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 57

외르케니 이슈트반 '토트 씨네'

연극 '토트 씨네'는 전쟁을 통해 인간성이 말살되어가는 과정을 희비극적 부조리로 그린 작품이다. 토트 씨가 아들의 상관인 버로 소령을 접대하면서 겪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잔혹한 사건을 통해 전쟁의 파괴성을 폭로한다. 작가인 외르케니 이슈트반은 문학뿐 아니라 연극계에서도 명성이 높은 헝가리 작가다. 전장에 아들을 보낸 토트 씨는 아들의 상관인 버로 소령이 요양 차 자신의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전전긍긍하게 된다. 아들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전쟁으로 이미 제정신이 아닌 버로 소령은 끝없이 토트 씨에게 자신을 쳐다보지 말라는 둥 졸지 말고 전구를 입에 물라는 둥 몰상식한 요구를 한다. 토트 씨는 마을의 존경받는 어른들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도움을 청하지만 학식 있..

외국희곡 2023.09.30

하인리히 뵐 '한 시간의 체류'

중년사내가 한 역에 내린다. 직접 아텐으로 가는 열차인지 알았는데 1시간 10분정도 이곳에 정차한다. 늙은 짐꾼(수하물 운반인)이 그의 짐을 들고 그와 얘기하는데… 크란톡스 도나트. 43살. 이곳 태생이란다. 부유층 가문이었고. 26년전 집을 떠나 남미에서 사업을 하다가 볼일이 있어 들렸단다. 전후 폐허로 된 이곳은 지속적으로 복구 중이고 예전 모습도 있다고 한다. 짐꾼은 17년간 살았던 고향인데, 며칠 여기서 쉬면서 가족 친지들을 만나고 가면 좋지 않겠냐고 하는데, 그는 단호하다. 고향은 잊었다고. 그러나 표정이 착잡한 걸 봐서 사연이 있는 것 같다. 짐꾼과 대기시간에 가격 계약을 한다. 짐꾼은 이곳에 친인척이 없느냐고 묻고, 남자는 연락을 끊고 살아서 전혀 모른다고 한다. 26년전 집을 떠날 때 안 ..

외국희곡 2023.09.30

추민주 '뮤지컬 안녕'

나는 가까운 미래에 기자가 될 김빛나이다. 나는 청소년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유명한 기자가 될 것이다. 나는 청소년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청소년의 독거노인 가상체험, 청소년의 장애인 가상 체험 등 비행 청소년 가상 체험 등 체험을 통해 글을 쓰는 것으로 좀 유명한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 두 학생이 자살을 했다. 성적비관 자살. 나는 궁금했다. 나는 가까운 미래의 기자된 심정으로 두 사람을 추적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이 취재로 청소년 기자상을 받아 원하는 대학에 갈 생각이다. 두 친구가 자살한 이유가 성적 비관처럼 선생님들이 말하는 이유가 성. 적. 비. 관. 달리 말해 성정체성 비관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두 친구가 죽을 수밖에 없었나? 다른 방법은 없었나를 고민하는 과정은 계속..

한국희곡 2023.09.29

베르나르 베르베르 '천사들의 제국'

주인공 미카엘은 난데없이 죽음을 맞아 저승으로 옮겨간다. 살아서 저승을 연구하는 타나토노트(영계 탐사자)였던 그는 드디어 진짜 저승을 보게 된다. 대천사들이 매긴 미카엘의 삶의 점수는 597점. 천사가 될 수 있는 600점에 모자란다. 하지만 그의 수호천사 에밀 졸라의 열렬한 변호로 겨우 합격선을 넘겨 천사가 된다. 미카엘이 해야 하는 일은 지구인의 수호천사가 되는 것. 그는 프랑스 사내아이, 미국 여자아이, 러시아 사내아이 한 명씩을 맡는다. 성격도, 가문도, 전생의 업(카르마)도 제각각인 이 셋을 잘 보살펴 이들이 죽었을 때 600점을 넘게 하는 것이 그의 목표. 하지만 좌충우돌, 일은 뜻대로 안 되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프랑스인 자크 넴로드, 러시아인 이고르 체홉, 미국인 비너스 셰리던이 그들..

좋아하는 소설 2023.09.29

이철 '황혼의 시'

한 남자가 노인을 이끌고 아파트로 들어선다. 노인의 이름은 이배만, 그는 자신의 몸보다 조금 커 보이는 재킷을 입고 있다. 오래 전엔 그 옷이 몸에 딱 들어맞았을 것이다. 바지 또한 마찬가지. 무릎이 나와 있다. 모자를 쓰고 있는데 거기엔 전쟁의 경험을 애써 내세우듯 여러 표식들이 달려있다. 가로질러 멘 가방에도. 그리고 태극 문양 타이 슬링. 그러나 이배만이 군인으로 참전했는지는 분명치않다. 남자의 이름은 박용식. 그가 노인을 이끌고 온 이유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그가 노인에 게 보이는 친절은 진실해 보인다. 고급스러운 정장 보다 더욱 눈에 띄는 건 커프스버튼. 그는 사업가임이 틀림없다. 노인은 낡은 소파만 놓인 거실에서 홀로 하룻밤을 보내고 떠나려 한다. 그러나 남자는 그를 보내려 하지 않는다. 연..

한국희곡 2023.09.28

아다모프 '침입'

'침입'은 의사소통의 부재가 치열하게 드러난 부조리 작품이다. 작가는 인간의 고독과 소통의 주제양상을 이 작품을 통해 그려낸다. 작품은 가족 간, 친구 간에도 서로 연대감을 느낄 수도 상대방의 고뇌와 불안을 이해할 수도 허전함과 공허를 채워줄 수도 없는 고독한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서로간의 대립과 분열만이 있을 뿐, 화해와 다정함이 없이 참된 대화를 나눌 수 없는 피로한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부부간, 친구 간, 모자간, 고부간의 모두가 보이지 않는 대치와 반목의 관계를 서로 소진시키고 마모시킨다. 주인공 피에로는 '장'(아네스의 오빠)의 원고의 의미를 파악할 수 없으므로 죽은 '장'과 소통할 수 없고, 작업 동료인 트라델과는 추구하는 바가 서로 틀려 서로 대화가 어긋나고 아내인 아네스와는 ..

외국희곡 2023.09.28

이해성 '살'

무대가 밝아지면 외환거래시장 현장사무소 직원들의 모습과 장치전체에 투사된 전광판의 환율변동 숫자영상과 자판이 보이고, 시시각각 바뀌는 변동숫자를 담당자가 큰 소리로 외치며, 환율변동에 따른 대응과 정보를 주고받는 거래소의 일상이 전개된다. 크고 비만한 체구의 주인공이 능숙한 태도로 환율 변동 상황을 점검하고, 재빠른 판단과 상황변화에 대처해 가는 모습에서 외환거래부문의 앞장선 전문가로서의 입장과 면모를 파악하게 된다. 장이 끝나고 식사시간이 되면, 직원들의 음식물 섭취와 주인공의 거식증(巨食症)이 고도비만의 원인임을 알게 되고, 주인공의 처자는 해외로 나가있어 기러기 아빠로서의 처지임도 알게 된다. 사원들은 주인공의 탁월한 능력을 인정하고, 사원 중 미모의 여사원은 주인공과의 대화에서 연인관계임도 밝혀진..

한국희곡 2023.09.27

하인리히 뵐 '잠적'

막이 열리면 한 신부가 눈을 가린 채, 자동차로 납치되어 가는 중이다. 성당 부주교신부인 브릴은 늦은 밤에 갑자기 들이닥친 괴한들에게종부성사를 부탁한다며 권총으로 협박해 차로 끌려가는데, 이들 일당 중 누군가가 죽어가는 듯하다. 신부는 총으로 위협 안 해도임종 전에 찾으면 자신의 임무라고 어디든 간다고 한다. 장면이 바뀌면 성당 사저. 다음날 아침. 주교신부와 평신부가 얘기하는데, 브릴 신부가 어제 밤 종부성사를 간 것 같은데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걱정하는데, 마침 형사들이 들이닥친다. 어제 오후에 중앙은행이 몇 명의 괴한에 털려수사하는데, 차량을 보고 수사중인데, 브릴 신부의 소식을 듣고연관성이 없는지 조사한단다. 이 은행강도들은 몇 번에 걸쳐 은행을 털었는데 감쪽같이 흔적을 남기지 않아경찰도 발칵 뒤..

외국희곡 2023.09.27

베르나르 베르베르 '행성'

《행성》의 주인공은 ‘바스테트’라는 고양이로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여신의 이름을 딴 ‘집고양이’다. 나는 프랑스 한 도시에서 살았으나, 어느 날 인간들의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거리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지옥과 같은 아비규환(阿鼻叫喚)이 벌어졌으며, 그동안 지하에 숨어 지내던 황갈색 쥐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생태계를 파괴하고,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마치 다시 중세로 돌아간 것처럼 ‘페스트’가 창궐했고,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들이 추풍낙엽처럼 죽어 나갔다. 나는 파트너인 고양이 ‘피타고라스’와 이전부터 동무였던 앵무새, 개, 토끼, 돼지, 그리고 인간 집사인 나탈리와 나탈리 짝이면서 내 정수리에 제3의 눈을 이식해 준 과학자 ‘웰즈’교수 등과 프랑스를 탈출하기로 했고, 〈마지막 희망〉이라는 이름의 함선을 타고 ..

좋아하는 소설 2023.09.26

후쿠다 요시유키 원작 배삼식 각색 '벽속의 요정'

'벽속의 요정’ 원작은 스페인 내전 중이던 1950년대를 배경으로 좌우이념의 대립 속에서 사상범으로 몰려 벽속에서 숨어 지내는 한 남자와 그의 가족의 이야기다. 갇힌 삶의 고통도 가족과 함께 성장하고 사랑하며 나이 들어가는 인간의 소소한 행복을 막을 수 없다. 50년 세월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애틋하고 감동적인 사랑이야기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원작을 이념 갈등의 역사를 안고 있는 우리 한국의 상황에 맞게 배삼식이 각색했다. 중견 배우 김성녀가 '1인 32역 - 50년 세월' '신들린 연기'로 2005년 초연이후 약 10년 동안 이 작품을 계속 공연하고 있다. 한 소녀가 벽에 귀를 대고 누군가의 말소리를 유심히 듣는다. 벽속에 요정이 있다고 믿고 있는 소녀. 행상을 하는 홀어머니가 그렇게 가르쳐줬기 때문에 ..

외국희곡 2023.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