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정연천 '어쨌든 그들의 속옷은 이 색이다'

clint 2023. 10. 26. 16:34

 

주연, 조연, 치마바지 세사람은 TV를 설치한다.

정해진 시간까지 설치를 마치고 거기서 나올 무언가를 보기 위해.

TV를 보지 못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상상하지도 못한 '끝장'을 의미한다.

그들이 대화하고 사랑하고 갈등하고 싸우고

화해하는 동안 문제의 TV는 복잡하고 기이한 현상으로 설치가 완료되어 간다.

그러던 중 조연은 연인으로만 보이던 디바(치마바지)

주연과의 모종의 관계가 드러나게 되는데...

 

 

연출의 글/박장렬 (저 위 포스터의 좌측 하단에 있는 사람)

'어쨌든 그들의 속옷은 이 색이다'의 작품은

관객이 극장문을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다.

극장 입 구에는 "속옷을 벗어서 보여주는 관객은 공짜입장

또는 NO팬티만 입장가능"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관객들은 그 문구를 무시하고 입장할 것이다.

암전이 되고 공연이 시작되면 본 작품의 작가  '정연천'씨가 입장한다.

그는 관객 모두가 NO팬티임을 강조하고 모두가

우리는 한 통속인 것 을 주장하며 관객과 함께 앞으로 공연될 작품의 희곡을 읽는다.

작가는 낭독을 하다가 설치되어 있는 TV앞에 가서 앉는다.

이어 암전이 되고 공연이 시작된다.

그러나 공연은 관객의 예상을 뒤엎는다.

'어쨌든 그들의 속옷은 이 색이다'의 등장인물은 3명이다.

공연은 크게 남자가 주인공 역할을 하는 공간과 여자가 주인공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나뉘어져 공연된다. , 관객은 한 작품을 성을 바꾸어 진행되는 두 개의 공연을 동시에 보게 되는 것이다소리와 몸짓의 충돌을 통해 관객들의 시각과 청각은 혼돈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관 객들은 두 공간을 통해 주는 충돌의 미적 감흥을 충분히 즐기게 될 것이다. 공연은 숨가쁘게 진행되다 작가가 TV를 켜면서 일시 중단된다. 배우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멈추고 TV앞으로 몰려든 다. TV에서는 당일 방송되는 뉴스 (430분 공연에서는 5시 뉴스, 7 30분 공연에서는 8시 뉴 스)가 흘러나온다. TV에 열중하던 그들은 작가가 TV를 꺼버리자 다시 공연을 하기 시작한다. 그 리고 그들은 '끝장'을 향해 달려간다. '끝장'은 무엇인가. 누구나 알고 있는 그러한 끝장이다.

 

정연천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리 극 '닭들의 꿈, 날다'  (2) 2023.10.27
김주성 '어느 똥개의 여름'  (2) 2023.10.27
이시원 '굿모닝, 홍콩'  (1) 2023.10.25
김지숙 '클로즈업'  (1) 2023.10.25
이도경 '친절한 식구들'  (1) 2023.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