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노인을 이끌고 아파트로 들어선다. 노인의 이름은 이배만, 그는 자신의 몸보다 조금 커 보이는 재킷을 입고 있다. 오래 전엔 그 옷이 몸에 딱 들어맞았을 것이다. 바지 또한 마찬가지. 무릎이 나와 있다. 모자를 쓰고 있는데 거기엔 전쟁의 경험을 애써 내세우듯 여러 표식들이 달려있다. 가로질러 멘 가방에도. 그리고 태극 문양 타이 슬링. 그러나 이배만이 군인으로 참전했는지는 분명치않다. 남자의 이름은 박용식. 그가 노인을 이끌고 온 이유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그가 노인에 게 보이는 친절은 진실해 보인다. 고급스러운 정장 보다 더욱 눈에 띄는 건 커프스버튼. 그는 사업가임이 틀림없다. 노인은 낡은 소파만 놓인 거실에서 홀로 하룻밤을 보내고 떠나려 한다. 그러나 남자는 그를 보내려 하지 않는다.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