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시간을 다룬 어떤 작품에서도 볼 수 없었던 ‘존재와 시간’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 절대시간의 틀을 깬 상대시간 속에서 과거는 더 이상 기존의 미래가 거쳐 온 과거가 아니다. 미래 역시 과거를 지나온 미래가 아니며 언제나 그 스스로 현재로서 존재한다. 그리고 이 속에서 존재는 시간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존재 속에 시간이 있고 그렇기에 존재에게 시간은 영원한 현재다. 이로써 새로운 운명이 가능하고 새로운 현재가 생성되는 것이다. 청소부가 혼자서 졸고 있는 대학 복사실에가 여행 가방을 끌고 들어온다. 여자는 아주 먼 곳, 지금으로부터 십 년은 훨씬 넘고 이십 년은 조금 안 되는 먼 곳으로 부터 돌아오는 길이다. 마흔이 다 되도록 아무 것도 이루지 못 하고 한심하게 살아온 여자는 스무 살 시절,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