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슬라보미르 므로제크 '카롤'

clint 2023. 9. 1. 10:06

 

 

안과의사의 진료실에 장전된 산탄총을 가지고 맹인 같은 할아버지와 함께 손자가 방문한다.

그나마 손자가 부축해 줘서 움직이는 듯... 이 손자 역시 거칠기는 매한가지다.

할아버지는 캐롤을 사냥하고 싶기 때문에 안경이 필요하단다.

꿈에서 봤다는 할아버지도 손자도 캐롤을 알지 못하고,

그가 누구인지, 그가 뭘 잘못한 건 지도 모르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안과의는 시력 검사를 한다. 그러나 노인은 검안표의 큰 글자도 못 본다.

나중에 손자가 거들길 그 방법은 할아버지가 문맹이기 때문에 읽을 수 없다고 한다.

손자 역시 "문맹"이기는 마찬가지다.

아무튼 할아버지는 의사의 안경을 시험해보기로 하고, 그 안경을 쓰자

시력이 잘 맞는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눈이 트이자 의사를 보고 캐롤! 이란다.

두려움에 겁에 질린 안과 의사는 자신도 안경을 뺏긴 채로 사냥총 앞에 표적이 된다.

살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할 상황이다.

그가 캐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곧 방문하는 자가 캐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침 노크소리가 들리자, 안과의는 캐롤이라 하자 포수는 총을 쏜다.

노인과 손자는 명함을 주고 캐롤이 한 명이 아니라 하고 보면 연락하란다.

그리고 언제든 다시 온다고 하고 간다.

정신을 차린 안과의는 사태를 수습한다.

그리고 예약전화를 받는데, 그 사람 이름도 캐롤이다.

 

 

 

 

"Karol" Sławomir Mrożek의 초기 희곡작품 중 하나로 1961년 발표. 풍자 부조리극으로 구분되며 재미있게 공연되어 지는 작품이다. 최근 (20236.)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빗대어 폴란드에서 공연하여 호평을 받았다. 사냥꾼을 군인으로 살짝 바꿔서 전쟁과 무력 침공을 비판한 것이다. (아래 사진 참조)

할아버지와 손자가 안과의를 찾아오며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열렬한 포수 사냥꾼으로 불행히도 시력을 망쳐 놓았기 때문에 큰 동물도 사냥하지 못한다... 캐롤이라는 남자. 손님은 그가 캐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사가 함정에 빠진다. 그 안과의는 자신을 구하려고 노력한다.

 

 

 

슬라보미르 므로체크 (Slawomir Mrozek 1930~2013)
폴란드가 가장 사랑하는 드라마 작가 슬라보미르 므로체크는 1930년 크라쿠프 근교의 소도시 보젱치 나(Borz cina)에서 태어나 6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야기엘론스키 대학에서 건축과 회화를 공부했다. 크라쿠프에서 발간되는 대표적인 일산지인 “지엔느닉 폴스키(Dziennik Polski)에 익살스런 삽화를 곁들인 시사만화와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한 칼럼을 기고하며 기자로 활동하던 중, 칼럼과 단편 소설을 모은 첫 창작집<코끼리>(1957)를 출간하여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후 희곡 쪽으로도 영역을 넓혀 1958년 첫 번째 드라마<경찰>(policja)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범죄가 완전히 사라지고, 비리나 반윤리적인 행위도 없는 이상적인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경찰>은 바르샤바에서 초연된 이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 공연되고, 영화로도 제작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1958년부터 1963년 사이에 므로체크는 희곡 창작에 몰두하여 10여 편의 드라마를 썼다. 당시의 대표작으로는<바다 한 가운데서>를 비롯하여<스티립티즈>(Strip-tease)(1961),<놀이(Zabawa)>(1962) 등이 있다. 1964년에 발표한<탱고>(Tango)는 므로체크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사회 문제를 다룬 일종의 심리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1963년 사회주의 정부의 통제와 탄압을 피해 이탈리아로 이주한 므로체크는 이후, 프랑스와 미국, 독일, 멕시코 등에 거주했다. 작가의 망명으로 인해 1960년대 말부터 1970대 말까지 므로체크의 작품은 폴란드 국내에서 상영이 금지되었다. 1970년대에 므로체크는 해외에서<행복한 사건>(Szcz liwe wydarzenie, 1971),<푸줏간>(Rze nia, 1973),<이민자들>(Emigranci, 1974),<여우사냥>(1977)등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이중 1974년 파리에서 공연된 희곡<이민자들>은 작가가 오랜 이국땅에서의 체험을 토대로 이민자들의 정체성 문제를 날카로운 시각으로 파헤친 걸작이다. 1980년대에 폴란드에서 므로체크 작품의 공연은 ‘연극계나 예술계의 이슈’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로 받아들여졌다. 1989년, 므로체크는 일상의 아이러니컬하고 그로테스트한 단면을 포착하고, 현대인의 심리를 파헤치는 작품에 주력하게 된다.<미망인들>(1992),<크림 반도의 사랑>(Miło na Krymie, 1993),<아름다운 풍경>(Pi Kny widok, 2000)등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1996년 므로체크는 33년 만에 고국 폴란드에 돌아가 크라쿠프에 정착하였다. 그의 작품은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체코어, 일본어, 한국어 등 전 세계 20여개 언어로 번역 소개되었다. 1988년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므로체크 페스티발”을 시작으로, 1991년 크라쿠프, 1993년 스톡홀롬에서 그의 이름을 내건 페스티발이 개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