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의 주인공은 ‘바스테트’라는 고양이로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여신의 이름을 딴 ‘집고양이’다. 나는 프랑스 한 도시에서 살았으나, 어느 날 인간들의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거리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지옥과 같은 아비규환(阿鼻叫喚)이 벌어졌으며, 그동안 지하에 숨어 지내던 황갈색 쥐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생태계를 파괴하고,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마치 다시 중세로 돌아간 것처럼 ‘페스트’가 창궐했고,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들이 추풍낙엽처럼 죽어 나갔다. 나는 파트너인 고양이 ‘피타고라스’와 이전부터 동무였던 앵무새, 개, 토끼, 돼지, 그리고 인간 집사인 나탈리와 나탈리 짝이면서 내 정수리에 제3의 눈을 이식해 준 과학자 ‘웰즈’교수 등과 프랑스를 탈출하기로 했고, 〈마지막 희망〉이라는 이름의 함선을 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