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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잠'

우리는 일생의 3분의 1을 자면서 보낸다. 12분의 1은 꿈을 꾼다. 그러나 몸을 회복시키는 시간 정도로 생각할 뿐 잠자고 꿈꾸는 사이 벌어지는 일들은 아직 미지의 영역에 가깝다. 수면 주기는 잠의 깊이와 뇌파의 종류에 따라 5단계로 나뉜다. 마지막 단계에서 안구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두뇌활동은 활발해지면서 선명한 꿈을 꾼다. 렘(REM) 수면 또는 역설수면(逆說睡眠) 단계다.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잠'은 역설수면 다음에 여섯 번째 단계가 존재한다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스물여덟 살 의대생 자크의 어머니 카롤린은 수면을 연구하는 신경생리학자다. 카롤린의 설명에 따르면 6단계 수면은 좀더 깊은 잠을 인공적으로 유도해 얻어지는 단계다. 심장 박동은 더 느려지고 몸은 이완되지만 두뇌활동을 더욱 활발해진다. 카..

좋아하는 소설 2023.09.13

위성신 '오감도'

연극 ‘오감도’는 소설 ‘날개’와 시 ‘오감도’, 그리고 2010년의 현실을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백수이자 사회부적응자이며 고뇌하는 예술가인 이상을 1930년대가 아닌 오늘의 현실에 옮겨내는 것이다. 공연 중간마다 시 ’오감도‘가 슬라이드 형식으로 관객들에게 보이는데, 다소 난해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극의 내용과 어색하지 않게 조화 된다. 시인 이상의 난해하고 복잡한 언어 세계를 탱고음악의 선율 속에서 배우들의 움직임을 통해 마치 활자체로 고정되어 있는 한편의 시가 살아있는 그림 같은 풍경으로 다가온다. 연극 ‘오감도’는 그 동안 몇몇 소수에 의해 평가되어 오던 어둡고 복잡한 이상의 세계를 문 밖으로 끌어내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무대의 가장 큰 특징은 '오감도' 등 이상이 남긴 텍스트들을 근..

한국희곡 2023.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