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3183

하이너 뮐러 '청부'

는 브레히트 이후 최대의 연극인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동독 극작가 하이네 뮐러의 작품으로, 1990년 국내 초연되었다. 이 작품은, “우리는 삶의 해방을 위해서 투쟁했다. 지금 삶을 위해 남은 것은 무엇인가?” 라는 반성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하이네 뮐러의 이러한 비판적 시각은 동독 자체에서 역사적 허무에 떨어지는 아나키스트로 몰리고, 서독에서는 사회적 리얼리즘에 충실한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히는 고독한 인문주의자의 면모로 드러난다. 이것이 하이네 뮐러의 연극이 지니는 진실이다. 마리 앙뜨와느 교수의 프랑스 혁명정신 아래 교육받은 파리 유학생 3인(갈루데, 사스뽀르따, 데뷔쏭)은 자신들의 고향인 자메이카에 돌아와 혁명행각을 벌인다. 그리고 혁명 그 이후의 서로의 입장 차이와 자체 내 분열로 인해 혼동 형국..

외국희곡 2015.10.31

베데킨트 '지령(地靈)'

줄거리 쉐엔 박사는 자기 약혼녀의 초상화를 보려고 화가 슈봐르츠의 화실에 찾아 왔다가 룰루와 룰루의 남편 골 박사와 마주친다. 골은 화가가 룰루의 초상화를 그리는 동안 늘 철저하게 감시한다. 이윽고 쉔의 아들 알봐가 아버지를 발레 "달라이라마" 시연희에 모시고 가려고 나타난다. 두 사람은 골을 시연에 함께 데리고 가는데 성공한다. 골이 없는 사이 룰루는 화가와 수작을 부린다. 슈봐르츠는 제정신을 잃고 룰루를 덮친다. 성급히 돌아온 골은 문이 닫혀 있는 것을 밀치고 들어오나 뇌일혈을 일으키며 복도에 쓰러져 죽는다. 얼마 후 룰루는 슈봐르츠와 결혼한다. 슈봐르츠는 골의 유산으로 부자가 된 부인 룰루와, 편집장 쉔의 도움으로 일약 유명한 화가가 되어 행복한 생활에 몸을 가누지 못한다. 슈봐르츠는 룰루를 미친 ..

외국희곡 2015.10.31

아멜리 노통 '불쏘시개'

2002년 12월 프랑스 일간지 '피가로'는 문학 평론가 스물아홉 명을 선정하여 1962년 이후에 출생한 작가 중에서 프랑스 문단을 이끌어갈 가장 유망하고 중요한 작가를 꼽으라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평론가들은 모두 마혼 명의 젊은 작가를 선정했는데, 그중에서 아멜리 노통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벨기에와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 35개국에서 번역되어 엄청난 판매 부수를 기록하고 수많은 독자를 몰고 다니는 아멜리 노통이 프랑스 문단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아멜리 노통. 마치 도깨비방망이 휘두르듯 1년에 한 권 씩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 스스로를 〈무턱대고 쓰고 싶어 하는 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고 밝히는 작가. 서랍 깊숙한 곳에 발표하지 않은 작품 50여 편을 감춰 두고 보물창고 드..

외국희곡 2015.10.31

아르튀르 아다모프 '핑퐁'

'핑퐁'은 작가의 전기에 있어서 하나의 커다란 전환점을 표시하는 작품이다. 아다모프가 브레히트의 파리 공연에 고무되어 지금까지의 극작술을 부인하고 전격적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발표한 첫 번째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제 작가는 형이상학적인 세계에서 보다 현실적인 차원으로 내려와, 일상속 삶의 어려움들, 사회적, 정치적 삶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설명하는 연극을 쓰고자 한다. 극은 예술학도인 아르튀르와 의학도의 빅토르라는 두 젊은이가 전기 당구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들은 컨소시움의 수금직원인 쉬테르를 통해서, 이 오락기가 하나의 게임 그 이상의 것이 될 수 있음을,즉 재정적인 이윤보장과 사회적인 명망을 가져다 줄 수도 있음을 알게 된다.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게 오락기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아..

외국희곡 2015.10.31

탕크레트 도르스트 '검은 윤곽'

(1995)은 언뜻 외국인과 결혼한 지식인 가정이 가족 간 갈등 때문에 무너지는 과정을 담은 가족 극처럼 보인다. 가장인 말투스는 계몽주의자 레싱의 사상을 받아들인 학자이며 사회비판적 사고의 소유자다. 아내인 릴은 리트비아 인으로 아들 베니가 장애아란 현실을 극복하지 못해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지 못한다. 말투스와 릴은 국적이 다르기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둘째 아들 옌스는 극우단체에 들어가 스킨헤드가 되어 매번 말투스와 충돌하며, 한 흑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죄로 법정에 선다. 정상적으로 보이는 것은 딸 예니퍼뿐으로 그녀는 끔찍한 가족 관계 때문에 고통을 느낀다. 그러나 이 작품이 가족 간 갈등을 그린 단순한 가족 극이 아님은 이미 도입 글에서 드러난다. 이 텍스트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우리의 삶은..

외국희곡 2015.10.31

마샤 노먼 '오우크 3번가의 이야기'

〈오우크 3번가의 이야기)는 1978년 3월 존 죠리의 연출로 早이즈빌 배우 극장에서 처음 공연되었고 같은 해 말 국립공영방송에서 연속물의 일부로 방송되었다.      작가소개〈잘 자요. 엄마〉로 1983년 드라마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마샤 노만은 켄터키 주 루이스빌 태생으로 올해 46세이다. 보험회사에 다니다 부동산 중개업을 했던 아버지 빌리 월리암스와 어머니 버타는 완고한 기독교 신자로 집안에서 가장 중히 여기는 책이 성경이었다. 네 형제 중 맏딸이었던 노만은 외로웠던 유년시절을 유도라 웰티나 브론테 자매들의 소설에서 그 도피처를 찾았다. 그녀는 고등학교시절 '왜 선한 사람들이 고통을 겪는가?"라는 제목의 수필을 써서 글짓기 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노만은 이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중..

외국희곡 2015.10.31

그리고리 고린 '초능력자'

사랑이라는 초능력 는 비범한 재능을 가진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다. 원제는 '희귀한 현상이나 예외적인 사실, 비범한 능력 등을 의미한다. 관념론 철학에서는 흔히 '물자체(物自體)'에 대립하는 외면적 '현상'을 뜻하기도 한다. 원제가 가진 양가적 의미는 이 작품의 주제를 반어적으로 보여준다. 비범한 초능력을 가졌지만 정작 누구 나 다하는 사랑에는 젬병인 주인공이 겉으로만 드러난 현상보다 내면의 본질에 눈뜨게 된다는 것이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랑의 감정이 인간의 진실한 초능력이라는 반어적 메시지가 이 작품의 주제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멜로드라마 특징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코믹 멜로드라마의 외형을 띠고 있지만, 다른한 편으로는 풍자적 기지와 철학적 사유로 무장하고 있다. 멜로드라마의 ‘현상 너머에는 ..

외국희곡 2015.10.31

쿠르트 괴츠 '호쿠스포쿠스'

코미디 「호쿠스쿠스」(마술사가 주문을 외을때 쓰는 말)는 베를린에서 작가 자신과 부인 발레리가 주연을 맡아 2년이나 장기공연을 할 정도로 관객이 끊이질 않았다. 첫장면은 셜록홈즈의 범죄소설처럼 긴장감과 의문으로 가득하다. 두번째 장면에서 비로소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재판극이 된다.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기소된 피고는 방청석뿐만 아니라 판사석까지도 사로잡을 만큼 미모가 뛰어난 여인이다. 피고는 사형이 언도될 수 있을 만한 완벽한 증거와 확실한 상황증명으로 무죄로 빠져나올 수 없는 입장이나 그녀를 구하려는 뭇사내들이 (9번이나) 여인의 남편을 살인했다고 주장한다. 피고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질수도 있는 이 재판을 관객은 한시도 살인사건을 다루는 것이라고 의식하지 않게된다. 오직 익살과 긴장감 속에서 사건의 ..

외국희곡 2015.10.31

브라니슬라브 누쉬치 '수상한 자'

세르비아 최고의 희극 작가로 알려져 있는 브라니슬라브 누쉬치 (Branislav Nusic, 본명 알키비야드 누샤: 1864년, 스메데레보 - 1938년, 베오그라드)는 어린시절부터 연극을 즐겼던 이른바 연극광이었다. 이미 20세에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로 꼽히는 희극 '국회의원(Narodnoposlanik)'을 발표했으나 작품에 드러난 신랄한 풍자로 인하여 상연된 것은 11년이 지난 뒤였다. 사실, 누쉬치의 희곡작품들의 대다수는 발표 후 우여곡절을 겪은 뒤에야 비로소 무대에 오르게 된다. 이것은 그의 작품이 다루고 있는 사회의 부조리, 관리들의 무능과 부패에 대한 풍자가 당시로서는 대단히 놀랍고 위험스러운 시도인 동시에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만한 수준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저자의 서문에서 누..

외국희곡 2015.10.31

지크프리트 렌츠 '죄 없는 사람들의 시대'

편견이 갖는 독성(毒性) 암살음모가 성공하지 못하자 자기의 암살자에게, 암살자가 9명의 골라 모은 죄 없는 사람들에게 그의 공범들의 이름을 발설하면 자유를 주겠다고 약속하는 사령관, 정치가를 독재자라 생각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의문은 불합리하게 보인다. 중세의 영웅 파르찌발과 같은 무모함을 지닌 폭군, 그에게는 테러가 외래어사전이라야 그에게 그 의미를 설명해주는 단어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때려죽인다는 뜻 - 이 말은 사실 첫눈에 최소한 지나치게 비일상적이다. 하지만 역사는 우리에게 이러한 장면들을 근본적으로 아픔을 가지고 수정하여 볼 기회를 충분히 주었고 또한 주고 있다. 그런데도 지그프리트 렌츠는 그의 첫 드라마 작품 '죄 없는 사람들의 시대' 에서 그러한 상황을 전제하였다. 왜? 거기에는 두 가지 ..

외국희곡 201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