은 번역자인 한상철 교수의 의도인지 아니면극단 창고극장의 의도인지는 모르겠다. 실제로 니나가 이 작품의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엘렌이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어느 사거리에서 몸이 불편한듯 보이는 할머니(니나)가 차들이 너무 과격하게다니기에 꼼짝 못하고 어려운 상황에 마침 길을 지나가던 엘렌이할머니를 부축하여 길을 건너서 할머니의 집까지 모시고 와서 자신도 약속이 있지만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가며 집에 같이 오면서 작품은 시작되는데… ..

외국희곡 2023.09.18

마에다 시로 '위대한 생활의 모험'

작품해설 서른이 됐지만 변변한 직업도, 일할 의욕도, 모아둔 것도, 있을 곳도 없는 '남자'. 그 남자의 모든 세계인 원룸은 헤어진 여자 친구인 '여자'의 집이다. 마트의 반찬코너에서 일하는 전 여자 친구가 출근한 후,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게임과 옆집에 사는 남자 '다나베' 그리고 가끔은 그의 여자 친구와 함께 어찌 되어도 상관없을 시시한 대화를 주고받는 게 전부다. '남자'에게 현실 세계의 삶은 도무지 '현실감'이 없다. 가끔 꿈(혹은 환영) 속에 등장하는 5년 전 목숨을 잃은 '여동생'이 걱정하는 국민연금과 미래도, 옆집 커플이 준비 중이라는 결혼과 출산도, 전 여자 친구가 걱정 하는 직업도, 그에게는 도무지 알 수 없으며 이해할 수도 없는, 자신과는 상관없는 듯한 세계 속의 일들일 뿐이다. 오히려..

외국희곡 2023.09.17

이재현 '하늘아, 무엇을 더 말하랴'

이란 신문 연재물의 집필을 맡은 기자 정국태는 6.25당시 국민방위군 교육대 수장을 지낸 서필규를 방문하여 증언을 요청한다. 그러나 서필규는 괴로운 추억을 구실로 이를 거절한다. 은 게재가 시작되는데 당시의 상황을 왜곡하였다고 분개하는 서필규는 마침내 증언을 자청하고 그 증언은 신문에 게재된다. 여기에 문제가 있었으니 당시 부정사건에 관련되어 자살한 박완섭대위에 관한 증언이 위증이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필규는 당시 그의 부정사실을 증언을 통해 모두 은폐해버리고 그것을 박대위의 책임으로 돌려버린다. 여기에 박대위의 유복녀인 남주가 서필규를 찾아온다. 남주는 서필규의 며느리인 정아와 동창인 관계, 서필규는 장남 현우, 차남 현성, 장녀 현숙, 그리고 며느리인 정아 앞에서 진상을 밝혀야 했다. 여기서 다..

한국희곡 2023.09.17

한국희곡나상만 '박통노통'

박통과 노통의 저승 세계를 풍자와 위트로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재미있는 대사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대사 속에 숨어있는 풍자와 의미가 예사롭지 않다. 또한 저승세계라는 특이한 공간을 다양한 무대적 수법으로 채우고 있다. 사실주의와 부조리극적인 연기가 적재적소에 교차되며, 영상과 가면의 활용, 셰익스피어 비극의 극중극 등 다양한 연출 수법이 연극의 재미를 상승시키면서 무대 공간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다. 노 대통령의 영결식 장면과 유서의 낭독으로부터 시작한다. 관객들은 첫 장면에서 숨을 죽이며 저승세계로 들어서는 노통을 보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극이 아닐까 하는 섣부른 착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그의 영결식 장면을 지켜보면서 노통을 기다리는 박정희 대통령의 첫 마디 대사가 나오자마자, 결코 한쪽으로..

한국희곡 2023.09.16

그릴 파르처 원작 하우프트만 극본 '엘가'

이야기는 두 명의 독일 기사가 "호전적인 요한 소비에스키의 궁정으로" 가는 길에 전령으로서 센도미르 수도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피난처를 찾으면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그들은 수도사에게 건축연도에 대해 묻고 그것이 30년 동안 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수도원의 창시자에 대해 물었을 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다. 슈타르수엔스키 백작이 바르샤바를 방문하는 동안 젊고 아름다운 여성 엘가를 만나 그녀의 늙고 아픈 아버지를 위해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작된다. 둘 다 가난한 귀족이다. 엘가의 형제들은 국가에 대한 범죄로 추방된 상태다. 슈타르수엔스키는 가족이 더 나은 생활수준을 회복하고 돕고, 젊은 여성과 백작은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형제들은 이 백작을 이용한다. 그 결과 백작의 재산은 처남들 것이 ..

외국희곡 2023.09.15

에두와르도 데 필리포 '우정'

'우정'(Amicizia)은 1952년 Eduardo De Filippo가 쓴 단편 코미디로 연극 공연 후 텔레비전 버전도 제작되었다. 이 작품은 오랜 친구인 발틀로메오가 중병으로 요양을 떠나자 나중에 소식을 듣고 방문하는 알벨토의 이야기이다. 병 간호를 하는 여동생 카로리나가 찾아온 알벨토를 만났을 때, 그녀는 오빠가 이제 그의 삶의 끝에 와 있다는 것을 알린다. 발틀로메오를 돌보고 그의 모든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여동생 카로리나인 것이다. 아픈 친구는 알벨토를 아는 듯하나 싫어하는 친구를 대한 듯하고 고모를 꼭 만나야겠단다. 그러나 그 고모는 무덤에 계신다. 그래서 환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대행 역할을 하게 된다. 친구의 소원이라는데... 물론 옆에서 카로리나가 옷이며 세부사항을 알려주..

외국희곡 2023.09.15

S. N. 베어먼 '속물들의 마지막 축배'

나이 어린 미모의 처녀 모니카는 단편소설 작가인, 가난한 노총각 스토레이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는 나머지, 백만장자의 아들이며, 최근 새로운 논문과 새로운 원소를 발견해는 등, 화학계에선 한참 주목을 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래가 촉망되고 있는 유망한 젊은 귀재 아우스틴과의 약혼을 파혼시키면서까지 육탄적으로 그에게 접근을 시도한다. 그러나 스토레이는 자신의 가난한 처지도 처지려니와 돈 많은 미망인 캔돌의 존재를 의식했음인지 마음속으로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의식적으로 그녀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갖은 애를 쓴다. 그는 모니카에게 속삭인다. "모니카! 우리 두 사람은 너무나 가난뱅이야.모니카가 나와 결혼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건지 알어? 물론 일년 동안은 행복하겠지, 그러나 나머지 일생은 줄곧..

외국희곡 2023.09.14

옴니버스 '내 마음의 옥탑방'

쓰러지지 않으려고 숨 가쁘게 밟아 왔던 우리들의 페달, 2000년에 되돌아 본 그 곳엔 끝없이 헛도는 사랑이 있다. 70년대, 80년대, 90년대를 달려오면서 쓸쓸히 돌아본 슬픈 사랑의 편린들 아직도 돌고 있는 두 바퀴 누가 꿈의 페달을 밟고 있는가? 이 연극은 1999년도 이상 문학상 수상 작품집 중에서 대상 수상작「내 마음의 옥탑 방」을 중심으로 연우무대가 옴니버스 연극으로 구성한 것이다. 으로 구성되어있다. 78년 살얼음 같은 군부시절, 자기 스스로조차 방기하고 있는 스물네 살 수호에게 찾아온 소꿉친구 기숙. 그녀가 털어놓는 슬픈 운명과 안타까운 사랑이야기. 지금은 익숙해진 옥탑방이 처음 등장한 80년대, 도시의 가장 높은 옥탑방에서 지상으로 내려가고픈 욕망을 가진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 의미 없는..

한국희곡 2023.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