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3 2

김현영 '마지막 녹음'

배경은 밤 11시 45분 지하철 플랫폼.  의자 세 개가 전부인 단출한 무대,  단 두 명의 배우만 출연한다. 20대로 보이는 남녀.  여자는 울고 있을 뿐이다.  남자는 모노드라마에 가깝게 느껴질 만큼 객석을 향해,  또는 여자를 향해 혼자 말한다.  내용은 하나. "울고 있는 저 여자…왜 저기서 저러고 있을까요?" 빌려 입은 듯 제 몸에 맞지 않는 헐렁한 양복을 입고  입사원서를 내고 왔다는 남자의 현실,  묻어둔 사연 하나 꺼내 같이 울고 싶게 만드는 여자의 눈물,  그러나 여자는 말이 없이 울고 그 역시 얼마전 다른 여자의 말 건넴을 묵살한 적이 있었다.  단지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었을 그 여자가  그 이후 선택한 길을, 울고있는 저 여자에게 자신의 말 건넴이  묵살당했던 이 남자가..

한국희곡 2024.09.13

롤란트 시멜페니히 '황금용'

유럽의 어느 한 도시의 동남아 간이식당인 '황금용'을 무대로 구석 비좁은 주방에는 다섯명의 동양요리사들이 일한다. 새로 온 중국인 꼬마가 치통을 호소한다. 하지만 모두 불법체류자인 이들은 병원에 갈 수 없다. 결국 꼬마는 주방에서 이를 뽑는다.'황금용' 식당 이웃의 독일 사람들 역시 행복하지 않다. 젊어지고 싶은 할아버지, 원치 않은 임신으로 사이가 벌어진 젊은 연인들, 새 애인을 따라간 부인을 원망하며 술에 취한 남자. 장거리 비행에 지친 두 명의 스튜어디스 등의 에피소드가 대비된다.이들은 부유한 나라인 독일의 동시대인들이지만 모두가 불만족스런 삶을살아간다는 점에서 황금용 식당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지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모두가 좌절하고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이들은 모두 황금용식..

외국희곡 2024.09.13